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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이코 메트러다 (5)
게시물ID : panic_903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빛나는호수
추천 : 45
조회수 : 152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8/28 13: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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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소정이는 이미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부스스한 얼굴로 거실로 나오니 소정이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쾌활해 보였다.


" 일어 나셨남? 오 ~~ 섹쉬해 보이는데 ~ ! "


도발을 걸땐 무시하는게 장땡이다. 기분좋은 아침을 열어주려는 장난이리라..


" 나 오늘 심하게 이쁜거 같지않아? 이럴때마다 난 오빠한테 영 ~ 미안스러워.

오빠 얼굴은 좀... 아니잖아? 뭐지..??? 그 표정은.. ??? 오늘 밥 굶어 !! "


또 시작이다. 좀있으면 영양죽이나 스프를 끓여오겠지.....


내가 속이 안좋아 아파하거나 소화력이 떨어지는것 같으면 저런식이다.


난 속이 너무 안좋다. 예민한 성격이라 작은일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기도 하고.


예전에 (5화 참조) 약을 많이 복용한 탓이리라.


그런데도 위에 나쁘다는 커피를 입에 달고 산다. 하루 20잔은 기본.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아침은 역시 죽이다.


" 오빠..... 커피 끊으면 안돼? 아니면 줄이던가... "


" ........ "


" 그렇게 속아파 하면서... 굳이 그걸 마셔야 하겠어 ..? "


" 소정아. "


" 응 "


" 내 인생에. 좋은일은 없었어... 앞으로도 있을거 같지않고.. 난 커피가 좋아.

마시고 난 후에는 속이 아파서 고생하지만. 마시는 동안은 참 좋거든...

좋은것 없는 내 삶중에 짧은 시간이나마 좋은 부분을 어떻게 포기해...

난 그 짧은 순간을 포기하고 싶지않아. 그로인해 죽음이 빨리온다해도.... "


' 오빠 마음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아휴 ! 이럴땐 치유 능력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싶어.

그렇게도 저주했던 능력인데.. 아파하는 오빠 볼때마다 아쉬워..... "


" 능력을 저주했다고 ? "


" 응 상상이 안가지? 내가 어렸을때는 남들이 어린게 눈치가 빠르다고 했어.

어릴때 난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상대 마음을 느낀다고 알았었거든.. 뭘 몰랐으니까.

실수도 많이 했어. 엄마를 미워하는 아줌마가 웃으면서 좋은 말 만하는게

이상하게 보였나봐. 아줌마는 우리엄마 미워하면서 왜 웃어요? 했다가

엄마도 당황하고 그 아줌마도 당황하고 풋 !. ㅋㅋㅋㅋ "


" ㅋㅋㅋㅋ 귀엽네 . "


" 모든 사람들이 마음과 같은 말을 하는건 아니잖아? 내가 좀 유별난 건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참을수가 없더라고.... 사람들의 이중성이 소름 끼치게 싫었어... 기력을 줄수있다는건 최근에야 알았어.

대학때 좀 친한 친구가있었는데. 치어리더 였거든 내가 만져주면 기운이 펄펄 난다고 해서.

처음엔 흘려들었는데. 우연이 자주 일어나다보니깐. 알게 된거지..

........ 지금도 난 사람이 싫어....... "


" 느낀다는건 어느정도야? "


" 음... 설명하기가 좀 복잡한데. 가까이 있을땐그저 평범하게 느끼는거고.

그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하고있거나 하면 동질화 된다고 할까...?

분노하고있으면 나도 분노가 생겨.. 행복하면 행복하고.....

그래서... 오빠만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


" ......... "


" 그러니깐 커피좀 줄이라구요 아저씨 ! 나두 아픈거 같단말야. 알.았.쪄.요? "


농담하듯 소정은 밥그릇을 치우고 있었다.


그래.... 커피좀 줄여야겠다. 네가 아프다니까....


" 이제 설겆이도 끝났고... 이 도사님( 사람들은 나를 점술가나 무당쯤으로 안다)

일 시킬려면 나가야지.. ㅋㅋㅋㅋ "


째려보는 나에게 혀를 쏙 내밀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소정이는 하루한번 내 일(?)을위해


여기서 얼마떨어지지않은 오피스텔로 향했다. 소정이 첫번째로 만나보고 도와줄지 말지를 정해서


그 사람한테만 살며시 약속을 하고 모두 돌려보낸다. 난 소정이가 말해준 약속시간에


그 오피스텔로 가면되었다. 사람을 기피하는 나를 위한 소정의 배려다.


소정의 마음을 느끼는 능력은 여기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대부분 바람난 남편이 지금 어디있느냐는둥.


내 연녀가 어디 사느냐는둥 이 상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 떼 먹고 도망간 사람찾아달라는거는 이루 헤아릴수가 없다. 돈 떼먹고 사라진 사람 찾는일은


몆번 찾아주기는했다. 소정이 느끼기에 정말 딱한 사정이었나 보다.


