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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된지 일주일
게시물ID : animal_1684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뿌꾸언니
추천 : 14
조회수 : 78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10/03 17:19:45
 
지난주 화요일 할배가 좋은곳 갔습니다.
오늘이 딱 일주일째예요.
너무 이쁘게 잘 떠나서 마음의 짐을 덜어낼수 있었어요.
오래 고통스러워 한다던가 하면 제가 괴로웠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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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할배 보낸날은 비가 많이 왔어요.
가뜩이나 힘든데 날씨까지 비가 오다니
한줌으로 홀가분해진 녀석을 들고 돌아왔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머리로는 너무 잘 아는데요.
어차피 아픈할배랑 제가 함께하는 시간은 서로에게 고통뿐이였을거라는거
그리고 지금 할배는 정말 편안해졌다는거
저와 녀석은 지금 해피엔딩을 맞이한거라는거
잘 아는데
마음이 미련뚝뚝이라 남겨진 녀석 짐을 붙잡고 통곡을 하고 그랬습니다.
 
 
 
 
 
 
anigif.gif
 
 
 
 
 
남아서 슬픈건 혼자 남은 제가 가여워서이고
힘든건 저뿐이라는거 잘 압니다.
세상에 생명있는건 늦던 이르던 언젠가 다 떠나는거
저역시 살아온 시간보다 떠날시간이 가까운 사람이니까요.
 
이전 떠난놈 15년,그리고 유기견으로 제가 5~6살 추정으로 와서 7년 같이 살다 떠난 뿌꾸
개 좋아하는 아버지덕분에 평생 개와 함께 살아왔지만
이전할배와 뿌꾸할배는 온전히 저혼자 보살핀 녀석들이고
이 녀석들과 살아온 세월이 22년정도 됩니다.
제인생의 절반을 녀석들과 함께 하고나니
의지하던게 습관이 되어 혼자 지내는게 참 힘이 듭니다.
 
다른건 없습니다.
저의 개들은 호강하며 잘 살다간 녀석들입니다.
엄마품에서 떠날 확률이 100마리의 개중 7마리 정도라는데
우리개들은 두녀석다 상위 7%의 운좋은 녀석들이고요.
마음으로 낳은 자식으로 같이 좋은시간 보냈습니다.
제가 울고 슬퍼할일 하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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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빼 떠나고 울고울고 블로그에 글올리며 울고
안부 묻는사람때문에 울고울고울었습니다.
집에 녀석의 흔적이 가득해 있을수가 없어
아무데고 정처없이 걸어 다니고 다리아파 집에 들어오면 또 숨이 막히고
저 나름 동안인데 한 10년은 늙은것 같아요.
눈물로 수분이 빠져서 얼굴이 쪼글쪼글해졌습니다.
7년전 샀던 펫로스에 관한 책 다시
다른 사람들의 이별얘기를 찾아 읽고
노견만세등 노견관련 동영상을 찾아보고 울고
울다울다 잠이 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다다음날이네요.
금요일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일요일이였습니다.
할배아플때 잠 못자고 떠난후도 못잤었는데
많이 지쳤었나봅니다.
기절하듯이 뻗어 이틀을 푹자고 일어나니
이상합니다.
마음이 너무 평온해졌어요.
기억은 안나지만 꿈에라도 찾아와준걸까요.
 
 
지난 일주일의 4일은 울면서 2일은 잠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7일째 많이 안울고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누가 알아주었으면 하는거 아니라
그냥 제 마음의 의식같은거예요.
애들 떠난 보낸후의 제 마음을 추스리는 의식이요.
 
우리 할배는 잘 떠났고
저하나 잘 지낼 일만 남았어요.
괜찮아질겁니다.
아픈녀석이 가기전 훈련을 빡쌔게 시켜줘서인지
마음이 좀 강해진걸 느껴요.
 
 
남은사람이 꾸며낸 얘기라해도
믿고 싶어요.
무지개 너머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다는얘기요.
건강하고 어려진 두녀석과 다시 만날수 있다면
와 생각만해도 너무 좋아요.
양팔에 풍만한 녀석들 딱 안고 두녀석 등짝에 킁카킁카 부비부비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좋아서 소름이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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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후 후회많이 됩니다.
아 그때 왜 그랬을까
좀더 아픈애 생각해줬어야 했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내게 그랬을까
 
녀석들은 공기같아서 함께 지낼때에는 소중한줄 잘 몰라요.
그러다 떠난후 공기가 사라져버리면 숨이 막혀 괴로운거예요.
애들 떠나고 괴로운건 당연한겁니다.
사람이랑은 달리 온전히 100의 사랑을 주는 녀석들이라
떠난후 그 사랑이 더 그립고 그리운겁니다.
어떻게 다 읽은 책 접듯이 딱 정리할수 있겠어요.
지금 힘들고 아픈건 당연한거지요.
많이 그리울겁니다.
지금도 제 등뒤에 누워 제가 자기를 쳐다보기만 기다릴것 같아요.
눈이 마주치면 꼬리가 먼저 붕붕 흔들려요.저 방해안되게 얌전하게 기다렸던거예요.
계속 모른척 하면 그때는 안달나서 제게 뛰어옵니다.
같이 살고 매일 보는 엄만데 뭐가 그리 반가운지 좋아죽어요.
그모습이 눈에 선해요.
 
지금은 너무 이르고
조금더 시간이 지나서 녀석 얘기생각할때 웃을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녀석얘기하기 힘드네요.
함께 있을때는 그게 당연해서 무심해지잖아요.
녀석들의 시간은 정말 빠르다는걸 잊으면 안되는데 말이지요.
 
혹시 이 글읽고 제 마음이 공감된다면 지금 옆에 있는 그녀석들 한번씩 안아주세요.
전 그 따뜻함이 너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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