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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헤어졌습니다.
게시물ID : love_10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삐뚤빼뚤
추천 : 0
조회수 : 5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16 02: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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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온라인 상에 뭔가 남기는 것을 매우 싫어하지만..
너무나도 마음에 한켠에 남아있어 이 글을 씀으로 비워내려 합니다.

2년여간의 연애를 끝으로 그녀와 헤어졌습니다.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동호회에서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가까워진 우리는 늦은 연애라서 일까 급속도로 사귀게 되었죠..
몸과 마음, 성향, 공감대 거의 모든게 흡사해서 대화도 잘 통해서 더욱 좋았었죠. 
서로 모든것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나와 그녀는 서로에게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서로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것들로 인해 서로간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었죠.
하지만 사소한것을 신경쓰지 못하는 무신경한 나는 그것을 못 본체 하며 지나치려 했었죠..

사실 그녀와 헤어진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번에 헤어진것이 총 4번째에 달할 정도로 자주 헤어졌었죠.

처음엔 그녀와 연락이 잘 안 되어 화를 냈더니 그녀가 헤어지자고 했었죠..
뭐 다시 달래서 인연을 이어 갈 수는 있었지만..
그녀의 성향이 내성적이며 외향적으로 드러나는 성격(겉으로 밝고 쾌활)과 달리 스스로의 세계관이 너무나도 확고 하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 순간이였죠.
자신은 원래 그래왔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거라며 저에게 호언장담을 했었으니까요.

그래도 서로에게 여전히 호감이 있었고 앞으로 서로에게 조금씩 양보하며 잘 지내보자며 한동안은 잘 지내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데이트 비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녀가 내게 따져묻기 시작했죠..
원래 우린 데이트 통장을 이용해서 제가 6정도를 그녀가 4정도를 내고 그것을 이용해 데이트 비용을 충당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애 초기라 타지로도 많이 돌아다녀서 그정도 돈으로는 데이트 비용이 부족하기 일수였고 서로가 알아서 더 내기도 했었죠.

전 그녀가 이의를 제기 하기전까지는 내가 더 낸다 혹은 그녀가 더 낸다 라는 생각 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한날 그녀가 제게 내가 돈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고

저는 별 생각 없이 니가 많이 내는 날도 있고 내가 많이 내는 날도 있지 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나쳤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이미 그때부터 저와의 관계를 정리 하려고 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녀가 저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있었으니까요.
제가 자신한테 부족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구요.

사람이 사람을 사귀면서 해주는 것의 비용을 많다 적다로 구분하지 마라. 
가치란건 돈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그녀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제가 데이트 비용을 전반을 책임 지는 것으로 하고 연애 생활을 이어 갔습니다.

그러다 제가 중간에 직장을 바꾸게 됩니다. 좀 더 적은 시간을 일하고 좀 더 나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스케쥴이 불규칙하고 거의 매일 출근 해야 하는 곳이였죠.

중간에 일을 쉬게 되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금전적 압박을 느꼈지만 그녀에게는 내색하지 않고 지냈죠..
그리고 새로운 직장에서 급여가 나오기 시작함으로 압박감은 점차 해소 되어갔지만.. 반대로 데이트 비용의 씀씀이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었죠.
그러다 한 날 제가 데이트 비용이 너무 부담된다. 우리 조금만 아끼면 안될까?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녀는 내게 돈 쓰는 것이 아까우냐며 내가 그정도 밖에 안되냐며 따져 물었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데이트 비용으로 쓰는 비용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오니 좀 신중하게 돈을 쓰자 라는 뜻이라고 해명 했었죠.
처음에는 반발하더니 이내 수긍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에 대해서 슬며시 꺼내 봤습니다.
뭐 사실 공공연이 그녀는 결혼 생각이 없다. 애도 안 낳을 거다. 라며 이야기 했었지만 데이트 하면서 영화나 티비를 보며 저 집 예쁘네 라던가
나라면 저렇게 안 키울껀데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내심 나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을 거라 예상 했습니다.

사실 제가 가난하게 자랐고 가진것이 별로 없어 그녀의 부모님께 당당히 딸을 주십시오. 할만한 사정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성격상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면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편이라. 내가 집을 해가면서 결혼을 진행 시켜야 겠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동갑내기 인지라 그녀도 나이가 제법 되었었고 2세는 서로가 부담이 될것 같아서 그녀의 생각을 존중 해주기로 했었죠.
그런데 집을 이야기 하는 중에 서로가 언성을 높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제가 조금 모아서 대출 받아 작은 집이라도 사서 시작 하려고 했었는데..
집에 계신 어머니와 형도 아직 전세집에서 사는 형편에.. 나혼자 잘 살겠다고 떠나버리려니 못 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집을 제 명의로 대출받아 해드려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여자친구가 가진 돈을 계약금으로 우리 신혼집을 사자. 대출금은 내가 갚겠다.
라는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사실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화가 날만 합니다.
자신은 그냥 혼자 살아도 그만인데다가 딱히 불편함 없이 살고 있었는데 나라는 군식구가 늘어나는 셈이니까요.
이야기가 그쯤 진행되자 그녀는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게 되었고
저도 화가 많이 난 상황이라 그래 그러자며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녀를 많이 생각하며 떠 올립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번 헤어지면서 항상 제가 가서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항상 우리의 연애는 악화일로를 지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저 작은 집이라도 하나 얻어 그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했던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것 만으로도 고맙게 생각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늙고 능력 없는 남자 친구를 만나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여자 나이로 그리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미안합니다.

그녀가 제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너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너의 가족들을 버리고 오지 못한다면 나는 떠날 것이다." 라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녀는 저 말고 저의 가족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이죠.
제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해도 그녀는 받아드리지 못했었죠.

사실 저에겐 게으르고 사고뭉치인 형이 있고. 그 형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버리지 못하는 제가 있죠.
사실 35년을 살면서 저를 키워준 어머니를 버릴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결국 그녀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내 나이 35살. 지금은 그녀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그녀를 만족 시키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일 지도 모릅니다.
돈을 떠나서 그녀가 바라는 것을 충족 시키기에는 제 가치관이 그녀와 다른 것일 지도 모르죠.
남들은 셋방에서 오손도손 잘만 산다더만.. 저는 그게 안된거겠죠... 남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도 저는 그저 쓴 웃음만 납디다..

지금도 그녀 생각을 하며 그녀도 지금 많이 아프지 않을까. 밥은 잘 먹고 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머리를 스칩니다.

미래를 이야기 하면서 제가 그녀에게 너무나도 턱없이 많은 것을 바란 것을 아닐까..
그녀가 바랬던 말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 "나만 믿고 따라와. 어떻게든 내가 해결할께!"
라는 믿음직한 모습은 아니었을까 합니다.

헤어진지 이제 약 2주.. 둘다 본가가 인근이라 추석엔 늦은 바캉스라도 다녀올까 했었는데.. 지금은 서로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네요.

정말 진짜 사랑했다. 고맙고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앞으로 늘 행복하길 바랄께...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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