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로 아이와 엄마가 지나간다. 현재에 만족하는 듯한 미소와 행복에 겨운 대화들에 귀기울이고 있으니, 사랑과 경멸이 동시에 인다.
나는 왜 그들을 경멸했던 것일까. 그것은 그들이 안주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안주하는 삶은 행복하다. 허나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고로 실존할 수 없다. 안주하면서 사는 인간들은 하루하루를 가치있게 보내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또한 하루하루가 행복으로 충만하다.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한다면 언제나 긴장해야 하며, 깨어있어야 한다. 안주하지 못하는 것은 성스러운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