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지막까지 정신 없는 스플릿 이전 라운드였습니다.
내심 상주가 하위스플릿으로 가길 바랬던 1인입니다.
지금 리그 하위권 팀들의 발버둥을 보면, 어느 팀이든 강등되는 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구요.
사실 상 막판, 시즌을 포기해버린 전년 강등권 팀들의 모습과 달리 지금 강등권의 인천, 수원FC의 처절함은
매 경기 마다 보는 이의 심장을 뭉클하게 합니다.
상주의 리그 잔류는 여러 가지 아쉬움을 남깁니다.
현재 상주 전력이면 최하위 팀과 승점이 8~9점 난다고 하더라도,
하위 스플릿에서 전패 내지는 승점이 몇점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강등 직행, 또는 플레이오프 행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라가려는 팀과 떨어지지 않으려는 팀 간의 미묘한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남은 5경기의 재미가 더할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아쉽네요.
또한 상위 스플릿에서 결코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전력도 아니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진출도 어려운 팀이라는 점에서 동기부여도 안되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상위스플릿의 박진감을 오히려 떨어트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챌린지에서 올라올 팀들-직행 티켓을 얻는 건 대구, 부천, 강원 정도가 될 텐데-이, 이들 팀보다 더 잘할 수 있을 지, 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기 때문에,
차라리 군팀이 떨어지는 것은 어떨까, 라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었죠.
게다가 클래식 관중 수 꼴찌에, 평균 관중 수를 거의 몇천명 가까이 떨어트리는 팀이기 때문에, 리그 흥행에도 큰 도움은 안된다고 생각듭니다.
- 혹시라도 상주 팬분들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상주의 잔류에 이견을 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실력은 실력이니까요.
조진호 감독을 비롯하여 가장 동기부여가 적게 될 선수단이 상반기 보여준 파이팅, 은 다른 팀들에게서도 배워야할 점이라고 봅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결과론 적인 말이지만, 오늘의 결과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지적되었던, 다득점 우선 제도가 낳은 결과다, 는 점입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승점이 같았던 세팀 - 상주, 성남, 광주 - 는 다득점에 따라 순위가 상주-성남-광주 순이었으나,
골득실로 보면 성남 - 광주- 상무 순이었습니다.
만약 이 순위 대로였다면, 전반전 세팀 모두 무승부였던 상황에서, 후반 성남이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빌드업 과정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보여준 성남이 보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했다면,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의 경우도,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결승골 장면 이전에 보다 다른 전술을 구사했을 것이고,
역으로 상주가 반드시 이겨야되는 상황이었으면, 오늘과 같이 수비적인 경기를 하지 않았겠죠.
(전북을 상대로 현 상주 전력이 공격적으로 했다면, 글쎄요..)
결국 다득점 제도를 도입함으로서 연맹은
지더라도, 한골 더 넣는 축구를, 원했을 것이고,
올 시즌 상주가 그 축구에 가장 잘 부합했습니다.
이번 시즌 리그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축구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긴 후반 추가 시간, 그리고 대부분의 팀들이 공격보다 수비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는 점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지만,
제도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바뀐 시스템에 가장 잘 적응한 팀이, 승자가 되었고,
보다 밸런스 유지에 힘을 썼던 성남이나 광주는, 아직 강등의 위험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한 채 아챔 진출의 꿈을 접게 되었습니다.
제도란 참 무서운 듯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 제도가 정의로운가는 별도로, 올해의 학습효과로 내년 시즌은 더욱 공격적인 양상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