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도시락'도 고마운 童心>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박성민 기자 `부실 도시락'에도 고마워할 줄 아는 결식 어린이들의 해맑은 동심이 주위 어른들을 더욱 부끄럽게 하고 있다. "아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제주도 서귀포시에 이어 `부실 도시락' 파문을 빚은 전북 군산지역 결식 어린이들이 빈 도시락에 담아 자원봉사자들에게 건네준 쪽지글들이다. 성탄절 전날이었던 지난달 24일에는 문제의 `건빵 도시락'이 공급된 날이었다. 반찬으로는 김치와 참치볶음, 단무지, 건빵, 메추라기 알 등이 고작이었다. 한 아동복지시설 관계자의 말대로 `성장기 어린이들의 영양상태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며 한끼에 2천500원짜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부실 도시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어린이는 "안녕하세요. 도시락 잘 먹었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쪽지글을 남겼다. 이날 도시락을 배달했던 최모(53)씨는 "자식을 둔 아비의 입장에서 차마 반찬으로 건빵이 나온 도시락을 내밀기가 부끄러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운한 표정을 전혀 짓지 않는 어린이의 눈동자가 하도 맑아 마주 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실 도시락'이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킨 후 13일 달동네인 군산시내 금동에서 기자와 만난 한 결식 어린이(초등학교 3년)는 한사코 부실한 도시락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어렵사리 말을 꺼낸 이 어린이는 "방학 중인데도 집에까지 도시락을 배달해주니 고마울 뿐이예요. 추운날 고생하시는 자원봉사 누나, 오빠들에게 고맙기 그지 없구요"하며 말끝을 흐렸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번 부실 도시락 파문도 어린이들의 불만때문에 불거진 것이 아니라 보다 못한 자원봉사단체에서 언론에 제보한 것"이라며 "동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짜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