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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모음 2
게시물ID : panic_125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르테
추천 : 17
조회수 : 430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2/24 15:04:11
할아버지의 죽음
 

제가 중학교 2학년 무렵,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가 걸려와서 가족 전원이 병원으로
달갔습니다. 그렇지만 의사가「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었습니다」라고 해서 가슴을 쓸어 
내리며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 한밤 중. 할아버지의 용태가 급변해서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 때 형은 친구 집에서 마작을 하고 있었으므로 집에는 없었습니다. 나는 할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 사실을 알리려 형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형! 형!」

집 밖에서 한참동안 형을 부르자, 새벽녘이라 어두웠음에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새파란 얼굴이 된 형이 친구 집 2층 창문으로부터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셨대」

내가 그렇게 알리자 형은

「···. 역시 그런가··」

다음에 형으로부터 이야기를 듣자, 마작 도중 화장실에 잠깐 간 형이 세면대에서 손을 
씻다가 문득 거울을 보니까 형 뒤에서 할아버지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계셨다고 합니다. 
당분간 그 자리에 꼼짝달싹 못하고 할아버지가 사라질 때까지 보고 있었을 때 제 목소리가 
집 밖에서 들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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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찍힌 사진


한 카메라맨이 어느 눈 덮인 산에 조수와 함께 촬영을 하러 갔다. 촬영을 하던 도중 눈길에
미끄러진 조수가 크게 다쳤다. 그러나 아직 예정된 사진들을 모두 찍지 못했기 때문에 카메
라맨은 눈 덮힌 산을 내려가지 않고 촬영을 속행했다. 그러던 중 조수의 상처는 급속히 악화
되어, 며칠 후에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일을 끝내지 못한 카메라맨은 산을 내려가지 않고 묵고 있던 오두막 옆에 조수를 
묻고는 혼자 촬영을 계속했다. 다음 날 아침, 카메라맨이 눈을 뜨자 왠일인지 조수의 시체가 
자기 옆에 있었다. 

「분명히 어제 묻었는데... 」하고는 다시 조수의 시체를 땅에 묻고 촬영을 했다.

그런 일이 며칠동안 계속되므로,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한 카메라맨은 마지막 날 자신의 침대
가 보이는 위치에 연속 사진이 찍히는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잤다. 다음 날 아침, 역시 조수의
시체는 자기 옆에 있었다. 그리고 하산했다. 회사로 돌아온 카메라맨은, 어젯밤 오두막에 설
치한 카메라의 필름을 스스로 현상했다.

거기에 찍혀있던 것은, 자다가 일어나 침대에서 빠져나와 오두막을 나간 후 조수의 시체를 
어깨에 메고 와서 다시 자기 옆에 두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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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저는 예전에 어느 클럽의 부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클럽은 매년 신입생을 받을 때마다
담력시험을 하는 것이 전통행사라서 제가 부장이 된 해도 그 행사를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담력시험의 장소로 선택된 것은 일년 전에 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하는 폐가였습니다. 
신입생은 3명. 한밤 중에 모두가 지켜보는 와중에 한 명씩 폐가에 들어가서 미리 안쪽에 
두고 온 배지를 가져온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한 명이 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는 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그를 찾는 것도 겸해서 두 번째 사람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번째가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세 명 중 가장 체격이 
좋았고 담력도 있어 보였기에, 저희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도 돌아오지 않았습
니다. 사고의 가능성도 있어서, 전원이 폐가을 함께 들어가 찾아보았지만 세 명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때, 저는 위에서 똑똑, 똑똑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리는 희미합니다만, 확실히 들려왔습니다. 저는 공포를 억누르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가까이 갔습니다. 소리는 지붕 위에서 들려왔습니다. 저는 창문을 열고 밖으로 기어올라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에는 3번째 신입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은 채로 이유모를 작은 소리를 중얼거리며 지붕을 더러워진 해머로 똑똑, 똑똑 두드린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에게 말을 걸어도 그는 어떤 반응도 나타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른 부원을 불러, 그를 억지로 질질 끌어 내린 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후 아무리 찾아도 2명의 신입생은 발견되지 않았습
니다. 문제를 일으킨 클럽은 폐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매년 그 날이 되면 그 때 부원이었던 사람 중 누군가 한 명은 반드시 발광을 하다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해머로 마루를 똑똑, 똑똑
두드리다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내일이 바로 그 날로, 남아 있는 부원은 저 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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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풍경
 

지하철의 지하도에서 빠져 나오자,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우산을 갖고 있었기에
우산을 쓰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지 길거리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무어라고
딱히 짚기는 어려웠지만 묘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엇갈리는 사람 모두가 아무도 우산을 쓰고 있지 않았다. 이렇게나 억수같이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모두들 과묵하고 어두운 얼굴이었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길거리에서 택시 한 대가 멈춰 서더니, 운전기사는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타라고 소리쳤다. 별로 지갑에 돈이 없었기에 안 탄다고 했지만, 

