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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성과 홀로코스트 : 군사전문가 김종대씨 글
게시물ID : phil_126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utopoiesis
추천 : 0
조회수 : 4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9 22:49:16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대법원에서 작년 윤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군요. 주범인 이 병장에게만 살인죄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살인죄 적용이 잘못되었다며 파기 환송했습니다. 잘 된 판결이라고 봅니다. 1심이 열리던 3군사령부 법정에 한 여름 계속 방청을 다녔고, 국방부 민관군 병영혁신위에 참여하느라고 참 바쁜 나날들이었습니다. 저에게 많은 고민을 준 한 청년의 죽음.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저는 우리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모르고 지나갈 뻔 했습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과 대담집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 이어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그리고 윤 일병 사건에 이르기까지 많은 죽음을 겪은 작년 한 해였습니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 깨달은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확립된 훈련된 사람, 자유로운 이성의 가치라는 점입니다. 지그먼트 바우먼이라는 학자는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에서 전체주의는 현대성의 한 특징이라고 했습니다. 아우슈비츠는 현대 공장의 생산라인과 유사하게 죽음을 처리하는 거대한 기계였고, 가장 현대적인 원리로 움직였습니다. 전체주의는 현대성이 무너진 결과가 아니라 가장 잘 발현된 결과였습니다. 전체주의는 가장 설득력 있는 통계수치와 잘 고안된 논리, 매우 효율적인 관료제도와 표준화 된 생산라인 위에서 작동했습니다. 그러므로 전체주의는 절대 야만이 아닙니다. 현대인을 매료시키기로는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훨씬 유리합니다.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더 현대적인 모습을 구현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한 해의 많은 죽음을 바라보면서, 이 죽음 역시 우리 사회가 현대성을 잃어버린 결과가 아니라 현대성을 획득한 결과로 나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잠식하게 만드는 경쟁과 효율에 대한 숭배, 차별을 정당화하는 매우 현대적인 이데올로기, 사람을 불신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감시체계 속에 무력화되는 개인의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자에게는 죽음을 부른 것입니다. 죽은 윤 일병과 동료를 향해 무차별로 총을 난사한 임 병장의 공통점은 체구가 작고 낙오되기 쉬운 여린 성격이었다는 점입니다. 공동체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학대받은 것입니다. 그 중 한 사람은 학대받다가 죽었고, 다른 한 사람은 학대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동료를 무차별적으로 죽였습니다.

그러자 군은 더더욱 촘촘하게 병사들을 감시하는 관리방법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더욱더 현대화 된 것입니다. 오늘날 군은 이제 24시간 물샐틈 없이 관리되는 전면적 감시체계로 진입하였습니다. 이것이 언젠가 또 다른 누구에게 어떤 고통으로 다가갈런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더 발전된 현대성으로 처방한 것이지요.



글을 보니 철학게가 어울리는 듯 하여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을 보고 나서 머리를 망치에 맞은 듯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민주주의가 아닌 전체주의에 어울린다는 점...
현대성과 신자유주의가 맞물려 있는 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을지...

정신적 자유 혹은 개체성, 그리고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지 
탐색하고, 그 실천방안을 강구해나가는 것이 철학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530192185&fre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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