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털어놓을대도 없어서 글을 써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해도 해결이안되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냥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제 생활은 이렇습니다. 곧 복학을 하겠지만 지금은 집에서만 거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지요. 그림 그리는거 좋아해요. 가끔 안그려질땐 속상하기도 하지만 정말 잘 그려진 그림을 보면 행복합니다. 저는 대학교에 친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임을 나가려고 소모임 여러개를 가입했습니다. 모임이 있을때는 폰에 알림이 뜹니다. 그걸 보고는 수만 번 고민합니다. 나갈까 말까. 나가봤자 저는 거의 말 못할 것을 압니다.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었거든요. 아니 어릴때는 그래도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는요. 고민을 하다가 결국 모임을 나갑니다. 한껏 꾸민 채로 말이죠. 모임으로 가는 버스에서는 너무나 긴장됩니다. 이번엔 영어 모임이었습니다. 워낙 영화를 많이 보다보니 영어 말하는 것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습니다. 영어로 사람들과 즐겁게 말했습니다. 심지어 유머까지 곁들어가면서요. 오늘은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곤 스터디가 끝난 후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다들 즐겁게 말합니다. 저도 끼어서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점점 말이 없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결국 항상 그랬듯이 '그런' 상태가 됩니다. 그런 상태란건 제가 저를 관찰한 결과 많이 나오는 상태인데요. 정신적인 패닉 상태와 비슷합니다. 멍해지고 자학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 혼자 있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등등이요. 모두들 사이에서 즐겁게 있어야 하는데 제 표정이 굳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계속 말없이 있으니 모임장님과 몇몇분들이 간간히 몇마디 걸어줍니다. 전 간단한 대답밖에 하지 않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끝나고 모두들 지하철로 내려갑니다. 저는 버스입니다. 안도감이 듭니다. 그냥 말 안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도 모를것같아 그럴려고했으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한 형한테 저 갈게요 하고 말합니다. 모두들 웃으며 저에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주십니다. 모두 좋은 분들이십니다. 문제는 저입니다. 집에가면서 결심합니다. 이제 집에서만 있겠다고. 혼자 행복하게 저만의 동굴같은 집에서 늙어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몇일이 또 지납니다. 또 모임이 있습니다. 수만번 고민합니다. 결국 또 얄팍한 희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인데 저는 용기가 없나 봅니다. 어렸을 때 저는 꽤 웃긴 아이였습니다. 반에서 한 명씩 있죠? 한마디 하면 반 전체가 빵 터져서 수업 분위기가 한층 올라가게 하는 아이. 그게 저였습니다. 반에서 웃긴 아이를 뽑으라 하면 항상 저를 뽑았고 나중에 커서 개그맨 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을 웃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뭔가 56학년 이후로 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갈 때 조심스럽게 되고 굉장히 소심하게 변했죠. 모르겠습니다 6학년때 왕따를 당했기 때문에 그런 건지...아니면 점점 크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건지... 그래서 지금은 너무나 괴롭네요. 남과 같이 떠들고 웃고 남을 웃겨주고 싶은 마음, 욕심은 여전히 있지만 무언가가 저를 막는 느낌입니다. 다 포기하고 혼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떤 날은 혼자 있는게 너무나 좋습니다. 또 어떤 날은 외로워서 미치겠고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점점 모든게 모호해지고 흐려지는 느낌입니다. 시간감각과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혹시라도 악플은..달아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기적일수도 있지만 작은 말에도 상처를 많이 받아서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