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아니였습니다.
점심 대충 먹고 도서관 가야지 했는데
처갓집이 눈에 띈겁니다.
세상에
제가 97년도에 친구고모부 따라 먹었던 치킨 가게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니
그 집 무우가 참 맛있었습니다.
친구아버지는 근엄한 신사분이시라
철없던 친구랑 제가 다리 두개를 사이좋게 뜯고 있을 때
묵묵히 목뼈를 집으시곤 했죠.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수신음이 길었습니다.
목소리 좋으신 아저씨분이 받으시더군요
"이른 점심인데..장사...지금 하시나요?"
"물론이죠. 하지만 조금 걸릴거에요. 허허허"
목소리만으로도 맘씨 좋은 가게 주인의 인상이 떠오릅니다.
친구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저를 아들 대하듯이 해주셨죠.
떨렸습니다
제 어린 시절,
치킨의 첫경험인 처갓집과의 재회
10년이 지난 지금
처갓집과 저는 그대로가 아니지만
설레는 맘은
그 시절 무우처럼 순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