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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세르크 지금도 보는사람 있나용
게시물ID : freeboard_12556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
조회수 : 266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6/01/31 21: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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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뒹굴뒹굴 하다가, 오래전에 받아둔 베르세르크 라는 만화책을 다시 펼쳐보았습니당.
제가 읽은 만화책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들만큼 심오한 느낌을 주는데요. ㅎㅎ 아마 덴마도 그중에 하나일듯.
 
사이다 게시판에서 자주 출몰하던 본인의 성격과 같이, 베르세르크는 고등학생이던 본인의 마음속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지요.
저도 얼마전부터 시리즈 형식으로 글을 몇일간 유지해 봐서 느낀건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한듯 합니다.
오늘날은 웹툰작가들이 한 예로 들겠네요. 그러나 웹툰은 바로바로 독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기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자칫하면 작가의 멘탈이 부서져서, 스토리가 꼬일 수 도 있으니까요.
 
일본 작가들 보면, 참 외곽일변도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거 같아요. 헌터헌터가 대표적인 예.. 그리고 미우라켄타로...
죽기전엔 완결을 만들어 주셔야 할텐데.. 드래곤볼 작가가 죽어버린 불상사는 없길 바랄뿐..
 
제 성격과 마찬가지로, 미우라 켄타로는 우리 사회에 "금기"를 베르세르크에 담아 내었는데요.
살인, 괴물, 종교, 섹스, 강간, 수간, 근친, 동성애, 뭐 하나라도 잘못 건들면 작가 손모가지 날아갈 만한 주제를
하나의 만화에 모두 다룬다는건 보통 강심장으로는 불가능 할것 같네요. ㅎㅎ
 
제가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는 역시 '그리피스', 별개로 '파르네제' 와 '세르피코' 콤비입니다. ㅎㅎ
 
그리피스..뭐 먼치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실제 만화의 시점은 가츠(주인공)의 타오르는 듯한 격정으로 이끌려 가고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모두 그리피스의 흐름안에 포함되어 있는듯 보입니다. 잘생기고, 머리좋고, 싸움 잘하고, 가슴속 야망이 명확한 남자.
눈이 부시는 캐릭터.  
 
1-3권에서 주인공의 강함과 만화 특유의 잔인한 액션이 이루어 졌다면, 3-8~9권까지는 정말 제목대로 "황금시대"를 표현해 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어나갔죠. 거친 전장에서 피어오르는 소망, 꿈. 동료 간의 갈등, 애정, 우정, 고뇌..모든게 한폭의 작품을 완성시켜냈습니다.
 
그리고 10권과 13권 사이 "강마의식"에서 그 모든걸 산산조각 내버렸죠.. 페무토로 전생한 그리피스가 여주를....그때 헛구역질을 했다는...
당시 학생의 마음에 상당한 주화입마가 일어나서 구독을 멈추었습니다... 다시 책을 열어봤을때는 군대 전역하고 나서 일겁니다. ㅎㅎ
 
다시 접한 베르세르크는 또다른 시야를 보여주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저마다 정신적인 '성장'의 시점이 멈추어 버렸다.
이 만화는 성장 만화다.
 
가츠      : 양아버지의 계략으로 강간을 당했을때, 성장이 멈춤. (트라우마)
그리피스: 어릴적 성을 바라보던 시점에서 성장을 멈춤. (소유욕, 쟁취욕)
캐스커   : 그리피스와의 만남 이후로 그 울타리에 갖히어 성장이 멈춤. (맹목적 추종)
파르네제: 귀족신분에 큰 저택에 고립되어 살며, 성장을 멈춤. (소통의 부재)
세르피코: 변화를 두려워 하여, 스스로의 성장을 거부. (순응)
 
그리고, 현재 엘프헬름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파티가 이루어 졌는데, 지금에서야 조금씩 성장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인간계에 환생한 그리피스도 성장을 경험할지도요..
 
제가 생각한 각자의 성장을 멈춘 계기가 참 제가 바라보던 세상의 흐름과, 사람들의 이야기 들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예전 즐겨보던 고민게시판을 생각해보면, 각자의 트라우마, 욕심, 순응, 소통 사이에 번뇌로 고민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벗어난것 같지만, 느껴지는 그런 느낌.
 
한 유저를 보면, 다른 게시글에는 일반인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만, 유독 한가지 주제에 만큼은
대단한 반응을 보이시던 분들도 보이기도 하고. 과연 어떤 원인이 그속에 존재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그 분들의 모든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기도 해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는 어디서 성장이 멈추었던가. 지금 내 나이에 맞는 성장속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나에 트라우마는 무엇인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는건 아닌지 (어떤 정치적 개념),
주변 사람들과 소통은 잘 하고 있는지, 현재 삶의 흐름에 순응하고 있는건 아닌지. 자기전에 한번씩 생각해보게 되네요.
 
