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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게시물ID : gomin_12550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있긔없긔
추천 : 2
조회수 : 2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1/09 23:37:44
  우리는 비난의 시대에 살고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비난이 난무한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면, 맞춤법 틀렸다고 멍청하다고 하는거(정작 틀린 당사자에게는 말 못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 맞춤법 틀리는사람? 아마 전국민의 99.9%는 살면서 한번 이상 맞춤법을 틀렸을 것이다.
  틀리면 가르쳐주면 되는 것이고, 다르면 이해해주고, 이해도 안되면 인정해주면 된다. 그래, 니 생각이 비록 이해는 안되더라도 어떤 사연이 있었으니 그런 생각을 했겠지. 하고 말이다. 
  이 글은 사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나도 20대 초반에 군대에서 주임원사와 면담을 하다가 자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받았다. '자살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만 말했어야 하는데 '자살한 사람들'까지 싸잡아서 이해가 안된다고,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지 왜 죽음을 택했냐고.. 철없는 소리를 했다. 비록 그 자리는 군대이고, 단지 자살예방 차원에서 물어본 것이라 그냥 넘어가서 나도 몇년동안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갈 수록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녹록치 않구나를 느끼고, 주위 사람들을 보고, 뉴스를 보고, 어른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때 내가 참 철없는 소리를, 멍청한 소리를 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삶을 포기할 만큼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자살은 유일한 희망이고 안식처였을지도모른다는 것을.. 
  타인을 내 사고방식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이었다.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는 거였는데.. 자살율 1위인 국가에 살면서도 자살에 대해 그렇게 가볍게 생각한 내가 바보같았다. (물론 내가 자살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최소한 죽은 사람들을 언급하여 또 욕되게 하지 말고 적어도 이해는 해줬어야 했다는 말이다)
  훌륭한 사람은 자기비판이 철저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최소한 훌륭하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 내 자신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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