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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반말주의] 경비아저씨에게 느낀 도전정신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게시물ID : gomin_1655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행쟁이린
추천 : 2
조회수 : 4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29 10:04:46

바로 어제.. 모임에서의 MT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 830..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중.. 경비 아저씨가 내게 한국어-영어 번역기를 어떻게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키냐고 묻는것으로 이 대화는

 

시작되었다.

 

 

네이x에서 번역기를 사용하는 법을 알려드리면서, 자기가 롯데 비리 관련해서 영문 번역을 하고있는데 평소에는 잘 되더니 안되서

 

물어본거라고 하셨다. 또한, 최근에 한자를 쓰는 재미에 빠져있다고 하셨으며 취미로서 일본어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하셨다.

 

그러면서 일본어를 할 줄아냐고 물으셨고, 할 줄 안다고 대답했더니

 

평소에 대화할 사람이 없었는데 잘 되었다며 이야기를 늘어놓으신다.

 

 

사실 이야기하시는 것에 대해 정확함이나 섬세함은 없었지만, 뜻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시는거에 대한 부분에

 

그리고 내가 이야기하는 일어의 대부분을 알아들으시는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 한마디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높으신 분이었다.

 

 

이야기 도중, 나 자신은 읽기에 약한 편이라 한자를 잘 모른다고 했더니, 한자를 배우지 않으면 일어 어렵다면서 내게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나를 아파트 동 지하에 위치한 자신의 휴게실로 안내하면서 '기초 일본어 단어' 책을 보여주셨다.

 

자기는 이 책으로 근무 중 점심, 저녁 식사시간에 틈나는대로 한자를 보고 외우고 있다고 하셨다.

 

 

어쩌면 흔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어르신들도 이렇게 공부를 하시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보여주시는 데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살아왔던 것일까?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31..

어릴적부터 부자는 아니지만 남 부럽지 않게 부모님의 사랑과 지원을 받으며 살아왔다. 다만 공부는 그리 잘하지 못해 전문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나서 미래에 대한 걱정에 편입을 했다. 1번 실패했지만 열심히 노력해 한양대 안산의 모 학과로 진학했다. 학점도 높지 않지만 간신히 3점을 넘겼다. 그리고 졸업한 20142월부터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대기업의 높은 문턱에 부딪혀 결국 작은 협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협회도 정부기관과의 트러블로 인해 사정이 안 좋아져 1년만에 그만두게 되었고, 지금의 회사에 이르렀다.

 

지금은 회사는 친구의 아버지가 하는 회사에 소속되어있다.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친구 아버지가 좋게 보셨다고 하는 부분과, 내가 하고 싶었던 기획에 대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미루어지더니 약속한 시간보다 2,3주가 지났고 나는 본사 경리부로 오게 되었다.

말로는 아버지가 돈 흐름 보는거 가르치고 영업 쪽으로 보내서 자기 사람으로 키우려고 한다고 했지만

결론적으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나는 여전히 이 부분을 원망하고 있다.(물론 사과는 받았지만)

 

이때 준비 중이던 일본 취업을 접은 것이 아쉬웠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나에게 선택권이 없었다.

 

버스회사는 토요일도 오전에는 나와야하고 특성상 일요일에도 두 달에 한번쯤 나와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상사보다 늦게 퇴근해서는 안되고, 토요일날 새벽에 나와 돈을 세는것도 의무이고, 식사도 같이 안하면 안되고..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없고, 심지어 동료는 윗사람에게 일어 표현을 작성해 가르쳐주는데 전에 배운 부분 뜻을쓰지 않았다며 혼내기도 했다. 그리고 업무를 할 때 나는 이 부분을 친구들에게 토로했고, 그게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현실이라고 니가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야한다. 버텨야한다. 너 보면 요새 웃음이 사라졌다. 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어찌보면 직장생활 혹은 사회생활을 짧게 해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그냥 너무 이상적인건지 모르지만, 당연한 것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럽다는 점이 싫었다.

위에 이야기한 것들을 보고 여러분은 이 사람은 노력하긴 했을지 모르지만 사회부적응자일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실제 직장 생활을 인턴 제외하고 1년정도 밖에 안됐고 그 1년 만에 이직도 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처음 직장이었던 협회에서 일을 할 때는 주5일에 휴가 있고, 급여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야근이 필요할 때는 빡시게 했지만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상호존중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상을 찾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공감하실지 모르지만 돈 적게 받고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대학교까지 공부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주변에서도 버스회사에 입사했다고 하니 나쁜 이미지는 아니지만 아직 늦지 않았으니 너의 꿈인 해외 영업 혹은 마케팅에 도전해 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에 공감은 했지만 돈이 없는 내게 지금은 여전히 그 목표는 보류일 뿐이었다. 애초에 해외 영업이나 업무 관련해서는 협회에서 1년 정도의 경력뿐이니 이 나이에 1년 경력을 어디서 써주겠나 싶기도 하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어제 그 경험을 통해 비록 내가 돈도 없고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지만 위의 아저씨를 보고 나 역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주말에 일어공부를 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나이가 많은 나라도 받아 줄 회사가 있는지 다시금 찾아보는 활동을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퇴직하시고 경비를 하시면서도 자신의 영어나 일어에 대한 흥미를 공부로서 이어가려하는 아저씨도 계신대, 주말에 쉬기 급급하고 노는 나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그리고 꿈을 위해서 시간이나 틈이 있으면 이어나가야하는 그런 자세를 앞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말만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하루에 30분이라도 실천해야겠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 할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장인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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