「돈 따위는 안 내도 좋으니까, 어쨌든 타!」

하고 말하는 택시기사의 기세에 밀리기도 했고, 길거리의 뭔가 묘한 분위기가 싫기도 해서
도망치듯 그 택시에 올라탔다. 한참을 달리다가 왜 나를 태웠냐고 물으니 택시기사는 혀를
차며 말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마치 혼잡한 길을 걷는 것처럼 이리저리 피하면서 걷는 모양새를 보니
저거 내가 안 도와주면 저승가겠구나 싶어서 말이야……너 뭐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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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멓게타버린 남자
 

내가 레지던트였던 시절, 당직이었던 날 밤, 응급환자가 발생해서 나는 서둘러 응급실로 
불려갔다.

내가 응급실에 가자 마침 환자가 구급차로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에서 옮겨진 것은 
새카맣게 탄 시체(처럼 보였다)였다. 구급차의 스탭에게 묻자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로
불붙은 차 속에 남겨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50대의 남성이었다. 

일단 살아는 있었지만, 피부는 완전히 새카맣게 타버려서 고기굽는 냄새가 아직도 날
정도였다. 그 사람이 타는 냄새가 지독해서 나는 토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환자는 미동
조차 하지 않았다. 즉, 이제 이 환자가 죽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대단한 환자입니다. 아직도 심장이 멎지 않았습니다. 뭐, 더이상은 무리겠지만요」

하고 구급대원은 말했다. 의사도「이야― 이건 대단하구만」하고 말할 뿐 치료는 할 
생각조차 없어보였다.「심하다····」간호사도 이미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

나는 일단 검사를 하기위해 준비했다. 진단 기기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준비를 하고
있자, 그 시커멓게 타버린 환자가 옮겨져왔다. 나는 검사를 위해 바늘을 찌르려 그 환
자 팔의 혈관을 찾았지만 온 피부가 다 타버린 상황에 혈관을 찾을 길이 없었다.

「아―, 이거 형편없구만. 어디부터 손대야 하나」하고 나는 중얼거렸다.

그나마 덜 탄 피부를 찾으려고 팔을 잡았을 때, 그 환자가 말했다. 
「···그렇게나 심합니까····」 
「아, 아」

나는 말문이 막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쭉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들의 회화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방안에 있던, 의사, 간호사, 나, 구급대원, 전원이 
얼어붙었다. 
그러부터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 환자는 죽었지만, 몇번이나「저는 죽는 겁니까?」하고
묻었고, 우리들은 계속 도망치고 싶은 충동에 휩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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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 병동
 

일부 대형 병원의 경우 기형아로 태어난 아이들만 따로 모은 방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다른 정상아들과 같이 둘 경우 혐오감이나 병원 이미지 문제도 있고, 기형아 부모들에게도 
정상아들과 자신의 아이를 같이 보는 것은 매우 견디기 힘든 일일테니까.

어쨌든 아는 사람 중에 그 기형아 병동의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의 이야기. 

기형아라고는 해도, 너무 심한 기형같은 경우에 처음에 다소 무서울 뿐, 어차피 아기들일
뿐이고 익숙해지면 역시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알바를 계속할 수 없
었던 이유는 그 부모들 때문. 

그 기형아들의 머리 맡에서 말없이 뜨개질만 하는 애엄마들의 우울함은 정말 섬뜩할 정도
였다고 한다. 서로에 대한 말이 단 한 마디도 없는 방…. 그 음울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도
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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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부적
 

이쿠미는 초등학생이 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후 재혼도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이쿠미를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보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무리를 한 나머지 어머니는 중병에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몸이 좋아지면 
또 일을 시작하고 또 쓰러지고···. 그런 삶을 반복하던 도중 어머니는 끝내 일어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더이상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엄마는 
부적이 든 작은 주머니 1개를 이쿠미에 쥐어주었습니다, 
「미안하구나 이쿠미. 이제부터는 혼자니까 열심히 노력해야 돼. 그렇지만, 도저히 
괴롭고 견딜 수 없게 되면 이 주머니를 열어봐」

얼마 후 엄마는 죽어 버렸습니다. 이쿠미는 엄마에게 받은 부적을 목욕을 할 때 이외는 
절대로 몸에서 떼어 놓지 않고 가지고 다녔습니다. 

어느 친구들과 풀에 갔을 때 탈의실에서 이쿠미의 부적이 화제가 되어 그 안을 살펴보자고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화를 낸 이쿠미였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제일 궁금했던 것
이 자기였던 터라 곧 집에 돌아온 후에 혼자 부적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안에는 작게 접힌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뭐야 겨우 이거? 하고 맥 빠진
한숨을 쉰 이쿠미가 그 종이를 꺼내 펴보자 거기에는··· 
떨리는 글씨로「이쿠미, 죽어」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출처] 괴담 모음|작성자 루엔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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