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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 이야기 #
내 잘못이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되 버린건 내 잘못이야....
오빠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시베리아 벌판에 홀로 서 있는듯한 고독과 외로움....
손끝으로 툭 건드리기만해도 풀썩 쓰러져 경련을 일으킬만큼
발기 발기 찢겨진 듯한 아픔이었다...
사랑이 얘기를 들은뒤 흐느끼는 나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
... !!!! 그는 나보다 더 아파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환멸을 느껴 세상을 등지듯 살아온 나에게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더 이상 울수가 없었다.
나 보다 더 아파하는 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인다는게 웬지 가식 처럼 느껴졌다.
집에 돌아왔지만 그 사람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 사람의 아픔이 그대로 나에게 전이 되어 내 가슴을 후려치고있다.
다시만나고 싶었다. 다시 만나서, 생면부지인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줄수있는지.
그런 사람이 존재 할수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일거리를 주겠다는 핑계로 불러내었다.
돈이 궁한거 같았으니 거절할수 없을 거란 계산이었고.
그 사람은 순순히 나의 뜻 대로 따라주었다.
그와 지내면 지낼수록 내 마음은, 호기심에서 감동으로 바뀌어 갔다.
상대가 아파하면 더 아파하고 상대가 기쁨을 느끼면 더더욱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순수하고 깨끗하기만한 그 사람 마음에 나 까지도 깨끗히 정화되어 가는거 같았다.
난 그의 웃는 모습을 사랑한다.
나즈막 하게 껄껄 거리는 모습.....
그를 웃게 해주고 싶었다... 항상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일. 이란 명목을 내세워 사람들을 하루에 한번 돕게했다.
내가 미리 만나보고 철저히 조사 한후에 해피앤딩이 될만한 일만 맡게했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표정도 부드러워지고. 멍 하니 허공을 응시할때도
편안해 보였다. 기력을 준다는 명목으로 내 손길이 닿을때마다.
평안해 지는 그를보며 난 살아있다는 것에 처음으로 감사했다.
그런데.... ! 사촌오빠 딸이 실종 되면서 부터 일이 잘못되어갔다.
또 다시 고통스러워 하는 그를 보게 되는게 힘들었다.
조금만 더 빨리 찾았으면 구할수있었는데 그러지못했다고 자책하고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이래선 안됀다고 생각은 했지만.
기태라는. 그 형사가 오빠를 자꾸 찾아와 결국 이 지경까지왔고 더 이상은 안된다.!!!
절 대 !!!!
# 기태 이야기 #
기태 : 이놈은.... 사람이 아냐.! 악마야 !!! 어떻게 이런짓을......!!!!
조형사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경찰생활 십수년인데. 이런 일은 들어보지도 못했네요.
더 이상 끔찍한 광경을 두고 볼수없어 경찰서로 돌아온 기태는
사건일지를 아무리 뒤져보고 사건현장을 다시 꼼꼼히 살펴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기태 : 휴......... 오리무중이군. 도데체 이렇다할 단서가 없으니...
장형사 : 그러게나 말입니다. 범인이 남긴 쪽지외에는 이렇다할 단서도 목격자도 없습니다.
탐문 수사는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목격자가 안나온다는것은,
앞으로도 목격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 하다고 봐야 합니다.
기태 : 휴........ 알아본 봐로는 평소에 피해자가 다니는 길이 아니니
분명 납치한 상태에서 사건현장으로 끌려갔다는 건데.
이렇게나 목격자가 안나오다니.....
참!! 국과수 에서는 연락온거 없나?
장형사 : 네. 아직 없습니다. 지금 연락해 볼까요?
기태 : 아냐. 내가 연락하지..... ! 장 형사 !!!
분명 한 사람이라도 본 사람이 있을꺼야.
탐문 수사 계속해봐.
장형사 : 네. 그럼 지금 나가보겠습니다.
기태 : 기자들 단속 잘해! 메스컴 탔다간 난리난다구.
장형사 : 네. 알겠습니다.
국과수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단서가 될 만한게 하나도 없었다.
