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언더워터 보는데
게시물ID : movie_622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랑둥게둥
추천 : 2
조회수 : 5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03 21:56:28
영화게에 쓰는게 맞나싶지만 영화를 보다가 생각나서 영화게에 쓰는게 맞을것같아요ㅎㅎ(혹시나 게시판 틀렸으면 알려주세요!)

오늘 기분 안좋은일이 있어 남편이랑 집에서 언더워터를 보기로 했어요! 

언더워터 흥행작은 아니지만 제목에서 느끼실 수 있는 상어 관련된 영화인데요ㅎㅎ 죠스같은... 영화를 보다가 뜬금없이 신혼여행 생각이 났어요 

저희는 칸쿤으로 신혼여행 다녀왔는데 보통 여행사에서 무료로 2인보트+스노클링 이용권을 주더라구요.

저희도 돈주고는 비싸서 냉큼 배를 타러 갔는데 저희랑 다른 부부 이렇게 두쌍만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다 외국인이더라구요.

저희는 스노클링 배운적은 없었지만 별다른 무서움 없이 일단 배를 몰고 나갔어요. 배 작동법이나 간단한 주의사항 설명은 들었구요. 

처음에는 잔잔한 바다라서 재미있다가 깊은 바다로 나가면 나갈수록 파도가 미친듯이 치는겁니다ㅠㅠㅠㅠ 진짜 배가 수직으로 솟았다 내리 꽂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요 후덜덜ㅠㅠ

남편은 혼이 반쯤 빠져서 거의 바닷물에 귀싸대기를 맞으면서 운전을 하고 저는 넘나 무서운 나머지 정신을 놔버리고 미친사람처럼 웃으면서 배를 탔드랬죠ㅠㅠㅠ 

남편이 보다못해 소리를 꽥! 지르고 "야 너는 지금 이게 웃기냐? 잘못하면 다 죽어 물에 빠지면 즉사라고 즉사!!!!" 이러는데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아요ㅠㅠㅠ

남편 얼굴에 튄 바닷물을 수건으로 닦아주며 점점 깊은 바다로 맨 앞에 인솔자를 따라서 들어갔어요ㅠㅠㅠ 지금 생각하면 넘나 무서운것....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 가는곳마다 날씨도 다르데요?????
분명 출발할때는 맑았는데 중간쯤오니 먹구름이.... 후덜걸

한참 들어가서 무슨 라군에 도착했다고 배를 세우라는데 라군은 개뿔.... 완전히 언더워터에 나오는 망망대해에 배를 세웠습니다. 

지금이야 경험해서 무섭지만 그때는 그냥 들어가고 보자라는 생각이어서 비키니에 구명조끼만 입고 스노클 장비를 착용한 후에 인솔자가 바다로 저와 남편을 빠트려 주었습니다......

저희는 일단 들어가서 고개를 쳐박고 바닷속을 보는데 엥?? 스노클 장비로 물이 다들어오고 안경 속에 바닷물이 꽉차서 눈은 쓰럽고 구명조끼는 분명 꽉 조였는데 머리 위로 둥둥 뜨는겁니다ㅠㅠ

저는 그래도 아기스포츠단에서 수영을 좀 배워서 자유영이랑 배영은 할 줄 알거든요. 근데 바다는 파도가 있어서 다르더라구요ㅠㅠㅠㅠ

거짓말 좀 보태서 제 키 절반만한 파도가 자꾸 저를 덮치는데 이미 스노클 장비는 무용지물이라 벗어서 손에 쥐고 수영을 해보려고 몸부림을 하니 계속 가라앉드라구요ㅠㅠㅠ

근데 이놈의 구명조끼가 오히려 저를 더 짓누르는가에요ㅠㅠ 그래도 구명조끼라고 벗지는 못하고 거의 목부분에 구명조끼를 쓴(?)채로 껄떡거리고 있는데..

