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와 친구들과 술한잔을 했다.
집에 돌아오고 나니 어제 만난 녀석이 기억이 났다.
17년전 부터 우리는 다모임이라는 타자게임에서 열심히 타자를 치면서 알게 되었고, 온라인상에서는 친했지만 거리가 5km 안에 거주 했어도
오프라인의 불편함을 느끼기 싫었는지 만난적이 없던 녀석을 어제 만났다.
얼굴한번 본적 없는 녀석이 계속 연락이 되고 있었고, 17년이 지난 지금 만났지만 아주 오래된 동창 처럼 이질감이 없이 편안하게 얘기했다.
이 녀석과 그 때 타자게임의 추억들을 얘기하면 그때 당시 웃고 떠들며 재밌게 놀았던 몇몇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그 중에 한 여자 아이의 말이 나오면 항상 뭔가 가슴이 알 수 없는 기분을 만들곤 한다. 나보다 3살이 어렸던 그녀는 음악을 좋아했다.
그 당시에 여자 치곤 흔치 않게 락을 좋아했고 락 페스티벌 같은 곳을 갔다 오면 흥분된 마음으로 재잘 대곤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수화기 넘어로 에이브릴라빈의 complicated를 나에게 불러줬을 때 였다. 400km 떨어져서 실제 얼굴을 본적도 없지만
그 상황이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위 지금 말하는 썸타는게 아니었나 싶다.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에도 그녀는 여자친구가 없는 날 위해서(?) 편지를 많이 보내고 서로 연락 했고,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
14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받았던 편지, 사진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후에 어떻게 연락이 끊겼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내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처음 올라가서 살기 시작한 동네도 그녀의 동네였다.
그녀를 SNS 같은 곳에서 찾았지만 찾기가 힘들었고 4-5년 쯤에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던 음악을 하게 되어 인터넷에서 검색에서도
곧잘 나오는 밴드의 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렇게 찾을수 없었던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어 좋았고 굳이 연락을 안해도 검색으로 볼 수 있어서 찾을 필요는 없어졌었다.
그런데 이 밴드가 2014년 이후로는 또 활동을 하는 것이 보기가 어려워졌다. 이후로도 수소문 했지만 널 찾을수는 없고
술한잔 하고 집에 와서 예전에 받은 편지들을 또 한번씩 읽어봤다.
몇몇 편지 중에 사진과 동봉된 한 편지 내용에는 "오빠 사촌언니랑 찍은 졸업사진인데 나중에 꼭 돌려주러 와야해"라고
그 사진 돌려주고 싶은데 널 찾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