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41·경기도 부천시)씨는 세월호 사고의 생존자다. 그는 현재 집 근처 병원에 4일째 입원 중이다. 생사(生死)의 고비에서 운 좋게 그는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모두 크게 탈이 났다. 배가 기울던 급박한 순간에 어디에 찧었는지 머리는 항상 깨질 듯 아프다. 밤마다 잠을 청해보지만 10분 이상 눈을 감을 수가 없다. 선잠에 든 순간 그날의 잔혹한 기억이 꿈으로 찾아와 선명해진다. 그는 “소용돌이 물살에 빨려 들어가면서 ‘살려주세요’라고 소리 지르던 아이들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들이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이 아닌 일반인 생존자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 생존자는 174명. 이 중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75명이다. 이들은 현재 고대안산병원에 입원해 PTSD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 생존자 99명은 체계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최소한의 응급조치만 받고 귀가했다. 강씨는 “학생들이 더 급하고 우선인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나 같은 사람도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 악몽에 시달리고 불안 증세가 심해 병원에서 나갈 수도 없다. 당장 생업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세월호 관련 심리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생존자와 사망자 유가족의 불안과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안산 단원고 학생 1명당 주치의 1명을 배정하고, 최소 3년간 안산 지역 피해자와 주민의 PTSD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반인 생존자에 대해서는 거주지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상담전화(1577-0199)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전부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인 대책이 부실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해경이 개인정보 유출과 구조작업 우선 등을 이유로 아직 생존자 명단을 주지 않고 있는데, 명단을 받는 대로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심리치료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립서울병원에 ‘중앙심리외상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종의 정신응급센터다.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은 “이번 사고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큰 상처는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존 학생들, 외부 뉴스 차단=생존한 단원고 학생 중 74명은 고대안산병원에서, 1명은 안산한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1일 개별 면담과 단체 면담을 했다. 정신적 충격을 막기 위해 뉴스 시청은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다. 외부 면회도 엄격히 제한됐다. 병원 소속 정신보건 전문의 7명, 임상병리사 5명 등이 24시간 학생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한창수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는 때는 레크리에이션 등 프로그램을 진행해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감정 마비, 불안감 등을 호소하던 학생들이 입원 초기에 비해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심각한 PTSD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상훈 고대안산병원장은 “학생 중 40%가량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고, 20% 정도는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주영·김혜미 기자, 안산=이상화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들이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이 아닌 일반인 생존자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 생존자는 174명. 이 중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75명이다. 이들은 현재 고대안산병원에 입원해 PTSD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 생존자 99명은 체계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최소한의 응급조치만 받고 귀가했다. 강씨는 “학생들이 더 급하고 우선인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나 같은 사람도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 악몽에 시달리고 불안 증세가 심해 병원에서 나갈 수도 없다. 당장 생업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세월호 관련 심리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생존자와 사망자 유가족의 불안과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안산 단원고 학생 1명당 주치의 1명을 배정하고, 최소 3년간 안산 지역 피해자와 주민의 PTSD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반인 생존자에 대해서는 거주지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상담전화(1577-0199)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전부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인 대책이 부실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해경이 개인정보 유출과 구조작업 우선 등을 이유로 아직 생존자 명단을 주지 않고 있는데, 명단을 받는 대로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심리치료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립서울병원에 ‘중앙심리외상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종의 정신응급센터다.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은 “이번 사고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큰 상처는 없지만 정신적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존 학생들, 외부 뉴스 차단=생존한 단원고 학생 중 74명은 고대안산병원에서, 1명은 안산한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1일 개별 면담과 단체 면담을 했다. 정신적 충격을 막기 위해 뉴스 시청은 최대한 차단할 계획이다. 외부 면회도 엄격히 제한됐다. 병원 소속 정신보건 전문의 7명, 임상병리사 5명 등이 24시간 학생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한창수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는 때는 레크리에이션 등 프로그램을 진행해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감정 마비, 불안감 등을 호소하던 학생들이 입원 초기에 비해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심각한 PTSD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상훈 고대안산병원장은 “학생 중 40%가량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고, 20% 정도는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주영·김혜미 기자, 안산=이상화 기자
답답하고 속상하네요.. 이분들은 왜 방치해놓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