저기를 보니까 남편이 이미 얼굴이 새파래져서 저를 보고 막 어푸어푸하는거에요ㅠㅠㅠ

너무 놀래서 일단 남편쪽으로 막 헤엄쳐갔어요ㅠㅠ 남편한테 가까워지니까 남편이 얼마나 놀랐는지 막 저를 누르면서 붙잡고 놓질 않는거에요ㅠㅠㅠ

근데 이미 저도 겁에 질려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으니까 완전 패닉상태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막 소리를 지르는데 입을 벌리니까 입속으로 바닷물은 다 들어오고 그걸 또 다 먹고... 

제가 헛구역질을 하면서 물속을 들어갔다 나왔다하니까 그새 좀 정신이 들었는지 남편이 깜짝 놀라서 저를 막 끄집고 배 위에 있는 멕시코인한테 손을 흔들었어요.

구조사인있잖아요. 거기서도 출발할때 알려주기도 했구요. 근데 이놈이 둘이 손붙잡고 구조사인을 보내니까 잘 놀고있다는 뜻인줄 알았는지 웃으면서 손으로 오케이오케이 하더라구요.

참고로 그 사람은 영어 할 줄 몰랐대요ㅠㅠㅠ

그래서 거의 죽기 일보직전이라 정말 마지막으로 제 온 힘을 다해 저도 처음 들어보는 괴성을 질렀습니다ㅠㅠ

야 이 ㅆㅂ놈아 구해달라고!!!!! ㅆㅂ 꼬르륵 나 죽는다 ㅆㅂ

그 사람도 분위기나 제 괴성에 놀랐는지 배를 끌고와서는 막 저희 둘을 쳐다보고 깜짝 놀라서 제 구명조끼 목덜미 쪽을 잡고 배로 끄집어 올렸어요.

저는 배에 들어오자마자 토하고 울고 소리지르고 기절 직전에 드러누워서 막 그 사람한테 있는 쌍욕 없는 쌍욕을 다 하고 남편은 저한테 생수를 들이붓고 제 심장쪽을 누르고 괜찮냐고 울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멕시코인은 유 오케이 마담? 쏘리 쏘리 이러는데 뒷말은 스페인어라 못알아먹었지만 대충 영어 못해서 몰랐다 미안하다 하는것 같았어요....ㅠㅠㅠ 

그때 영어할줄 알던 인솔자가 와서 막 저한테 말걸고 저 주물러주고 물먹여주고... 옆에 스노클링 하던 외국인들도 올라와서 오마이갓 난리도 아녔어요ㅠㅠㅠ

저는 그렇게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고 인솔자 배에 탄채로 돌아왔드랬죠.... 돌아오는 동안 내내 엉엉울고 사람이 패닉 상태가 되니까 아무것도 안보이고 안들리고 침에 콧물에 질질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데크에 도착해서 내리는데 잔잔한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지 서서 오줌 싸는 줄 알았어요... 남편은 그래도 제가 밑에 깔려준(?) 덕분에 죽는 경험까진 안해서 저를 계속 챙겨줬어요.

저는 바다에 트라우마가 생겼고요... 그 이후에 극복해보겠다고 스노클링도 배우고 카약도 타봤지만 파도치는 곳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해변 주변에서만 놀았어요....

오늘 갑자기 언더워터 보는데 가슴이 답답해져오면서 자꾸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영화보기가 힘들구요ㅠㅠ

원래 물을 좋아하던 전데 이렇게 바다가 끔찍해질 줄은ㅠㅠㅠ 언더워터에서 새까만 망망대해가 나오는데 정말 숨이 갑자기 탁 막혔어요ㅠㅠㅠ

새삼 대자연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네요.
상어보다 바다가 더 무서웠던..... 영화 감상평인지 신혼여행썰인지 모르겠지만 블레이크 라이블리 몸매는 굳!!!ㅎㅎㅎㅎ

바다 조심하시고 그런 보트나 스노클링 하실때는 꼭 제대로 강습 받으시고 안전수칙 시켜서 하시기를ㅠㅠㅠㅠ 넘나 무섭습니다ㅠㅠ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쌍욕 얻어먹은 그 멕시코인한테 너무 미안하네요ㅠㅠ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