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환경생태학 강의를 들어갔는데 첫강의가 사대강이라서 놀란 썰
게시물ID : sisa_7593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vislevian
추천 : 4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07 00:00:56
음.. 제목그대로인데 과게에 가야할지 시사게에 가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시사게에 올릴게여

말 그대로 개학 이후 있는 첫 강의가 4대강이라서 놀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보통 첫강의는 간단하게 강의에서 쓸 교재라던가 평가방법같은걸 언급하시고 간단하게 수업을 하시죠. 그런데 첫수업에 교수님이 안들어오시는겁니다;; 대신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따신 선배님이 오셔서 본인이 쓰셨던 논문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이 선배님의 사정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ㅎㅎ
군대를 막 제대하고나서 뭘할지 고민하시다가 우연히 학술제에 참가하셨는데 하필 필드에 뻔질나게 나가는.. 생태학 연구실로 찾아가신겁니다..(아무도 안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는데 과연..;;;)
거기서 처음 가신게 낙동강에 고기 잡으러 가는 일이랍니다 :-)

그게 2007년입니다. 그렇습니다.. 4대강 이전인 겁니다.
2007년 이후 계속 필드에 나가서 고기잡고 그거 데이터 분석하면서 이걸 논문으로 쓸수 있을지, 자신이 어부가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하셨던 때도 있으셨다는데..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4대강이죠.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쓸 때가 왔습니다!
(물론 공사이후 데이터도 수집해야지요 ㅎㅎ)
낙동강에 대대로 고기를 잡아온 어부분이 계신데 이분이 하루에 어느지점에서 무슨 고기를 잡았는지 다 기록한 장부를 들고계시더라구요;; 이분들 도움도 받고 공사 전/후에 계속 필드돌면서 찍었던 사진을 비교하면서 결과를 내셨는데..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상태가 심각합니다;;

과에서 고기를 잡으러 간 곳이 여러곳인데 설명해주신게 일단 왜관, 적포, 물금입니다.

왜관을 보면.. 공사이전에는 그냥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로 수심도 얕고 강의 주변부가 잘 발달되어있어서 생물다양성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공사이후에는 아예 저수지가 되어버려서 배타고 건너야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적포는 공사전에는 강의 유속이 빠르고 여기도 수심이 얕았는데 공사이후에는 유심이 심하게 느려지고 수심도 증가해버립니다.

물금도 위의 경우랑 비슷하게 수심이 거의 2배 이상 증가하고 수변부가 감소하는 일이 벌어지지요.

이렇게 말하면 이게 무슨일인데??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래서 낙동강의 어류집단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분석해봅니다.

뭐.. 공사하는도중에는 물고기고 뭐고 잘 못사는게 사실이죠. 그럼 공사 끝나고 나서 그게 다 회복되었느냐?

결론만 말하자면 개판이지요.
수심이 늘어나고 강변이 줄어들어서 생물다양성이 심하게 감소하고 유속이 느려져서 정수어류(저수지같은데 사는 물고기들)가 우점하게 됩니다. 그런데 골때리게도 우리나라 고유종이 아니라 외래어종이 활개쳐요. 여러분 아시는 배스같은거요..

물고기의 크기 자체도 죽었습니다. 신장&체중을 대입해서 물고기가 잘먹고 잘사는지를 수치화하는 공식이 있는데요 이걸 공사 전/후에 잡은 물고기로 통계를 내봅니다.
수치를 비교해보면 공사전의 물고기가 정상이라면 공사 후에는 빼빼마른 물고기들이 잡힙니다.

게다가 거의 절멸한 종도 있습니다.
낙동강에는 납지리라는 물고기가 살아요. 각시붕어라고도 부르는데 얘네가 꽤 특이한 물고기입니다.
얘들은 조개에 알을 낳아요.
이매패류의 출수공에 알을 낳아서 조개가 뿜는 물을 이용해서 알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종의 공생관계를 이용해서 번식을 하는거죠.
얘네 이제 낙동강에서 안잡힙니다.
필드 나가서도 한마리도 못잡으셨대요.
4대강때문에 조개가 다 쓸려나갔으니 당연히 고기도 버티지는 못하겠지요.

안잡아먹는 고기에 문제가 있으니까 상관없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런데 낙동강에서 잡히는 고기도 줄어들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굉장히 꼼꼼하신(?) 어부분이 그냘 잡히는 고기의 수, 종류 등을 죄다 장부에 적어놓으신(..)분의 장부와 공사이후에 쌓은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낙동강의 경제성어류인 잉어,붕어, 실뱀장어 등이 거의 수직하강합니다. 그것도 위에서 말씀드린 안잡아먹는 고기보다도 더 심하게 피해를 받았어요.



낙동강이 미쳐돌아간다고 하셨던 교수님 얘기가 이얘기였던거지요;;;
음.. 이런데도 환경부는 아직 연구중이라면서 발표도 안하고 끙끙댄다는데..
대학원생이 낸 데이터도 이런식인데 도대체 환경부에서 모은 학자님들은 뭐하시는건지..??


어.. 어떻게 끝내야되죠?
음.. 뿅???
출처 우리학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