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너무 심심해서 랜덤채팅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질 말았어야 하는데 ㅠ
그래도 어느 정도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처음부터 이상한 걸 요구하거나 ㄴㅈ 등 성의없는 메시지가 오면 방을 나왔어요.
그러다가 여자를 만났습니다!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관심사도 비슷해서 꽤 오래 얘기했어요
상대방이 통화하자는 말에 부담스럽다고 했더니 스카이프를 하자고 하더군요!
마침 안 쓰는 스카이프 계정이 있어서 아이디 알려주고 전화를 받았는데
음?
남자 목소리더라구요.
누구세요? 하니까 미안하다고, 남자라 하면 다들 나가서 여자라고 거짓말했다고 대답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니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지만, 커피 먹고 잠이 안 와서 새벽에 채팅을 하던 저는 순진하게도 그 말을 믿었습니다...
'뭐,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때?'하며 계속 대화를 하던 도중 랜챗남이 본색을 드러냈쬬
랜챗남: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
본인: "엥 무슨 소리?"
랜챗남: "잘 들어봐봐"
둘 다 아무말도 안하니까 정말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본인: "어? 진짜다. 뭐지?"
혼자 셜록에 빙의해서 머릿속으로 소리의 정체를 추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랜챗남: "...문지르는 소리야"
본인: "엥 뭘?"
랜챗남: " ...내 xx"
이 순간 기분 나쁜것보단 무서운 게 더 컸어요.
그냥 꺼버릴까 했는데 아까 채팅하면서 사는 지역이나 학교같은 거 다 얘기했거든요.
게다가 제가 아이디 하나를 돌려써서 스카이프 아이디 = 다른 모든 곳 아이디에요 ㅠ
일단 말을 대충 받아주면서 계정 삭제하려고 하는데,
귀에서 계속 끔찍한 말들이 들리니까 머릿속이 하얘지고 탈퇴 방법은 못 찾겠고 ㅠㅠㅠㅠㅠ
결국 영상통화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에야 탈퇴를 포기했습니다.
그냥 스카이프 로그아웃 해버렸어요.
곧 저를 찾아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도 무섭습니다 ㅠ
물론 잘못한 건 저쪽이지만, 저쪽 입장에선 한참 흥이 올랐을 때? 상대방이 도망간거잖아요. 화났겠쬬
음 이야기가 산으로 갔는데
결론은 1. 랜챗은 하지 말자 2. 아이디는 돌려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