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쓰레기통 옆에서 데리고 온 달봉이입니다
데리고온 직후 집근처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하는데
얘 몇살정도 됐을거같냐고 물으니까
의사선생님이 "한 두살~세살 정도 된거같다"라길래
철썩같이 두살 개청년 달봉이로 알고있었죠
하는 짓도 개초딩 그 자체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앞으로 오래 같이 살겠다 헤헤 이랬는데
근데
동물 치아보는데 유명한 병원이 있다길래 어제 스케일링 예약잡으려고 데려갔는데
치아하고 눈을 번갈아서 보시더니 이래 말씀하십니다
"얘는 저어어얼대 두살 세살일수가 없다."
치아 상태나 눈동자를 봤을때 최소 8년이상의 장년견이라고
어쩌면 10살이 넘었을수도 있다고 하데요..
이렇게 귀여운 강생이새끼가 아재라니!
초 동안이지 않습니까
가을이는 두세살때 노견소리를 듣는 엄숙함과 달관의 아우라를 풍겼었는데
달봉이가 어린줄 알았는데 아재라서 싫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에요
몇살을 먹었든 무슨 장애가 있든 달봉이는 삭막한 내 청춘에 찾아와 따뜻한 불밝혀준 등불같은 애입니다
다만 나이가 들었다니까
같이 있을 시간이 어린줄 알고있었을때보다 짧다는걸 생각하니 약간 슬프긴해요.
그것 뿐이에요
그리고 오래오래 저와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길 바라요.
번외로,
달봉이가 차를 타면 불안해하고 안떨어지려는걸로 봐선
아마 나이들었다고 차타고 가던 와중에 길에다 버리고 쌩 가버렸을때 트라우마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어떤 삶을 살았을지 도무지 모르니 확신은 못하지만요..
달봉이의 반응에 따라 과거 행적들을 유추할 수 있는 순간이 가끔 있는데 이런 모습 보면 참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