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36년 살면서 실수도 많이 하고 살았지만 대체적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돌아보며 선하게 살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 물려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작은 힘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게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며 살아왔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진보 언론, 세력에 큰 돈은 아니지만 줄곧 후원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사인 기사를 보고 너무 우울합니다. 메갈 사태 이후로 심상치 않은 진보언론 및 인사들의 논조에 답답하기도 하고, 참담하기도 하여 가치관의 혼란까지 느껴왔는데,
이번 시사인 기사를 보고는 너무 우울해 졌습니다.
오늘 그간 열독해 오던 시사인 포장지를 뜯고 시사인 펼치면 언제나 먼저 읽었던 '만화인'도 건너 뛰고 커버스토리를 먼저 펼쳤습니다. 설마 오유에서 여러 얘기 있었지만 시사인이 어느 정도 중심은 잡고 분석, 보도 했겠지 생각했습니다.
남성의 고추 크기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시시껄렁한 농담해 댄 것에 화가 난 거랍니다. 이 어이 없는 매도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그것도 광복절에 집중적으로) 조롱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민중을 위해 애 썼던 많은 분들을 능멸하고, 심지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상스런 표현까지 서슴치 않고, 욱일기 찬양하질 않나, 남성이든 뭐든 인간에 대한 죽음을 여름 밤에 모기잡는 것처럼 묘사하는 등,
그 숱한 패륜 게시글 들과 그것에 'ㅇㄱㄹㅇ ㅂㅂㅂㄱ' 따위의 댓글을 달아대던 모방 범죄 (미러링같은 소리하네) 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한 토시도 없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나무위키에 대한 키워드 분석으로 몇 페이지를 장황하게 떠들어 대고선 결국 결론은 1. 너네 우리 신체 사이즈로 놀 땐 언제고 너네 고추 크기 가지고 좀 놀아대니 기분 나쁘냐? 메갈에 대한 반감의 시작(무려 나무위키 키워드 분석 자료로부터 도출한)은 니네 고추 크기 거론에 대한 거부감이니 결국 그것 때매 욕하는 거 맞쟎아 2. 좀 심한 발언들 나오는 건 맞아. 근데 그 발언에 대해 공포심이라고 느껴본 거 있어? 없지? 그러니까 나쁜거 아냐. 여자들은 남자들한테 공포심 느끼면서 이런 발언들 하고 있거든.
내 평생 이렇게 공개적인 지면에서 개소리를 읽고, 이만큼 큰 모욕을 느껴 본 일이 있나 싶네요.
너무 우울하여 고민게에 적을까 하다 너무 쌩뚱맞은 것 같기도 하여 사시게에 써 봅니다.
에혀, 소주나 한 잔 꺽어야 겠습니다. 너무 우울합니다.
그 간 여기저기 의견도 끄적거려 보고 관심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길 바랬던 마음이, 이 딴 식으로 매도 당하다니..
이바보(시사인)들의 주장을 보시죠. 님이 지금 겪고있는 당혹감과 배신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당혹-멸시-격분’은 사회적 서열이 아래에 있다고 여겼던 이들에게 들이받혔을 때 등장하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이 감정 궤적은, 더 중요하게는 공포의 증발은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는 강자의 자의식을 얼떨결에 자백한다."
논조는 둘째치고 팩트체크 및 데이터 인용부터 틀려먹었습니다. 논조만 문제였다면 아 나랑 신념이 다르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베오베 글에서 보듯이 데이터 인용을 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헛발질을 했습니다. 알고도 이를 행한거면 비열하기 그지없는 행위고, 모르고 한거면 그동안의 그들의 데이터 분석기법이 전부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지적 허세 가득한 신뢰성 확보 도구일 뿐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특정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는 것은, 위키의 특성(자료를 옮겨와서 총합하는 경우)를 기반으로 생각 해 본다면 1.해당 문서의 편집자들이 특정 단어를 선별하여 내용을 서술하였기에 해당 단어의 빈도가 증가하게 되었다. 2. 해당 내용의 원전이 되는 곳(이 경우는 메갈리아겠군요)에서 해당 단어의 사용빈도가 잦아 발언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빈도가 증가한다. 의 케이스로 나눠서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즉 편집자의 의도가 있어서 그런 문서가 된 것인지 단순히 그런 문장들이 주축을 이루다보니 가져온 결과 그렇게 된 것인지의 차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다면 확인하기 쉬운 방법은 원전이 되는 곳을 조사해서 해당 단어 빈도를 체크하면 되겠군요. 왜 안그렇게 했을까요? 설마 제가 기자님들보다 지능이 더 뛰어나서 제가 아는 것을 기자님을이 모르셨으려나요? 그리고 메갈 워마드 이전에도 나무위키 및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여시와 한바탕 했었죠. 굳이 데이터를 체크 할거라면 그때부터 갔어야죠. 엉뚱한 표본만 두고 보아라 이것이 진실이니라 하면 잘도 고개를 끄덕이겠습니다.
이 이야기와는 무관하게 작성자 분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쁜일 한 것도 아닌데 왜 고통을 받으셔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