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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살고 싶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12524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7
조회수 : 4321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5/15 21:51: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5/14 19:15:11
*좋은 주말 되세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서있는 인간에게 손을 흔들여보였다.
주변을 확인하며 몸서리를 치는 걸 보고 나는 책상에 앉았다.
 
"여, 여기가 어디에요? 당신은 누구요?"
 
문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나에게 물었다.
 
"잠겼어."
 
어차피 알게 되겠지만 알려는 줬다. 인간들이란.
 
"여기는 연옥이다. 너의 운명을 결정하는 곳이지."
 
이내 인간은 내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상황 파악을 한다.
아직까지는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은 모양이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을 보니 더 설명을 해줘야겠다.
 
"잘 생각해봐."
 
대가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동안 몇 분이 지나간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긴 하겠냐만은.
 
"그.. 사고가 났던가요? 잠깐, 제가 죽은 겁니까?"
"잘 알고 있네."
 
이쯤되면 인간들은 보통 나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어느 쪽이든 부질없지만.
 
"자 이제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돼.."
"천국이냐 지옥이냐 말인가요?"
 
언제나 인간들은 내 말을 끊는다. 솔직히 좀 짜증난다.
그래도 할당량은 채워야 하니.
 
"근데, 잠깐만요. 심판은 언제 받나요?"
"다들 그렇게 알고 있더라고. 너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돼."
 
설명을 좀 더 이어가려는데 또다시 말을 끊는다.
 
"처, 천국이요! 천국으로 가겠습니다!"
 
나는 짜증이 나서 심호흡을 했다.
 
"그런 식으로 결정하는 게 아냐. 선택을 하긴 하는데, 원래 세계로 돌아갈지 사후 세계로 갈지 선택하는 거야."
 
자, 인간아. 너는 또다시 두갈래 길에 서게 되었구나.
내 말이 끝나자 마자 "돌아가겠어요! 저는 살고 싶어요!"라고 외치거나 곰곰히 생각을 하기도 한다.
결국 선택은 늘 똑같다. 
 
"좋을대로."
 
인간의 서류에 도장을 찍고 손잡이를 당겼다.
하루 중에 제일 기분좋은 순간이다.
본인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깨닫는 순간, 너무 늦었다는 그 표정을 보면 미소가 절로 피어오른다.
발 밑에 있던 문이 열리면 인간은 영혼의 강으로 떨어진다.
흘러흘러 같은 곳으로 향하는 강.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눌렀다.
 
"얘도 다시 내려갔어.. 내 말이.. 그치? 사후 세계를 묻는 인간이 하나도 없다니까. 알았어. 다음 인간 올려보내."
 
 
 
 
 
출처 Hell on Earth
https://redd.it/4fbxff Zch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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