난 그놈이 그놈이같더만...


아뭏든 소정의 능력으로 잘 구분 지어졌기에 나는 그냥 그것만 하면 되니 편하긴했다.


마시고 싶은 커피를 꾹 눌러 참으면서 멍하니 사색에 잠겨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웬 낮선 아줌마와 저 번에 봤던 박 기태라는 형사. 그리고 소정이였다.


소정이 나가다가 만나서 같이 들어오는거 같았다.


" ??? "


소정이가 뭐라할려는순간 기태 라는 사람이 말머리를 자르며 볼펜 한자루를 내밀었다.


" 형씨, 지금 상황 설명할 시간 없으니까 이 학생이 어디있는지 좀 봐줘요. "


형씨??? 이 사람무례하군. 나는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 오빠. 급해서 그래.. 이 학생이 유서를 써놓고 사라졌어. 빨리 찾으면 사고를 막을수있을꺼 같아. "


무례고 뭐고 없었다 나는 볼펜을 움켜쥐었다.


제발... 빨리.... 비디오처럼 넘겨버리는것이 너무 느린거 같아서 조바심이났다.


빨리... 빨리.. 언듯 언듯 소녀를 괴롭히는 듯한 친구들이보였고. 선생님의 체벌...


빨리... !!!!! 울면서 뭔가를 쓰는 모습.... 방을 한바뀌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디지... 00 슈퍼!


" 아줌마 ! 00슈퍼가 어느쪽으로 향하는거예요? 아... 일단 잠시만... "


어딘가로 걸어가는데 어딘지를 모르겠다. 아.... 제발.. 이정표라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내 몸은 이미 땀 투성이였고. 소정이도 내 머리에 손을 얹은채 집중하고있었다.


" 주택가를 지나고있어 .... 아직 무사해... 어딘지를 모르겠어.. "


속이 타들어가고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제발.... 상호라도 보였으면 좋겠는데..


그 순간 ! 아파트가 보였다. 소녀는 아파트 단지 안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 내가 소리쳤다. "


" 00 아파트 !!!! 위치는 몰라 ! 아파트 건물로 가고있어 !! "


아주머니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지 크 ~억 소리를 내셨고 박형사는 다급하게 무전을 치고있었다.


소정이도 내게 기운을 주느라 힘들었는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찾기도 전에 내 기운이 딸려서 쓰러지는 일이 생길까봐 그러는거 같았다.


소녀는 지금 놀이터 벤취에 앉아있다. 조금 안심이 되었다.


박형사가 소리를 쳤다.


" 네군데라고?? 시영씨 !! 그 학생 지금 뭐입었나요? "


" 교복. 지금 놀이터에 앉아있어요 "


" 이름은 김 미정. 00 중학교 교복을입고있다!! 네개조로 나누어서 00아파트 놀이터로 당장 출동해 !

추후 내용은 무전으로 하겠다 이상 ! "


나는 몸을 일으켜 재 빠르게 옷을 줏어입었다.


" 00 아파트가 네군데 인가요? 어디어디예요? "


" 00동, 00동, 00동, 00시00동. "


" 00시는 아닐꺼예요 너무멀어요. "


" 이럴게 아니라 나뉘어서 찾아봐요.제가 위치 파악되는데로 전화 할께요. "


" 오빠 안돼. 쓰러지면 어쩔려고그래. 안돼. 아님 나 랑 가든가. "


" 안 쓰러져 지금 몸상태 최고야. 어서. 시간없어 !!


미정이 지금 가족 한테 작별인사 하고 있단 말야. "


" 난 00동으로 갈께 나머지 두곳은 각자 맡아서 찾아. "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나는 집밖으로 뛰쳐나가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를 찾으면서 종종 정신을 집중했다.


단지 쪽으로 걸어가는 미정이가 보였다.


" 제길.... 그 많던 택시는 다 어디로 간거야!! "


오지않는 택시에 분통을 터트리며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마침 반가운 택시한대가 눈에 뛰었다 무작정 올라타서는 아파트이름을댔다.


택시 안에서 정신을 집중하자. 가. 라고 써있는 아파트 옆구리가 얼핏보였다.


나는 정신없이 소정에게 전화를 했다.


" 소정아 아직 무슨 아파트인지는 모르겠는데 '가' 라고 쓰인 걸 보았어

끝쪽인 시각으로 보았으니 '가'동 아니면 '나'동이야. "


" 알았어, 박형사님한테 연락할께 근데 오빤 괜찮아? "


" 문제없어 !! "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전혀 괜찮지 않았다. 이미 머리는 멍한 상태고


어지럽다못해 헛 구역질이 밀려왔다.


이를 악 물고 정신을 집중했다.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미정이가 보였다.