건진거라곤 장기를 떼어낼때 서툰거로 봐서 의학 지식이 전혀 없는 인물이라는것뿐.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범인의 잔인성에 치가 떨렸다.
가슴이 답답했다. 머리가 터질것같아 무작정 밖으로나와 걸었다.
범인의 보이지 않는 윤각을 더듬으며 문득 고개를 드니.
어느새 내 앞에는 시영의 오피스텔이 있었다..
기태 : 후후훗.. 나도 어쩔수 없는 속물인가???
시영을 걱정한다는건 다 거짓말인게야???
내 모습에 구역질이 나는군, 후후후....
발길을 돌리려다가. 기태는 내처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냥..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머리가 정말 터져버릴것 같았다.
소정씨 얼굴이나 보고 가자......
문을 살며시 두드리자. 소영이 나왔다.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듯이.
문을 닫고 복도로 먼저 걸어 나갔다. 거북한 분위기에 억눌려 소정을 따라갔다.
얼음이 뚝,뚝, 떨어져 내릴만큼 차가운 목소리로 소정이 운을 뗏다.
소정 : 기태씨. 내 말 흘리지 말고 잘들어요.
앞으로 저희집에 오지말아요.
무슨일이있든, 지구에 있는 사람 전부 죽어나간다해도 .
저흰 관심 없어요. 사건이 일어나면 기태씨가 해결해요.
형사니까... 기태씨가 해결 하라구요.
기태 : 소정...씨.... !!!!
소정 : 오빠좀 그만 내 버려둬요!!
당신들의 이기심에 이리저리 치일만큼 그리 강한 사람이 못됀단 말이예요 !!
조그마한 충격에도 부서져 버릴것같은 유리보다 약한 사람이라구요!
돌아가요. 그리고 다시 보는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
기태 : ........... !!!!
소정은 매몰차게 집으로 들어가 버렸고. 기태는 주춤 주춤 경찰서로 향했다.
서글펐다... 너무 서러워서 울고 싶었다...
며칠이 흘렀다.
답보상태에 빠진 사건은 여전히 제 자리 걸음이였고.
위에있는 높으신 분들은 사건을 빨리 해결하라며 매일 으름짱을 놓았다.
단서는 전혀 없고. 냄새맡은 기자들 입 막음을 하느라. 서장과 청장이 협박 까지 할정도였다.
장형사가 전화를 받은건 그 때였다.
장형사 : 뭐라구요??!!! 알았어요 곧 가겠습니다.
기태 : 무슨일이야. !!
장형사 : 사체가 또 발견됐답니다!
기태 : 어서 가지!
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더군다나 사체는 두구였다.
20대의 여자는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목이 잘렸고,
범인은 목숨이 채 끊어지지않은 피해자의 배를 갈라. 내장을 헤집어 놨다.
사라진 장기는 심장. 그리고 코를 베어갔다.
역시나 장기를 뒤 바꿔놓는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목이 잘려있고. 역시 목숨이 붙어있는채로 두눈이 파여있었다.
도데체........!!! 어떤놈이.....!!!!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소리쳐부르는 장형사의 목소리를 뒤로한체
시영의 오피스텔로 미친듯이 차를 몰았다.
쾅 !! 쾅 !!! 쾅 !!!
기태 : 시영씨 !!!! 소정씨 !!!!!
소정 : 뭐예욧 !! 저 번에 충분히 말씀 드렸을텐데요!!!
기태 : 안돼요! 이대로 둘수는 없어요! 내가 무능한거 알아요.
시영씨가 필요해요 !! 절실히 필요하다구요 !!
벌써 다섯 사람이 죽었어요! 목이 잘린체 다섯 사람이 죽었다구요!!!
앞으로 또 다른사람이 죽을거예요. 아니!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딘가에서
죽어갈지도 모른다구요!!!!
소정 : ..... !!! 안되요! 돌아가요 !!!!!!!!
시영 : 소정아......! 그만해..
소정 : 오....빠....!?
시영 : 박 형사님 들어오세요.
시체처럼 창백한 반쪽이 되버린 시영의 모습을 본 기태는 잠시 마음 아팠으나.
시영의 마음이 변할세라 얼른 신발을 벗고 시영 과 마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