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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없는 우리집
게시물ID : wedlock_4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리무리
추천 : 2
조회수 : 11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08 13:01:15

요즘 명절철이다 보니 벌써 시댁 스트레스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그런 분들에게는 염장글일지도 모르지만, 자라나는 새내기부부(?)들에게 이런 집도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먼저 저희 부부는 고딩 동창입니다. 고2때 만나서 8년 연애하고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저희집은 저 고딩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식당일 하시며 두 아들 키우시느라 임대 아파트 하나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나마 저는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입사 2년 차에 결혼을 하느라 가진 돈 3천으로 원룸 전세부터 시작했습니다.


결혼 전 인사드리러 갈 때 혹시나 저희집이나 부모님을 무시하는 말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뛰쳐나와야지 하고 마음 먹고 갔는데


막상 장인어른 장모님은 그런건 하나도 안 물어보시고 둘이 알아서 살아라~ 나도 못 도와준다~ 이러고 끝내셨네요.


다행히 장인어른이 공무원이시라 퇴직하고 연금생활하셔서 명절 생신 외에 따로 용돈은 안 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요양사 일하시느라 시댁 처가 저희집 다 각자 벌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명절 때는 시댁은 제사를 안 지내서 보통 전날 처가집에 가서 집청소하고 손님맞이 준비하고 자고 다음날 아침에 처가제사 지내고


처가산소 갔다가 점심 먹고 저희집 큰집으로 인사드리러 갑니다. 장인어른이 처가에 5형제 중 장남이신데 할아버님도 교사셨고


5형제가 다 교사, 공무원이라 다들 점잖으시네요.


처가와 어머니집과는 차로 10분 거리고 큰집도 15분? 거리입니다. 어머니 5남매 이하 친척들이 다 주변에 모여 살아서


평소에도 주말에 밥먹자고 콜하면 20명 정도는 모이는 편이에요.. 어머니 형제분들끼리 사이가 좋으셔서


밑에 사촌형제들끼리도 우애가 좋습니다. 와이프도 고딩 때부터 저랑 붙어다녀서 모르는 친척들이 없으니 편하게 대해주시고요.


(물론 그래도 시댁이니 제가 모르는 눈치가 있겠지만.. 누가 뭐 먹을거라도 가져오라고 시키면 애 보라 하고 제가 가져오거나


갖다드쇼~ 하고 실드를 쳐주죠)


어머니는 요양사일을 하시는데 병원이 2교대 근무라 명절에 잘 못 쉬시는 경우가 많네요. 그래서 명절날엔 어머니집에서 저희끼리


자고 하루 더 쉬었다가 올라오곤 합니다. 따로 음식도 안하는 편이고, 해도 어머니가 직접 갈비나 탕 같은거 만드시고요.


요번 명절에는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내네요. 명절 전날 저녁에 친구랑 만나기로 했고 명절 뒷날에도 다른 친구 만나기로 했다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저희 애들은 3살 4살인데 엄마보다 몸으로 부대끼며 놀아주는 아빠를 더 좋아하는 편이고


친척집 가면 조카들이 많아서 던져놓으면 요새 지들끼리 잘 놀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어차피 제사도 안 지내고 그동안 애들 보느라


힘들었을텐데 쉬었다 와라고 하십니다. 카드 + 20만원 주기로 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명절 고유의 취지와는 다르게 고통받으실텐데 그럼에도 이런 글을 왜 쓰느냐 하면


서로 반대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명절에는 남편 부인 따지지말고 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서로의 반려이니까


시대가 바뀐만큼 관습?도 우리 스스로 바꿔가자는 거에요. 설에 시댁에 먼저 갔으면 추석엔 처가에 먼저 가고, 와이프 힘들게


주방에만 보내지말고 남자들도 같이 상차리고 치우는거도 도와주시고, 고생했다고 서로 어깨도 주물러 주시고


그러다보면 또 둘째 셋째도 생기는거고.. 므흣


힘내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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