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와 새로운 계획을 시행할 예정이였으나 너무 속상한 일이 생겨
어디 하소연할데는 없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
원래 저는 프리로 10월까지만 계약이 되어있어 28일까지만 다녔어야했지만,
마지막 출근날 아침 갑자기 인수인계를 받으시던 후임이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다시 나오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한달만 더 다녀줄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도 제가 맡았던 일 마무리는 확실히 하고 싶고, 매몰차게 싫다고 하는 것도 그 동안 같이 일한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미리 예정되어 있던 집안행사만 배려해주시면 더 다니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한달간 더 근무를 하기로 하고 출근을 해 그만둔다고 미리 인사드렸던 분들께 사정을 이야기와 함께 더 근무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리고
다른 일정들을 정리했는데,
어제 그 다치신 분이 아프더라도 나와서 일을 하시겠다고 하셨다며 저한테 오늘까지만 나오라더군요.....
이건 뭔가 싶더군요...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후임자가 왔다고 바로 나오지 말라니 정말 어이가 없더라구요.
이럴거면 뭐하러 나와달라고 한건지...
너무 화가 났지만 '회사는 이익을 내야하니까 같은 일에 2명을 쓰는건 타산이 맞지 않겠지.'하며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오늘 다시 나오신 후임분에게 마무리 인수인계 겸 업무보조를 위해 서로 컴퓨터를 바꿔서
그 분이 제가 쓰던 PC를 쓰고 제가 그 분의 노트북을 쓰고 있었는데 톡이 오면서 채팅창이 자동으로 열리더군요.
(후임의) 친구 : 무단결근은 너가 잘못한거야
무단결근? 무슨 말인가 싶더군요. 교통사고로 입원한 사람이 병가도 아니고 무단결근이라니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채팅창의 과거내용을 보니 정말 기가 막히더라구요
나오지 않은 날 전화로 팀장에게 안나간다고 했답니다. 친구가 그래도 팀사람들 얼굴은 봐야하지하니까 메일 보내면 된다며 ㅋ를 남발하더군요.
그러면서 한가롭게 퇴직금받을 통장을 만든다며 가까운 은행이 어딘지 물어보는데 참...
그 뒤로도 팀장이 내가 전화를 안받으니 계속 엄마한테 전화를 한다, 엄마한테 어떻게 말할까 했는데 차라리 잘됐다.
너 오빠(남자친구를 말하는 듯 했습니다.)때문에 그만두는 거냐는 친구의 질문에는 아니라면서도 무단결근 하는 동안
오빠랑 있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이야기를 했다는데 뒷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였습니다.
내가 이런 사람때문에 3일이라는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니...
다른 분들이 오셔서 괜찮고 걱정하시고, 본인도 저에게 사고 이야기를 해주기에
아파도 나오신다니 참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분이지 했는데
그 말을 믿은 제가 바보같이 느껴지면서 울적해져 화도 못내고 왔네요.
그 동안 좋은 분들과 만나 많이 배웠으니 마무리도 잘하고 나와야지했는데 너무 씁쓸하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