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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기전에 내 의미 없던 휴학기간
게시물ID : freeboard_1351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넥
추천 : 3
조회수 : 3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15 05:50:49
우연히 옛 제자들하고 했던 메세지를 읽었는데
이년전 생각이 났다.

2014년 겨울
집안 분위기가 안좋았다. 엄마가 아팠다.
준비했던 시험도 망쳤다.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힘들었지만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그 사람이. 다른사람과 나 몰래 만나고 있었다. 
그걸 안 순간 내 한학기 휴학기간은 되돌리고 싶은 불행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원을 그만두었다.
 원래 그만 둘 생각이 있기는 했지만 약간 통보식으로 받았던걸로 기억한다.
만날사람이 없었다. 과외 하는것 말고는
혼자 카페가서 의미없는 공부를 하곤했다.
집에있기가 싫었다.
난 왜 이런걸 하고 있을까 군대가면 다 의미 없을텐데. 
나는 왜 이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버린 걸까.
아무도 내가 필요한것 같지 않았다. 나에게 넌 왜 아직도 군대를 안갔느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게 꼭
너가 없어도 상관없다는것 같았다.

그 겨울 마지막 과외수업을 끝내고
난 만날 사람이 없었다.
집에 있기가 싫어 목적지도 없이 아무 버스에나 올라탔다.
그 버스에 멍때리고 있는데 현아에게 전화가 왔다.
중1짜리 여자애 였는데
생긴건 귀여운 초등학생 인데
왠지 모르게 어른스럽고 똑똑했다. 어딘가 외로워 보였고 애정결핍 같은것도 보였다.
그애는 나에게 과분할 정도 애정을 주고 또 질투도 많았다.
쉬는시간에 자기도 알고 있는걸 괜히 질문이라고 찾아오기도 하고 내가 다른 학생이랑 친하게 얘기하고 있는걸 보면 일부러 화난걸 보여주려고 찾아오기도 했다. 나에게 연애상담을 하기도 하고
친구관계가 힘들다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책상위엔 가끔 그애가 가져다 놓은 과자나 편지가 올려져 있었다.
 
나도 그 애가 특히 귀엽고 애정이 갔지만 어느정도 선을 지켜 표현을 하곤 했었고 가끔 그게 미안할 때도 있었다.

그애는 학원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 곧 가게 될 나를 걱정했다. 보고 싶다고 했다. 울고 있는것도 같았다.
모두 나에게 군대좀 빨리 가라고 하는 중에
 그애는 나에게
"선생님 군대 안가면 안되요?" 라고 했다.
 말문이 막히고 소름이 돋고 심장이 울컥했다.
없었으면 했던 휴학기간 그 기억속에 있던
그 애가 한 한마디는 나에게
과분한 위로가 되었다.

부끄럽지만 그 한마디에 바닥을 뚫고 들어간 자존감이 다시 생겼다.
낭비만 한 시간은 아니였다. 라는 생각을 했다.
군대에 가도 내가 나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니 불행하지 않을것 같았다.
그 아이의 그 한마디가 나를 치유했고
나는 웃으면서 입대 했다.


군생활이 이제 끝나간다.
사실 군생활 동안 연락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복잡했다. 옜날 학원 선생님이 사적으로 일대일 연락을 하는게 이상할 수도 있을것 같았다.

그때를 생각을 하니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날이 밝으면 현아 잘 지내니? 하고 연락 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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