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학교때 삼년간 왕따였는데, 그 때 선생님 질문에 내가 대답할 때마다 반 아이들이 다 날 비웃었다.
대놓고 비웃은건 아니고 째려보거나, 쟤 또 잘난척한다고 하거나 그런 정도였지만 나도 어렸기 때문에 그게 참 싫었어.
그래서 점점 수업시간에 참여를 안 하다보니 나도 그 애들처럼 입다물고 수업만 듣게 되더라.
그리고 나는 지금 대학생인데 아직도 토론수업을 잘 못한다.
대학생으로서 토론 수업을 못한다는건 정말 치명적이야.
토론을 못해서 줄어드는 점수를 보완하기 위해서 난 잠도 못자고 오늘도 레포트를 쓴다.
이걸 쓰느라 낭비되는 시간에 인강을 들으면 내년에 보는 자격증 시험에 합격할 확률도 올라갈텐데 그러지 못하는건 내가 토론수업을 못하기 때문이고
내가 토론수업시간에 발표를 못 하는건 남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내향적인 성격 때문이고
그 성격을 만드는데 큰 일조를 한 것은 내 청소년기의 삼년동안이라고 가정해볼 수 있을까.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을까.
나는 그때마다 내 인생의 뭔가를 빼내서 내가 발표를 못함으로써 받은 불이익을 메꾸어야 할까.
인생이 젠가같다.
이것은 다 피해자로서의 내 추측이라 사실 그런게 아닐지도 모르는데 오늘따라 자꾸 그런 피해의식이 들어.
얘들아 나도 너희들에게 상처를 주었을까.
너희들도 나 때문에 뭔가로부터 불편을 겪고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