만화에서 자주 다루는 말 "인과 율".
그때문에 지하철을 타면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잠깐의 생각에 잠길때는 세상에는 정말 인과 율 같은 정해진 법칙이 존재하는 걸까?
거스를 수 없는 공식이라는게 있을까. 제갈공명이 말한 '시운' 역시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나비효과 역시도 어떤
공식에 의해 나비의 날개짓이 큰 폭풍이 되는건 아닐까. 그런 공식을 알면 참 편하겠다 헤헷. 하기도 합니다.
 
만원의 지하철에서 어라. 내가 저 아저씨와 어깨를 부딛히지 않았다면 앞으로의 내 삶의 흐름은 어떻게 바뀔까?
내가 저기 길가는 사람을 불러세우면, 내가 불러세우기 전 저 사람의 하루의 공식이 완전히 변해버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감히 누군가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데 이유없이 이루어 지진 않습니다. 그 시절, 그 순간, 있어야 할곳에 있는 그것은 그런 물건(베헤리트).
처럼.. 그러면 마냥 방구적에 있기보다는 기다리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그 시절, 그 순간, 있어야 할 곳에 있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지.
만화에 베헤리트라는 열쇠는 참 오묘한 물건인듯 합니다. 제게도 그런 베헤리트 같은 인연들이 있었지요.
그리고 다른 인과 율의 흐름에 따라 손에서 없어지기도..
 
제가 몇몇 유저분들과 말다툼을 하면서 하는말이, "역시 보고싶은걸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판단하시는군요." 인데요. (뭐 저도 잘난거 없지만)
베르세르크에 보면, 파르네제는 엘프를 보지 못합니다. 일반 인들, 특히 어른들 일 수록 엘프를 볼 수 없지요.
마음속에 굳게 있다고 믿는 것들은 보이지만, 마음속에 없다고 믿는것들은 볼 수가 없는 이치였습니다. 당시의 세계관으로 인해,
사람들은 보고싶은걸 보고, 듣고싶은걸 듣지요.
 
20권 단죄의 탑 편에서 주인공이 대중들을 향해 소리칩니다.
 
"기도만 하고 있을 뿐이지 않나!? 수천명, 수만명이 모여서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는데도! 기도만 하고있을 뿐 아닌가!?
 여자 하나한테 매달리지 말란 말이다!!"
 
사실 저 대사를 읽으며, 시원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수천 수만의 생명들은 만화 스타일 답게, 그냥 잔인하게 녹아버리죠..ㅎㅎ
맹목적 추종자들에 대한 최후가 아닐까 싶기도...
결국 살아남은 소수의 인원은 그 순간에도, 살기위해 머리회전을 하고, 뜻이 같은 자들과 협력하고, 발버둥친 사람들만 살아 남습니다.
그러나, 그 수천 수만명이 사라져도, 세계관은 바꿀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벌어지는 큰 사건. 판타지아. 큐샨의 가니슈카대제를 소멸 시킬때, 또다른 차원의 세계가 열립니다.
더이상 보지않으려 해도 볼 수밖에 없고, 듣기 싫어도 들릴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저는 판타지아 세계가 열렸을때,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고드핸드, 다섯 천사(악마)는 신의 의지에 대리인들 이라고 하는데. 신의 의지는 무엇일까?
아마 그 판타지아가 열렸을때, 그것이 신의 의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신은 사람들에게, 대중들에게 소리치고, 주장하며 존재를 알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세계관으로 사람들은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들었지요. 그것이 세계를 바꾸면서, 이젠 강제로 보이도록, 강제로 들리도록 해버린 건 아닐지..
더이상 비슷한 무리끼리 헐뜯고, 배신하고, 증오하고 증오당하고, 조롱하고 조롱당하는 '여유'가 없도록. 항상 방심하지 않고 '긴장'하며
살도록 만드는것 아닐지..
 
오랫만에 만화를 봤더니, 참 이상한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앞으로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참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리피스의 얼어붙은 마음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싶네요.
아직도 강마의식에서 그리피스의 행위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ㅎㅎ 그 충격적인 진실에 대해 이유를 좀 물어보고 싶네요.
 
자유게시판이라 자유롭게 한번 떠들어 봤습니다. ㅎㅎ 내일도 좋은 일주일 시작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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