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친척들 만나면 어디 대학 갔느니 어디 취직 했느니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스트레스 막 받고..
그런데 우리 가족은 그런게 없어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지잡대를 갔건 명문대를 갔건 별 상관을 안하네요.
근데 그게 가족들이나 지인들 중에 워낙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거 같아요.
그래서 어쩔때는 너무 힘이 들어요 하아..
원래 우리 친가쪽이 가난했어요. 할아버지는 농부였죠. 중조부 윗대는 유학자 집안이어서 근대사에도 가끔 이름이 나오시는 분도 있어요. 일제강점기때 힘들어 지면서 농사짓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하여튼 가난하다보니 아버지는 기성회비인가도 못내서 선생님께 맞고 그러셨어요. 신발살 돈도 없어서 고무신 잃어버렸다고 겨울에 맨발로 학교다니시고 점심은 물로 때우고... 그래서 아버지 발톱이 아직도 잘 안나요.. 못씻고 못먹어서 머리에 공곳(?)인가 자국도 있으세요 아직도.
그런데 다들 잘 되어서 카이스트에서 학생 가르치는 분도 있고 그래요. 아버지는 고등학교 1등 하시다 서울의대 가고 싶어하셨는데 할아버지가 돈 없다고 안보냈어요. 그래서 하는수 없이 지방 도립대를 가셨어요. 전체 장학금받고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ㅎㅎ 대학 시험은 전체수석이셔서 기자들 인터뷰하러 오고 그랬다고 친척들이 말해주셨어요. 대학 졸업하고 군대 가셨는데 보초서면서도 영단어 왜우고 틈틈이 공부 하셨고 재대하고 바로 국가고시를 보셨다고 들었어요. 처음은 은행인가 들어가는데 필요한 시험 보셨는데 합격, 다음은 행정고시 보시고 합격, 마지막으로 사법고시 보시고 합격하셨어요. 그때가 80년도였는데 어머니가 그때는 사법고시 합격자가 일년에 몇 안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연수원마치시고 감사원에 있다 변호사 개업하시고 지금은 은퇴헤서 쉬고 계세요.
아버지는 말이 없으시고 자기자랑도 안하셔서 이런 이야기는 다 친척들이나 어머니한테 들었어요. 하여튼 아버지 말고도 친척들 중에 의사, 한의사 하시는 분들도 있고 지인들 중에도 요즘 말이 안좋긴 하지만 안철수아저씨나 영화감독님, 대기업 가족들등이 있다보니까 제가 아무리 뭘 해도 성취감을 못느끼겠어요.. 전 그분들에 비하면 소시민이니싸요 ㅠㅠ 별로 능력도 없어요 ㅎㅎㅎ
삼천포로 빠졌지만 50년도 전에 개천에서 나온 용이신 아버지 이야기였습니다. 쓰고 보니 왠지 아버지가 다르게 보이네요.. 요즘 좀 퉁퉁거렸는데 아버지께 잘해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