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01년 1월, 역사적인 혹한기였지요. 철원 진짜 태어나서 이런 추위는 느껴본적이 없었습니다.
자대배치받고 사흘 뒤 G.O.P 투입되었어요. 정말 정신없었네요. 고참들 얼굴익힐 시간도 없고,
일주일씩 소대장 부소대장과 함께 순찰돌며 생활을 익히는데 어리바리하니 쉽지 않더군요.
그렇게 이주가 지나 부사수로 첫 투입이 됩니다. 사수는 운동 엄청한 근육병장이었고,
6xx 2bn 모대대쪽 철책이었습니다. 23초부터 26, 29, 다리 위 31까지.
저는 26초에 투입이 되었어요. 전체투입후 bmnt 지나 해가 지니 긴장이 됩니다. 투광등 불들어오고 대남방송 울려 퍼지고...고요해지죠.
한시간이 흐르고 밀어내기를 합니다. 보조초소를 지나 29초로 올라가요.
엄청 적막합니다. 냉기가 콧속을 얼려버려 바스락 소리가 나는것 같습니다.
사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조용조용 대화를 하며 긴장도 풀고 손도 비비고 그러는데
옆 보조초소에서 우리가 밀어내기한 병사들이 제가 들을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대화를 하네요. 웃음소리도 들리고,
29초 옆 보조초소는 31초의 다리로 가기 전 길이 엄청 꺾인 구간이라 서로 되게 가까웠어요.
저희도 얘기하며 그러긴 하지만 저쪽은 움직임도 어른어른 보이며 깔깔 떠드는게 좀 심하더라고요.
뭔가 신경이 되게 쓰여서 사수에게 말했습니다. 옆 초소 좀 시끄럽지 않냐고..
그러자 사색이 되어 "야 xx 저기 보조초소는 전체투입 지나면 철수야!! 지금은 주초소만 투입한다고!! 헛소리 하지말고 뒤나 잘 봐!!!!"
그러고는 거짓말같이 조용해졌습니다. 어른거리던 움직임은 당연히 사람없는 초소는 깜깜한데 제가 뭘 본건지...
...그리고 전후반야 바뀌고 낮근무 서보고야 알았어요, 그 꺾여있는 구간 보조초소 철책 너머 바로 앞에 무덤이 있는 사실을.
쓰고보니 더럽게 안무섭고 제 팔 털만 돋지만 정말 생생히 기억나는 두번째 귀신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