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위대한 개츠비/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의 이 부분입니다.
그래,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내가 잠시나마 인간의 속절없는 슬픔과 숨 가쁜 환희에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은 개츠비를 희생물로 삼은 것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들 때문이었다.
제가 위대한 개츠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소설의 줄거리를 떠나서 그 자체에 흐르는 특유의 허무주의적인 분위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여러가지 해설이 있지만, 저는 특히 소설가 김영하 씨가 쓴 해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이 소설을 한줄로 요약한다면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츠비에게는 데이지라는 목표가 있었고, 데이지에게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지향이 있었다. 지친 윌슨은 엉뚱한 사람에게 복수를 하고, 몸이 뜨거운 그의 아내는 달려오는 자동차를 잘못 보고 제 몸을 던진다. 작가인 피츠제럴드마저도 당대의 성공과 즉각적인 열광을 꿈꾸었다. 그러나 그 표적들을 향해 쏘아올린 화살들은 모두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꽂혔다. 난데없는 곳으로 날아가 비로소 제대로 꽂히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간략한 문구로 소설의 정체성을 응집시켜놓은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소설의 어떤 부분을 어떤 이유로 좋아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