택시가 정차하는바람에 집중이 멈췄다. 나는 집히는데로 택시비를 던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일단.. '가' 동으로.. '가'동..... '가'동....


심장은 터질것 같았고, 머리는 멍 한걸 지나 수만마리 벌떼가 날개치듯 왱왱 거렸다.


마침내 '가'동을 찾았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젠 눈마저도 침침하고 물체가 일그러져보였다.


마침내...... 옥상으로향한계단을 단숨에 뛰어 올랐다.


저 앞에서 미정이가 천천히 신발을 벗고있었다.


( 잘 되진않았지만. )가능한 조용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미정이를 불렀다.


" 미정아... ! "


핏기라고는 하나없는 생기가 모두 빠져나간듯한 소녀가 공허한 눈으로 돌아봤다.


" 아저씨 하고 얘기좀 하자.... "


" ...... 전 할 얘기같은거 없어요.... "


주머니속에든 전화기에 통화버튼을 길게누르며 미정이에게 한발자욱씩 다가갔다.


" 힘든거 알아.... 아저씨도 한때 그랬으니까.... 아저씨는.... 세 번이나 그랬어.

너 힘든거 누구보다 더 이해 할수있어.... 그러니까... "


" 동정따윈 집어치워요. 구역질나..... !

천사의 가면을쓰고 악마의 짓거리를 하는 더러운 인간들.....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럴수가 없으니 제가 사라져야죠. "


자조적인 얘기를 하는 소녀가 눈치못채게 나는 점점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정이와 박형사가 빨리 와주기를 바라면서... 아님 그 누구라도..




" 하...아 ...... 하늘을 봐요 아저씨.

기분 나쁘게도 너무 맑지 않아요? 양지에 있는 사람들은 음지에 있는 사람들

이해 할수있을까...? 아마 음지 라는게 있는지도 모를꺼예요.

가난하게 태어난것도.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것도 내 죄는 아닌데....

사람들은 왜 우리같은 사람과 같은공기를 마시는것조차 못 견뎌할까요?

너무나 잔인한 세상..... "


" 미정아. 네가 다 겪어보지 않아서그래... 조금만 더 살아봐 아저씨가 알아.

아무리 세상이 엿 같아도, 좋은사람... 네가 행복해 할수있는거 너무 많아. :


" 그렇겠죠........ 그럴수도있겠죠.... 근데.....

그런걸 느끼기까지 저는 또 얼마나 맞서서 싸워야하고 또 얼마나 망가져야하나요.....?

이젠 싸울힘도 아니..! 싸우고 싶지않아요.. 이젠 정말 편하게 쉬고 싶어요.... "


미정이를 막 잡는순간 ! 미정이는 아래로 뛰어 내리고 말았다.


미정이의 한손을 간신히 붙잡았지만 힘은 점점 빠져나가고.


기절했는지 미정이는 몸을 축 늘어진 상태로 미동도 하지않았다.


놓칠까봐 두려웠다. 아무리 끌어 올리려해도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온몸의 피가 얼굴로 몰린듯 터질것만 같았고 머리는 대포를 쏘아 대는듯 쾅쾅 거렸다..

( 더 이상 버틸수 없.....어....! )


바지가 따뜻해졌다... 한계를넘어선 내 몸상태때문에 오줌을 싼것이다.


나는 피를 토하듯 악에 받쳐 소리쳤다.


" 하느님 !!!! 나 에겐 언제나 잔인하셨잖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젠좀 살만한데. 이젠 살것 같은데. 왜 또 이러시는 겁니까 ~!!!!!!!

감당못할거 아시잖아요... 아니면 제발.... 이 못난 놈을 데려가시라구요!!!

제발.... 흑흑... 시키는데로 뭐든 다 할께요...흑흑흑..

한번만.... 한번만 도와 주세요..흑흑흑.. 제발.... "


그때 미정이가 고개를 들었다. 내 눈물을 얼굴에 맞으며 웃고있었다.


평온해 보였다. 미정이의 다른 한손이 천천히.. 올라와 내손을 쓰다듬었다.


".... 안돼... 미정아. 제발 그러지마. 안돼.. 제발... 흑흑흑.... "


미정이는 웃었다. 믿을수 없게 활짝 웃었다.


" .... 아....저...씨. .... 고마워요.....! "


그렇게 미정이는 내 손을 풀어버리고 멀어져갔다.. 한송이 꽃이 떨어지는듯


그렇게 점점... 작아졌다.


" 으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누군가 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소리를 질러도 질러도 막힌 가슴은 뚷리지가 않았다.


피를 울컥울컥 토하면서 울부짖었다.


" 오빠 ! 정신 차려요! 오빠 !!! 무슨 생각을 하는거얏 !!

안돼! 왜 이래 나야 제발 정신차려요 !!!

무슨생각하는거야!! 안됀다구!! 오빠 ! 제발.. !!!! "


소정이 내 뺨을 사정 없이 내려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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