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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추억하기) 정인 - 가을남자(M/V)
게시물ID : music_1302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류로맨스
추천 : 6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30 20:08:19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삼년 전 이맘때,
학교 근처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였다.
건물이 크진 않았지만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그리고 옥상 테라스까지 전부 사용하던 곳이라서
계단 오르내리는 게
말 그대로 일이었다.

출근은 주 삼일 혹은 사일
수업을 마치고 공부를 하다가 저녁을 먹은 후였고
퇴근은 오전 한시,
자정에 마감을 하고 각자 맡은 구역의 청소를 마친 후.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에 가장 쉽게 볼 수 있던 광경은 언제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이
자신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이는 일행에게 부축을 받는 모습이었고,
그들이 다음 술집으로 사라지고 나면
나는 그들을 취하게 한 사연에 대해 잠시 품었던 궁금증을 금세 털어내고는
편의점에 들러서 그날 마실 맥주를 고르곤 했다.

그리고는 '수고했어 오늘도'를 부르며 들어서는
나의 고독을 지켜주던 자취방.
곧장 몸을 씻고 맥주를 마시며 컴퓨터를 하는 것은 매일의 일이었고,
하루는 그 중에 카페에서 듣고 기억해 두었던 노래 가사를 검색해서
그것이 정인의 '가을남자'라는 곡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다음날 오전 수업이 있다는 사실은 잊은 채로
술을 많이 사두지 않는 습관을 탓하며
한참을 듣고 또 듣고.
그 후로 한동안은 수도 없이 들으면서
가을 바람에 마음을 거풍했지만
서서히 듣지 않게 되어가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 그것이 삼년 전 이맘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외에는 달리 하는 일이 없었지만
그랬던 만큼 걱정도 없고 남 눈치 볼 일도 없던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운 줄을 모르던 때였습니다.
학교에 갈 때나 알바 하러 갈 때에 핸드폰을 집에 두고 다닐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추억 보정일까요,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고 나니 그때 생각에 아련해지네요.
앞으로 또 몇 년이 지나면 지금을 어떻게 돌아볼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 핫 초코 한 잔으로 금요일 밤을 불태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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