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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쓰는 마지막 일기
게시물ID : lovestory_179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なかないで,,
추천 : 5
조회수 : 10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5/07/15 03:21:35
너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잠시 맡았던 너의 샴푸 향기, 

이젠 내게 너무도 익숙한 그 향기가 아직도 나를 맴돈다. 

너를 만나러 가면서 머릿속으로 쉴새 없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생각했지만, 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머릿속은 또 다시 

새하얘지고 말았다. 

너의 말들이 나의 가슴속을 파고 들어오는 바람에 

겨우 꺼냈던 나의 얘기조차 바람에 묻혀가는 것만 같았다. 

죽어도 난 아니라고 외치는 너의 마음 속 소리를 들으며,

난 눈물이 나려는 줄 알았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벅차오는 그런 느낌, 

너의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서둘러 널 들여보낸 후, 

참고 있던 감정을 놓치는 순간 웃음이 나와버렸다. 

나조차 어색해져 난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고, 

하지만 혹시 니가 그런 나를 보진 않을까 하는 맘에 

서둘러 다시 걸음을 옮겼다. 

어떻게 방으로 돌아왔는지 잘 생각도 나질 않는다. 

뭐랄까... 두 눈은 앞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장면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도중 흩어져 버리는 듯이, 

문자오는 소리가 들리고, 그 문자가 너에게 온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핸드폰을 열어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보기가 두려웠다. 

방에 들어와 갑갑한 마음에 물을 들이키고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죄인처럼 앉아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내 앞에 놓여있는 핸드폰.... 

불안한 맘을 진정시키고 너의 문자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자꾸만 울컥거리고 가빠오는 호흡에, 가슴을 주먹으로 치면서 

진정시켜야 했다. 

그래... 이걸로 된거지.. 잠시동안 이었지만 너의 곁에서 

난 이토록 큰 행복을 얻었으니까.... 

그리고 그 행복들이 몇 배로 나에게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도, 

모두 내가 저질러 놓은 일에 대한, 내가 혼자 감당해야 할 

죄값이겠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을 추스리는 나를 보면서, 

아직도 너를 미워하지 못하는 내가 더욱 더 바보같았다. 

참아야겠지... 아파도.. 아프고 아프다 보면... 계속 아프다 보면.. 

언젠가는 무뎌지겠지.....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을 꽉 채우느라 손에 들고 있던 담배가 

필터까지 타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뜨거움에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너의 말대로, 나 혼자만 이러니까, 나만 아직 못 끝냈으니까, 

너에게도 짐이 된 거겠지. 

너에게 부담이 되는 순간 너를 떠나겠다고, 

너를 만나는 동안 수 없이 내게 다짐하고 약속했다. 

이젠 내가 떠나야 할 때가 와버린 것 같다. 

하지만 너의 마음속에 사랑은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이었다는...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내 욕심은, 

마지막 이 순간까지도 어쩔 수가 없다. 

니가 행복하길 바라지만, 그런 행복한 모습을 볼 자신은 없는, 

답답한 나를 이제 다신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한번도 네게 말하진 못했던 말, 말할 용기도 없었지만,,,, 

정말 사랑했던, 너를 잊기엔 쓸쓸한 계절이 될 것 같다. 

안녕 이라는 말의 의미가 두 가지 인 것처럼, 

내게 사랑과 동시에 슬픔이었던 너에게 쓰는 마지막 일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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