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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난 짬타이거..
게시물ID : animal_26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군묘
추천 : 7
조회수 : 159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11/17 09:43:27
편하게 음슴체로 씀.

현역 때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사진은 업ㅂ음.. 

2006년 6월 중순 즈음. 가입교기간 1주, 기훈단 6주와 특기학교 4주의 기간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 받고.. 선임들을 졸졸 쫓아다니며 간간히 담배피던 그 때..

항상 내 눈에 들어온 녀석이 있으니.. 그건 바로 부대 짬타이거.

같이 근무하던 중사분께 여쭤보니.. 그 중사분이 우리부대에서 10년 정도 근무하셨는데

우리부대 오시고 몇 년 안 돼서 나타났다고... 물론 당시엔 새끼로...

그러니 근 10년을 바라보고 있는 고령의 묘였음. 나보다 짬밥이 훨씬 많은.........

그런데 그 짬타이거의 꼬리가 없는게 항상 마음에 걸려 그 중사분께 여쭤보니...

5~6년 전.. 어떤 병사가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그 짬타이거의 꼬리를 절단해버리는 일이 있었다고.....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데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만보면 골골골골 거리면서 와서 만져달라고 앵기는게 너무 이뻤음.

그리고 내가 원래 고양이만 보면 하앍대는 기질이 다분했음.

가끔씩 먹을 것도 남겨서 짬타이거 주고 그랬었는데.. 몇 번 그러고 나니

나만 보면 강아지마냥 엄청 큰 소리로 골골골 거리면서 꼬리세우고 살랑살랑 흔들면서

막 앵겨붙고 그랬었음. 6월 자대 받고 7~8월 비가 많이 왔는데..

항상 그 짬타이거가 마음에 걸려 비만 오면 찾아보고 했는데....

지 앞가림은 잘 하는지 항상 내무실건물 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서 티뱃여우같은 표정으로

식빵굽곤 했음... 그리고 어느세 가을이 잠깐 얼굴만 비추고 곧 겨울이 왔음.

우리 짬타이거중사님은 안 추우시려나.. 생각했는데.. 가끔씩 여기저기 내무실 침상위에서 발견.....

가끔은 당당하게 당직실안에서... 그것도 열풍기 앞에서 식빵굽곤 했음......

웃긴게.. 더 신기한건 선임들.... 그 짬타이거 그러던지 말던지 신경도 안 씀....

마치 항상 그래왔던 것 처럼...... 

가끔 잘 때 문 살짝 열어 놓으면 사람옆에서 자고 그러던 짬타이거임..

여튼 봄이 겨울에게 가라고 손 짓하며 겨울은 "아직 안 돼!" 하며 봄과 겨울이 공방전을 펼칠 즈음.

나는 상병진급을 했음. 상병이 되고 얼마 안 된 시기에.. 그 짬타이거와 나의 유대관계는 더욱 진해 짐.

공군이라 근무시간이 확실하다 보니 아침에 근무올라가면 짬타이거 막 따라옴......

근 10년 짬은 헛 먹은 것은 아닌지 다행이 대대게이트 안으론 안 들어왔었음.

그렇게 항상 나만 보면 졸졸 쫓아다니고 했었는데..

여름 언젠가 포상휴가를 받아 휴가를 나간 적이 있음.

휴가를 나갔다 들어왔는데.... 나를 반겨줘야 할 짬타이거가 보이지 않았음.

평소 같았으면 '또 어디서 식빵굽겠구만...' 하고 생각하고 말았을텐데

뭔가 이상한 기운?? 여튼 그런게 돌았음. 당직실에 귀대 보고한 후 바로 짬타이거 찾아 해맸음.

보이지 않았음. 뭔가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괜찮겠지...' 하며 일단 다음날 더 찾기로 함.

자려는데 복귀해서.. 그리고 짬타이거 생각에 잠을 좀 설쳤음.


다음날... 아끼던 타 중대 후임이 나에게 짬타이거 행방을 알려줌...

내가 휴가나가고 그 다음날... 짬타이거 죽은 체로 발견돼서 후임들이 묻어줬다고 함...


휴가 나간 그 날.. 짬타이거가 당직실에서 비실비실 댔다고 함.

사람들은 그냥 기운이 좀 없나... 생각했다고 함...

그런데 다음날 내무실 안 계단 밑에서 숨을 거둔체 발견됐다고 함..

그 계단밑에 청소도구들 넣어 두는데.. 내무실 주변 청소하려고 청소도구 꺼내려다 발견했다고........

묻어준 곳 가봤는데... 좀 그냥 멍- 했음... 내가 키우던 동물을 잃은 느낌도 들고.....

그런데 그 날 밤.. 자려고 눕는데 갑자기 짬타이거 생각이 나더니 너무 슬펐음.

집합도 많이 당해보고, 억울하게 선임한테 많이 맞아도 보고 했는데...

그때는 이만 악 물게 되고 한번도 눈물흘린적 없는데 진짜 너무 슬퍼서 소리죽여 울었음.


그냥 밑에 짬타이거글 있길래 생각나서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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