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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 그것은 대체 누구를 부르는 이름인가요?
게시물ID : humorbest_1252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잿빛
추천 : 232
조회수 : 6158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3/08 11:45:58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3/08 09:11:34
친한 형님이 계십니다.

애인과 해어졌습니다.

울고 계시더군요.

외국에서는 귀한 소주를 두 병째 들이키시며 하시는 말씀이.

그 여자 걸레라고. 

빨아도 빨아도 구정물만 나오는 썩은 걸레라고.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했으니까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를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있다는 상상을 하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런 말이 있습니다.

결혼 3년만에 이혼하면 성격차이
결혼 석달 안에 이혼하면 사기결혼
그리고 결혼 삼일 만에 이혼하면 그건 배우자의 순결 문제라구요.


드라마에서도 당당하게 여관 씬을 보여주고

작년에 히트친 김삼순에서는 원나잇 스탠드까지 나왔습니다만

우리의 문화코드, 방송코드는 점점 그 극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의 의식은 그 개방의 속도를 따르지 못하는 걸까요.

뭐.. 저라 할지라도 

만약 제가 아내와의 첫날밤에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슬프겠지요.


또.. 그 이유로 헤어지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그러니까, 드라마에서 속어로 걸레라고 불릴만한 여자들이

착하고 순진하기 그지 없는 남자에게 점점 물들며

뉘우치고 새 인생을 사는 내용이 많이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지만요.


그러니까 드라마 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걸레라는 표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여자는 당연히 당하는 쪽이고, 가해자는 남성이니까요.

남성분들 억울하시다고요? 



남성이 양장본이라면 여성은 비닐 포장된 참고서 입니다.

두꺼운 양장본 커버 덕에 서점 아저씨 눈치보며 한 두번 들처 보아도

표가 나지 않지만.

비닐 포장된 참고서는 그 포장을 뜯는 순간 중고품이 되버립니다.

그 포장을 뜯어버리는 순간 참고서는, 그리고 그녀는 반품 1순위가 되어버립니다.


이토록 간단하게 사라지는 것이 순결이고

쉽게 부서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자신이 걸레라며, 사랑한다고 쫓아다니다가 매몰차게 돌아서는 남자들 때문에

상처받고 다시는 사랑할 수 없다며 평생을 홀로 사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계신 남자분들,

평생을 외롭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살아온 여자 친구에게

"너를 세상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겠어!" 라면서 구애한 경험이 없으신가요?

혹은, 이 여자를 평생 사랑하겠다. 라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떨리는 손으로 눌러본 적이 없으신가요?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첫사랑이 아니라 마지막 사람이 되는게 아닐까요?



광고판을 보았습니다.

베트남 처녀 '후불제'.


'당신의 인연은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몰라요?' 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나요?


세상을 단 한사람으로 축소하고, 다시 그 한사람을 온 우주로 확대시키는 것이 사랑입니다.


순결, 우리가 첫 남자가 아니면 어떤가요? 

처녀와 결혼 했다고 칩시다. 만약에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 바람이나 피운다면

그것도 우울한거 아닙니까?


밤일에 능숙하다면서 허리까지 흔들며 자랑하는 남자들을 보면

같은 남자라는게 치욕스러울 정도로 가슴이 떨립니다.

그들이 익숙해 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을지,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순결 문제로 헤어졌다면서 우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정말 한국 남자나 외국 남자나. 

자신이 '유경험자'라는 것은 '경력'이고 

여자친구의 '유경험'은 순결의 상실이고 걸레라는 이론은


대체 어느나라 심리학자의 빌어먹을 공식입니까?



처음이 아니라고, 여자 친구가 걸레라고 욕하시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그녀가 내 마지막이어도 좋다면, 그리고 그녀를 진실로 사랑한다면.

내가 그녀의 마지막 사람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에, 올해로 열 아홉인, 지나치게 낭만적인 생각을 가진

빌어먹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저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자존심도 없냐고? 걸레랑 평생 살자니 미쳤냐고, 걸레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냐는 

분들에게 저는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당신들이 자존심이라고 착각하는 차별주의와 아집은 없다고.



본의 아니게 단 하나뿐인 순결을 잃으신 분들도 계실것이고

자의로 잃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한 사람을 평생동안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걸레라 부르며 욕할때, 덤덤히 웃어넘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힘든 일이겠지만 당당해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하얀 당신이 걸레가 되었다는 것은 세상의 더러움을 조금이라도 닦아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작  자신이 여자와 하룻 밤을 보낸 이후에 처녀가 아니라고 광분하시는 당신은,

진정한 의미로써의 걸레가 아니던가요?



힘들겠지만, 노력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아직은, 처녀가 아니어도, 걸레여도 좋으니까.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평생을 한눈 팔지 않고 나만 사랑해 준다면 그것으로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순정파도 있다는 것을 여성 분들이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분명히, 저를 욕하실 분들이 더 많으실태고, 

저와 다른 길을 꿋꿋히 걸어나가시는 분들도 계실태지만

적어도 천 명에 한 명 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도 꽤나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적어도 저는 미래에 만나게 될 사람의 흉터 뿐만이 아니라

흉터를 포함한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거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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