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가려고 오후에 집을 나섰어요.
버스를 내리고 걸어가는데 건너야 할 신호등이 신호가 막 바뀌더라구요.
운동, 일을 위해서 뛰는건 좋아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이유없이 뛰는건 별로 안 좋아하는터라 신호등 바로 옆에있는 아울렛 그늘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고개 뒤로 돌렸는데 유모차를 끌고 다가오시는 어머님이 보이더라구요.
아울렛 문이 성인남성이 민다면야 어려울 것 하나 없지만, 유모차를 끌고다니는... 게다가 젊은 어머님이라면 유모차를 밖으로 빼려면 문을 먼저 연 다음에 유모차를 빼야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죠. 사람들도 은근 지나다니구요.
위에 적은 내용이 그냥 머릿속에 번뜩 생각나면서 그냥 제 몸이 움직여서 문을 열더라구요 ㄷㄷ
한쪽 문 열어드렸더니 아울렛에서 밖으로 어머님이 나오시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지나가시는데 오히려 제가 힐링받은 느낌이였습니다.
저에게는 하나도 힘들지 않은 문열기에 지나지 않아서 인사는 별로 안바랐는데
어머님이 감사인사를 해주시니까 뭔가 큰 도움을 드렸구나 라고 생각돼서 좋았습니다.
날씨가 선선하다가 갑자기 더워진 날이였기에 표정이 살짝 찡그려진 상태였는데 그분으로 인해서 저도 헬스장 가는동안 얼굴 피고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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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고보니 하나 더 생각났어요.
이건 좀 더 과거의 일인데
그날 친구 두명과 같이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때는 정말 한여름이였고 지하철은 시원했어요.
자리가 4자리정도 있었는데 두자리는 붙어있었고 맞은편 두자리는 떨어져 있던 자리라 제가 친구들보다 등치가 커서 따로 앉았습니다.
얼마정도 가다보니까 자리가 더 생겼고, 어머님이랑 유치원생정도로 보이는 자녀 한명이 탔어요. 그분들은 제 옆에 앉았습니다.
그러고 얼마정도 더 가니까 어머님 두분이랑 자녀 3~4명 정도가 더 타더라구요.
그때는 자리가 거의 만석이였고 제 자리는 출입문 거의 바로옆이였는데 그 어머님들은 그 옆출입문에 계셔서 제가 따로 가서 양보하기도 뭣한 상황...
근데 그 어머님들이랑 제 옆에 앉은 어머님이랑 지인이였나봐요. 서로 알아보면서 어머님들이 이쪽으로 오셔서
저도 이걸 어떡해야 하나 참 난감했던 차에 다행이다 생각하고 "여기 앉으세요 ^^" 말씀드리고 일어나서 출입문에 봉잡고 서있었습니다.
그때 자리가 여유있던 상황은 아니라, 어머님들은 서계시고 자녀들만 앉힌 상황이였어요. 어머님이 바로 저에게 "자리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시고는 자녀에게도 "저 형,오빠한테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하셔서 매우 좋았어요.
이정도만 해도 너무 좋은데, 저보다 2정거장 먼저 내리시면서 "저희 내리니까 이제 여기 앉으셔도 돼요. 아까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오히려 제가 당황... 이렇게 과한 보답은 처음이라 ㄷㄷ. 어짜피 저도 곧 내릴처지라 "저도 곧 내려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는 내리시는 어머님께 가벼운 목례정도만 했습니다.
요즘은 양보받고도 인사 못받는경우가 많다고는 하는데... 전 제가 양보하겠다는 싸인을 보내면 다들 감사인사를 해주시더라구요.
물론 저도 버스같은데서 민망해서 내리는것처럼 그냥 자리양보해드리는 경우는 감사인사를 못받았습니다만, 그건 제가 내리는것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뭐 어쨋든 양보를 해서 제가 더욱 마음이 풍요로워지니까 더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