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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 대화가 하고싶다.
게시물ID : gomin_12550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W1rY
추천 : 2
조회수 : 25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1/09 23:03:37
우리 엄마와 아빠는 헤어졌다. 
가난한 우리집의 아빠는 늘 술을마셨고 엄마는 늘 아빠만 책망하는 허영많은 아줌마였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외롭고 쓸쓸하다.
비단 사회생활이 아니더라도 그럴것이다. 
친구들이나 부모님 혹은 배우자나 자식들이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살을 부대끼는 육체적 외로움이아닌 마음 저 깊이 '아 나는 혼자구나..' 하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로움. 

내입속 혀처럼 굴어주는 사람을 바라는게 아니다. 
나와 대화할수있는사람. 
나와 공감할수 있는사람, 같은 감정을 공유할수 있는사람을 원했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을 절대적으로 무조건 공감하고 이해해줄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난 늘 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혹시나 배신당할까 상처받을까 전전긍긍하며 내 모습을 숨긴 채 감정을 한 발 뒤로 빼고는 모양과 두께만 달랐지 늘 가면을 쓰고있는 내모습을 보고 말이다.  

'난 걱정마. 잘지내. 건강해. 엄청 행복해'라며 걱정 안끼치려 애쓰는 효녀가면 

'선배님 말이 맞죠. 무조건 제 잘못입니다. 선배님 덕분이죠'라며 생계를위해 참아가며 쓰는 사회인가면 

'됐어 내신경쓰지말고 하던거 해'라며 더 이상 감정에 솔직해지지 않고 이별을 준비하는 애인가면 

'아 얘는 바쁘겠지? 시간없을텐데 멀리 사니까..'라며 스스로 선을 그어버리는 친구가면  

거짓이다... 솔직하지 못하다 

엄마.. 나 힘들다.. 보고싶어..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같이 살고싶어.. 
ㅡ 
선배야 왜 잘되면 니탓 안되면 내탓일까? 무슨 권리로 날 함부로 대해? 
ㅡ 
자기야 내말은 귓등으로도 안듣네 그만큼 난 이제 신경쓰일만한 존재가 아닌가봐 내가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됐나보다 ㅡ 
아.. 친하긴했는데 무슨말하지? 괜히 어색하려나? 오랜만에 보고싶긴한데 전화는 좀 그렇고 문자나 해볼까..? 아님말고  

이 간극의 가면을 대화가 충분히 통하면 깰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은 왜 헤어졌을까? 
돈이 없어서? 
아빠는 술을 마시고 엄마는 허영이 많아서? 
아니다. 대화가 부족해서다. 

가난은 물려주지 않겠다며 공사판으로 뛰어든 아빠는 술이아니면 그 고단함을 이길수 없어 술을 마셨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부족하지않게 우릴키우려 했던 엄마는 부업도 마다않으며 본인에겐 십원 한푼 쓰지 않으면서 학습지라도 시키려는 허영을 보였다. 
전부 당신들 자식을 위한 일이었다. 
같은 꿈을가지고 살면서도 헤어졌다. 
서로를 이해하지못해서. 대화의 부재로.  

그런데 살다보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쉽지않다. 
친구건 애인이건 부모나 자식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사교성으로 친구와 지인이 많다고 자부했었지만 외롭고 쓸쓸하다.. 
절실히 느껴진다.군중속의 고독. 

발가벗은 나를 마주해도 담백하게 이해해줄수있는 대화가 잘통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기도한다. 
제발 내가 번데기인 주제에 날 이해하는 사람 없다며 투정부리는 모순덩어리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아직까지 오늘은 사무치게 외로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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