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헤어진지 50일 쯤 됐나 슬럼프가 거의 극복되고 사람처럼 살게 됐다 다시 취업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소개팅도 하고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영화도 다시 보게 될 만큼 며칠을 바쁘게 보내니까 살만해 졌다
근데 우리 커플 통장은 네 명의였지 알림문자는 내게 왔었고 그동안 별 의미 없는 알림문자 몇개가 와서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은 카드사에서 전화가 왔었다 너랑 무슨 사이냐구 묻더라 가족이냐며 물었어 가족이 될 뻔.. 했지 우린... 멍 했다 살 만 하네 이정도면 하고 콧웃음 치며 지낸 날들이 아무 의미 없어졌다 내가 이악물고 잊으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지금껏 애쓰고 노력한 모든 것들을 너는 이렇게 쉽게도 짓밟아 버리는구나 또 네 생각이 나고 네가 그리워지는 걸 보니..
끊었던 담배를 피울까 고민하는 것 처럼 네 번호를 다시 저장했고 네 흔적을 또 찾았다 나와 만날 적엔 볼 수 없었던 너의 카톡 상태들..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러브 모드에 또 한 번 숨이 막힌다
너는 여자가 없었다고 했지 있든 없든 지금 사실유무를 따져봤자 아무 의미 없어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면 분명 넌 여자가 있었을 거야 지금 찬찬히 생각해보면 참 고통스럽지만 헤어지기 전 너의 행동들에서 다 티가 났는데 참 병신처럼 난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네 그게 차라리 잘 된 거겠지 네가 내게 아무런 미련 없이 완벽하게 깔끔히 도저히 너를 붙잡을 수 없게끔 그렇게 이별을 말해줘서 참 고마워
이렇게 네가 생각나서 내 맘을 또 헤집고 그래서 괴로운 밤이면 우리가 꼭 헤어져야 할 이유를 수십 번 곱씹어 넌 좋은 아버지도 좋은 남편도 좋은 친구도 될 수 없는 남자야 넌 날 사랑하지 않아 그게 전부야 모든 걸 말해줘 제발 날 떠나줘 이젠 널 생각하고 싶지 않아 부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