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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고소 (소소한 베충이 인실ㅈ)
게시물ID : soda_1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elodie
추천 : 26
조회수 : 4847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5/09/06 0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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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작년에 제가 한참 활동하던 ㅃ모사이트 자게에 올렸던 적이 있으니 거기 활동하는 분은 보셨을 수도 있을겁니다.
* 사건에 언급된 기사 인터뷰 제목, 내용과 댓글의 모든 내용 (욕설 등)을 그대로 올리면 저와 가해자의 실명이 드러날 수 있으므로
100% 똑같이 인용하지 않고 살짝씩 바꾸겠습니다.




작년 4월, 모두가 슬픔에 빠져있었던 던 그 때. 
저 또한 하루하루 뉴스만 보며 몇 주간 울고 불고 하며 지냈어요. 
한두다리 건너 희생자 학생이 있었기에 장례식장에도 가곤 했던터라 참.. 슬펐습니다.
 

그 당시, 모 포털 사이트 뉴스란에 세월호 관련 사안에 대해서 폭로한 사람의 인터뷰(JTBC 보도)가 올라왔었는데
그 인터뷰방송과 기사를 본 사람들이 그 더러운 실체에 대해 경악했고, 저 또한 그런 사람중에 하나였어요. 

그리하여

"기사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제일 걱정되는건 저 양심선언자 분의 안전이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 모습이다."
요지의 짧은 댓글을 뉴스기사에 제 실명닉네임으로 달았습니다. 그리고 추천을 많이 받아서 그 뉴스의 베플이 되었죠.


십여명이 제 댓글에 대댓을 달았는데 그중 눈에 띄는 한 댓글.


"김악플(가명, 악플러)
ㅇㅇ(제 실명)야~ 엿이나 드셔 이 썅년아 ㅇㅇㅇ(노대통령님 비하단어)때 처럼
ㅁㅁ(경찰 비하 단어)한테 진압봉으로 후려맞아봐야 정신차릴거냐 이 빨갱이년아 ? " 

   

(위의 관련 기사와, 악플 내용은 실제와 살짝 다르게 바꿨습니다.) 



어릴때부터 인터넷에 친숙했던 세대라 키배에 익숙하고
거기다 게임유저라서 부모님 안부 묻는 정도야..
'껄껄ㅋㅋ 님 정신승리 고작 그정도임? 실망 ㅠㅠ' 
이런식으로 넘길정도로 단련이 되었고


온갖 수많은 악플을 보고, 듣고 했지만..
이 악플은 꼭 처벌먹이겠다는 마음이 들게 했어요.


당시 일주일 넘게 울고 하느라 모든 힘과 감정을 다 써버린 줄 알았는데 우연찮게 그 댓글을 보고나니
 니 @#&*$ 는 꼭 내가 잡아서 그 @#$%같은 손가락 놀린거 꼭 후회하게 해준다. 란 생각이 들고 분노가 솟구치더라구요. 
해충소굴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악플에는 같이 악플로 맞받아치기 보다 법으로 상대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검색 해서 사전 지식 쌓고, 제가 활동하던 커뮤니티 자게 분들께 고소 절차 자세히 여쭤보았습니다.
고~오맙게도 가해자는 모두가 보는 곳에서(공연성) 제 실명닉까지 거론해가며(특정성) 모욕을 해주셔서 각도기 OK
ATM 발굴 축하한다는 자게 분들의 축하를(?) 받았지요



이후 진행사항.

0) 악플 확인 후 고소 결심.  모욕죄 충족 하는 건지 검색 등으로 사전 지식 쌓기.

1) 지역 큰 경찰서, 사이버팀(?)을 경찰서 홈페이지에서 전화번호 찾아서
전화함. 제 사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처벌이 가능한지 공손하게 여쭤봄

2) PDF로(크롬에서 인쇄 누르면 저장가능) 그 악플 담긴 화면들 저장해서 USB에 담고
  혹시 몰라 '내게메일쓰기'로 내게 메일까지 보내서 파일 확실히 확보.

3) 맨날 우느라 퉁퉁부어있던 몰골이었지만 마음 굳게 먹기 위해 백화점 환불 갈 때 마냥 쎈 화장하고 
 usb 및 신분증 챙겨 택시를 타고 통화했던 수사관님을 찾아 경찰서로 고고.

4) 약 30분~40분에 걸쳐서 수사관님과 대화 및 고소장(?) 작성하고 마지막에 지장찍고 고소완료.  



이 모든게 5시간 안에 끝났습니다. 


사건 담당해 주셨던 수사관님(경장님)이 제 상황에 대해서 많이 동조, 이해해주셔서 저도 마음이 많이 편했어요. 
진정서라고 하나요? 그거 적을때 진짜 구구절절하게 그 당시 심정에 대해 못적고 

사건 내용에 대해 적고, 'ㅇㅇㅇ의 처벌을 강력히 원합니다.' 정도로 문구를 가볍게 끝낸게 옥의 티였던 거 같아요.




그후 20일정도 후에 왔던 문자..

1401959523_Screenshot_2014_06_05_18_08_47.png
 


조사할때 단 한가지 걱정되는 점...이라고 수사관님이 예시들어 주신 게 

악플러(모바일로 악플 남겼어요)가 학생일 경우, 신원조회했을때 그 핸드폰 주인이 다른 사람이면
처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ex 학교 쉬는시간에 친구 핸드폰 빌려서 하다가 악플 남긴 것 생각하시면 될거에요)

다행히 악플러 = 저 댓글로 신원조회된 사람이어서 무난히 진행되었습니다. 




----------------------------------------------
그후 약 한달 뒤 검사님 측 사무관님? 수사관님? (ㅇㅇ법원 어쩌고 했던거 같은데.. 잘 기억이) 이 전화를 주셨고


" 가해자가 경찰 조사 후 많이 반성하고있다. 사과했다. 
 경찰 조사 직후 그 악플은 삭제했다고 한다...
 .... (중략)....
 혹 선처할 의사가 있느냐?" 


라고 하셔서 

단호하게 
"아뇨 전혀 그럴 생각없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마음이 살짝 흔들려서

" 혹시 그 가해자가 어린 학생인가요.? 학생이라면 다시 생각해볼게요."

말했더니

(뭔가 뒤적거리는 소리) (웃음같은 하아~소리) 

" 20대네요..^^;" 

라고 말씀하셔서  


" 네^^!!  그대로 진행 부탁드릴게요. 꼭 처벌 원합니다." 

부탁드리고 통화 마무리했습니다. 

(짧게 썼지만 이것도 약 15~20분간 대화)




최종 결과

고소 진행.jpg



이런 모욕죄로 구약식 70이면 세게 나온 편이라고 어디서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욕은 내가 먹었는데, 돈은 나라가 받지만 그래도 흐뭇.





기억에 남는건 
직업상 이런 악플 관련 사건을 많이 겪게 된다는 수사관님이 해주신 말씀. 
"전 절대로 인터넷에 한 글자도 올리지 않아요." 
하셨던 이 말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리고 주위에 이런 모욕죄로 고소 하려는 사례 여럿을 볼때,
당일에 마음 굳게 먹은 대로 바로 진행하는게 낫더군요. 
하루 이틀 지나면, 마음이 약해져서 고소를 결국 안하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만약 그때 고소를 안하고, 하루 이틀 지났다면 글쎄요.. 
몸과 마음이 힘들던 터라 아마도 홀로 삭히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거같아요.


그 악플러가 저 일로 인해 큰 교훈을 얻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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