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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역이야기
게시물ID : panic_125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르테
추천 : 11
조회수 : 577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02/24 19:05:35
지금 제나이가 꺾어서 30입니다만...

이제와서야 이런글을 쓸수있는건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일겁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맞이한 대학생 여름방학때였습니다.




부산에서 학교생활과 하숙생활을 하고있었기 때문에

근처에 알바자리가 급했었습니다. 

대학생이다보니 돈이 많이 궁했었거든요.

그래서 알게된게 역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철도청에 정식적으로 등록된 사원같은게 아니라..(당시)

청소부터, 역사에서 잠든 취객을 깨우는 일까지

아무튼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잡다한 것 까지 다하는 일이였습니다.



사건이 처음있던 날도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였습니다.

어느날처럼 똑같이 역사에 있는 쓰레기를 줍고있었고

시간이 늦었었기 때문에..(기차가 다니지 않았던 걸로봐서는.. 아마 12시가 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역사 안뿐만이 아니라, 철도길 근처에 쓰레기도 줍고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왔기때문에, 짜증나는걸 뒤로하고

'빨리하고 좀 쉬어야겠다'

는 생각만 하면서 쓰레기를 열심히줍고있었습니다.

그때였죠. 

한 100M정도 됐었던거 같습니다. 철도길을 따라서 저 멀리 흰색 천같은게 펄럭이더라구요

근데 그 근처가 터널이 있던 자리였고, 기둥같은 구조물이 많았기 때문에

천같은게 날라오다 걸렸겠지..하고 그냥 무시해버렸습니다.
(주변이 횡해서 날려오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제가 알바에나가서 밤마다 청소를 할때 그 흰색천이 보였습니다.

이쯤되면 기차가 운행하는데 문제가 있을법한데도

위에서는 따로 치우라는 말이 없었으니..

비도오고, 거기까지가서 그걸 치우기도 뭐했던 저로서는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할일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만족했죠.




그런데 계속해서 걸려있는 천쪼가리가 신경이 쓰인나머지

같이 알바를 하던 동료를 구슬려서 저것좀 치우고오면 안되겠냐고 부탁을했더니

당시 그 동료가 흔쾌히 승락을 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그때 그 부탁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였던거 같습니다.



동료에게 부탁한다음날..

알바를 하려고 나갔지만 그 동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안하는 날인가?' 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안나오기는 마찬가지였고

결국에는 먼저 들어온 사람에게 물어보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번에 같이 일하던 사람 그만뒀나요?'

라고 물어보자, 하루전에 관뒀다고 말을 해주더군요.





하지만 워낙 비도 많이오고, 고생도 많이 했던지라...

힘들어서 나갔겠거니..하고 가볍게 넘겨버렸습니다.




어김없이 청소시간은 다가왔고, 저는 비가오는날 투털대면서

철도길 근처에 쓰레기를 줍고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철도길쪽으로 흰색천이 펄럭이고 있더군요.

'아 저거 아직도 저러고있네...' 라고 생각하고 다시 청소를 하려던 찰나

'어 . 저거 치운다고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만둔 동료와 저 흰색천이 매치되더군요





묘하게 불쾌했지만, 사람 호기심이라는게 뭔지...

굳이 그걸 가서 확인하게 되더군요.

시간이 시간인지라 철로를 달리는 열차도 없었구요.




돌길을 저벅저벅걸어가는데, 가면갈수록 기분히 묘하고 오싹거리는게

한 서른 발자국쯤 간거같습니다. (머리속으로 은연중에 세고있었거든요)




진짜 눈을 질끈 감게되더군요.

사람의 형상이였거든요. 





밤이였고, 비가와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번만 더..확인해보자' 라는 남자다운 자세로 힘들게 눈을 떠봤지만

역시나 사람의 형상이더군요. 정확히는 여자였습니다. 단발머리의... 



(정말 그때의 공포감은... 지금생각해도 잊을수가 없습니다..벌써부터 오싹거리기 시작하내요)




비는 주적주적오고..

마음속으로 요이땅을 외치고는 진짜 미친듯이 역사로 뛰어달려갔습니다.

제 생에 제일로 빨리달려본거 같았죠.




그때였죠. 뭔가에 발이 탁걸리더군요.

그 돌길로 자빠졌는데, 아프기보다는.. 아 죽겠구나..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아...라고 머리속에서 힘없는 단말마를 외치고 나서 기절했습니다.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 깨서 주위를 둘러보니

역사안에 있는 직원휴게실이었습니다.

휴게실의자에 뉘여있는 채로..

머리에는 어설프게 덧댄 붕대가 묶여있었습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다는걸 인지한 저는, 빨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서 일어나려했는데
(제 알바시간대가 저녁늦게였었거든요)

몸이, 움직이지를 않더군요.



'어.. 내가 많이 다쳤나?'

라는 생각과함게 무의식중에 휴게실문을 쳐다봤는데..






(아..진짜.. 갑자기 쓰기싫어지내요)

흰색 원피스를 입은....팔 한쪽과 얼굴이 심하게 뭉개진 여성한명이 들어오더군요.

딱봐도 이세상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그게 저한테 다가오는데...

너무 무섭고 허탈해서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그....흉한 얼굴을 들이밀면서 한손으로 제 목을 조르는데...

정말 마음속으로 제발..제발.. 그소리만 외치게 되더군요.

목을 조르는 힘이 세지면서 앞이 컴컴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진짜 이대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순간에 갑자기 눈이 딱 떠지면서

동료하고 119대원들이 들어오는게 보이더라구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제가 철길옆 돌밭에 쓰러져있었고

머리에서는 피가 많이 나고 있다고 말을 하더군요.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넘어져 있는걸 

끌고와서 휴게실에 뉘여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머리에 어설프게 덧댄 붕대..하며

휴게실 안 풍경하며.. 가위..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설명이 안돼는 일이 많았습니다.



몸을 추스리고 제가 제일먼저 한일은 철도길따라서의 그 흰색천...아니 그것을 확인하는거였죠

확인하는 순간 다시한번 소름이 쫙돋더군요.

제가 알바를 하는 밤이면 밤마다 보이던 그것..





...없어져있더군요.




그 후로는 알바를 관두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관뒀던 동료도 이런식으로 관뒀나...하는 생각을하면..

지금은 웃음이 나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하지만요.



[출처] 구포역 이야기|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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