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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게시물ID : art_268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치읓
추천 : 4
조회수 : 4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19 0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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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로드킬을 당한 어린 고양이를 묻어주며-

생은 이다지도 허무하다.
두손에 폭 담기는 검은 물체는 이제 움직이지 않는다.
늘어진 머리가 땅을 바라보고, 난 그걸 바라볼 뿐이다. 
땅으로 추락할 것만 같이 힘없는 머리를 보면, 생에 대한 열정과 힘, 의욕이 이미 모두 사라진다.


잡은 두손끝에서 느껴지는 맥박이 잠시나마 어린 고양이의 것이길 바랐다.
사실 헛된 바람임을 알고있었다. 잠시나만, 아주 조금이나마 그 어린아이가 살아서
밥을 먹고, 햇살 가득한 날 산책을 하고, 낮잠을 자고, 누군가에게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고
그렇게 잠시만이라 조금 더 살기를 바랐다. 

어린 고양이를 무심히 밟고간 쇳덩이는 조금도 미안한 기색이 없이 오늘도 아스팔트 도로를 뜨겁게 달린다. 
무심한 것. 자신의 몸은 한없이 차고 단단하면서 왜 그리 뜨거운 아스팔트를 달렸을까.
아직 뜨겁게 달아오르지도 못한 고양이의 생을 왜그리 쉽게 가져가 버렸을까.

그걸 바라보는 인간들의 뜨거운 입질과 시선. 더럽고 시끄럽고 짜증난다. 
눈이 튀어나와 눈감지고 못하고 그걸 바라보며 생을 마감했을 어린 고양이의 마지막 시선을 생각하니 치가떨린다. 

살고자 했던 욕심은 모두 같을 것이고, 작든 크든 그 몸짓은 당연하고 당연한 것인데, 왜 그렇게 바라만봤을까. 
비가와서 더러웠던걸까. 겁이 났을까. 

미안해. 조금 더 양지바른 곳에 묻어줬어야했어. 더 조심히 포근하게 감싸줘야했던 것 같아. 미안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난달 도로위에 죽은 고양이를 묻어주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일기랑 그림으로 남겼어요.
그림은 스케치만 당일 하고 나머진 그냥 시간 날때 조금씩하다보니까 어느덧 한달이 다되었네요. 
도로위에서 죽어간 동물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서 그렸습니다. 표현력이 너무 부족해서 항상 스스로 아쉽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안전운전 해요.
출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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