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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격조했습니다.
게시물ID : soju_527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맘무상맘무념
추천 : 2
조회수 : 31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9/28 00:48:03
그간 술이 저를 찾아 한여름밤을 달달하고 시원하게 보냈습니다.

여름엔 역시 방학 아니겠습니까.

놓은 방(放)에 배울 학(學)

그래서 저는 배움이 없는지라 제 자신을 내려놓고 술을 맞이했습니다.

어서와~! 반갑다고 한 잔.

이제가니? 아쉽다고 한 잔. 

그러다 입추도 지나고, 추분도 지나고

어럽쇼?

그 술이 이젠 저를 찾지 않습니다.

되려 제가 술을 찾아요

아직도 잠자리에 누울때 여름 홑이불 덮고

모기 앵앵거리는게 그렇게 싫고 또 싫다면서

여름은 어디 가지도 않은거 같은데

여름에 만난 그 녀석이 절 두고 갔어요

하..젠장

그렇게 물어물어 찾아찾아

녀석을 만나 따지듯 한 잔 들이켜 물었죠

야, 마, 새캬, 니랑 내랑 알고 지낸게 얼만데 이래 섭섭케하면 안되는거 아니가? 맞나 아이가?

첫 잔에 답이 없습니다.

이러지 말고, 어? 뭐라고 좀 말이라도 해봐라, 마.

얼마나 잔을 들었을까요 슬~ 나를 놓을 때쯤 녀석이 한마디 합니다.

단디해라. 족같은거랑 족되는거랑 다르다. 잘해라.

울컥합니다. 사는게 족같은면 족되는거 아니냐 싶은데

입술 때기 전에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또 한 잔을 들이킵니다.

아직

술이 모자랍니다. 저도 모자란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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