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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
게시물ID : love_9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감무소식
추천 : 3
조회수 : 35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25 0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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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이젠 당신을 뭐라고 선뜻 부르는 것도 어려운 걸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나봐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정말 많았습니다. 처음엔 변명이었을 테고 그 다음엔 억지스러운 생떼였을 겁니다.

아침마다 지난밤에 얌전히 잠든 것에 안도한 적이 참 많았어요.


그런 것들을 그대로 두고 기다리니 이제서야 사람다운 말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난 이제 당신에게 다다를 방법이 없어요. 미련이 많았던 탓인지 직접 끊어내기 힘들어서 외면해 버린것이 대부분이지만 최선을 다했고

서로 꽤 괜찮게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해요.


하하 이제와서 이런 이야기가 무슨 의미이겠냐 만은, 마지막 남은 그 블로그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왜 그랬는진 잘 모르겠지만 다른 모든 것으로 부터 멀어지고 나니 마지막으로 남은 그것이 지금껏 절 놓질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주절주절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은 곳이 바로 그 블로그이었을 수도 있어요.


지금 적어내려가는 글자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어 사실 두렵기도 합니다.

당황스럽거나 미저리같아 보여 무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괜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저 당신에게 나에 대한 기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것들이 적어도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고 잘 변호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망설였던 이유는 첫째로 앞서 말한 것 처럼 가라앉지 않은 찌거기들이 불쑥불쑥 입밖으로 넘쳐나올까 두려워서 였고 두번째는 적었던 것처럼 당황스러운 무서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으며 세번째는 내가 이래도 될까 하는 양심이었습니다. 


사실 언젠가 내 스스로 이 무게가 너무 무거워 당신 탓을 하며 내려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기적이지요. 하하 그래도 그때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양심이 쿡쿡 찌르는 탓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양심이 절 사라지도록 했어요.

당신에게 그 악몽같았던 시간이 다시 떠오르지 않도록 조용히 내가 흘러나가도록 했어요.


그럼에도 다시 이렇게 부득부득 나타나려는 이유는 역시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못해서 인 것 같아요.

그땐 진심을 꺼낸다는 것이 불가능 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서, 지금에야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입을 열어요. 이 사과는 다른 의미보다, 당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꺼내는 것입니다. 

길게 하나하나 적어봐야 그 시간을 다시 불러일으 키는 것 밖에 되지 않으니 이렇게 조심스레 짧게 전하려고 합니다.


하하 그렇게 길게 적었던 이 글의 서두가 겨우 이 짧은 한마디 때문인걸 다시 읽으면서 보니 우습습니다. 그 만큼 나는 이제 당신을 잘 모른다는 말인가 봅니다. 끝으로 그 언제든 악몽같았던 기억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더이상 그렇지 않길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바랍니다.


이 글을 어떻게 혐오스럽거나 무섭게 느끼지 않게 전달해야 할지 도무지 몰라서

언젠가 좋은 기억으로 찾아올 누군가를 위해 이곳에 보관합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아 드디어 말했네요.

말하고 나니 별거 아니였네요.

혼자 지금껏 뭘 한건지

이제 나갑니다 이 지옥에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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