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초반부 부터 강철이 힘 주어 말 했던 단어 기억 안 나시나요.
"맥락 없이"
원래대로 따지면 웹툰 W는 오연주가 일하는 병원의 교수님이 좋아했던 예전 스토리처럼 개연성있게 마지막까지 달렸어야 했죠.
그런데 갑자기 오연주, 강철, 진범, 심지어는 작가 본인도 웹툰 속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오가면서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고.
그래서 강철이 말하는 '맥락 없는' 상황이 계속 연출이 된 거죠.
오성무 작가가 강철에게 부탁받은 대로 개연성 있게 진범을 밝혀내고 해피 엔딩으로 그리려던 찰나에
진범이 여전히 모든 걸 인지하는 상태로 깽판을 치니까 다시 또 '맥락 없는' 내용이 되고 있는겁니다.
진짜 드라마 속 인물들의 입장이라면 개연성 없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시청자인 우리들은 알잖아요.
W는 드라마고 드라마 속의 또다른 창작세계인 웹툰세계라는 걸.
그리고 항상 매회차마다 절정에 이르는 내용이 나오길 바라는 것도 큰 욕심이 아닐까 싶네요.
뭐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니까 원하는게 다를 수 있긴 한데 오늘 회차가 루즈하고 답답하다고 하는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아서 놀랐어요.
강철이 진범을 잡을 수 있었던 찰나에 본인이 다시 가족 살해범으로 몰리는 과정, 그리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때의 긴박감도 있었고
강철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이별했지만 강철 뿐만 아니라 모든게 어그러지는 것에 대한 당혹감을 느끼는 오연주에게 이입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연주의 억울한 심정도 덤.
그래서 보는 내내 감정이입하느라 이번 회차가 너무 짧게 느껴졌으니 저한테는 그게 단점이긴 하겠네요....ㅋㅋㅋ
다른 세계를 오가는 판타지한 과정이라거나 기억상실증이 가미가 된 로맨스물이라거나.
드라마에서 보기엔 어찌보면 유치하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스들인데
웹툰이라는 소재랑 잘 버무려져서 그런 건지 다음 화가 자꾸 기다려지는 드라마네요.
여주남주가 시도때도 없이 꽁냥대고 키스신이 나와서 로맨스물인가 싶어서 잠깐 마음놓고 있다가도
망치로 뒷통수 세게 얻어맞은 듯한 스릴러물로 스토리가 전개되다 보니까
절대 맘놓고 못보게 된 드라마입니다.ㅋㅋㅋ
1~2화까지 봤었을땐 정말 너무나 재미있어서 용두사미같은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봤는데
지금까지도 그 텐션이 계속 유지가 되는 걸 보면 어마어마한 듯...
아무튼 다들 드라마인데 너무 진지하게 보시지 말고 재미있게 보셨으면 싶어요 ㅠㅠ
직업이 시나리오 작가나 연출자시라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드라마의 티를 잡아내려는 마음을 이해하겠지만
일반적인 입장에서 우리가 품평회 나온거 평가하듯이 드라마를 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여...?
선택권은 시청자 모두가 가지고 있으니 이 드라마가 취향에 맞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본인에게 더 재미있는 드라마를 선택해서 보시길 바라요...!!
제 입장에서 오늘 가장 애잔했던 장면을 스샷으로 놓고 이만 물러갑니다!
저 애잔한 결혼반지 ㅠㅠ.... 계속 강처리한테 니가 내남편이라고!! 알아봐달라고!! 오늘 드라마 내내 저 반지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들렸...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