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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우리 아버지... (2)
게시물ID : panic_910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스모스향기
추천 : 37
조회수 : 269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0/04 23: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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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글을 쓰기에 앞서
이 글에 대해 소설이라 여기시는 분들께서는
미리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밤 9시가 다 되서 퇴근하고,
보고 일지 쓰고, 늦은 저녁 먹느라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ㅠ_ㅠ..
 
왈가왈부 하지 않고 바로 글 쓰겠습니다.
 
=================================================================================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점쟁이가 집에 왔다.
난 왠지 그가 '이모'와 알고 지낸 사이라는 점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뜸 한다는 소리치곤 너무 아다리가 맞는
상황과 이야기에 그저 어이가 없었을 뿐...
 
하지만 아버지의 평안한 영위를 위한
'천도제' 개념으로 진행된 '굿'에 별 말 없이 따르기로 했다.
 
냉수 한 잔 들이키고는 거실 TV 앞에 앉아
상을 펴고 이상한 한자가 가득한 책을 올려둔 후,
눈을 감은 점쟁이.
 
'^&**&^**%^$##$@#'
 
전혀 알아듣기 힘든 이상한 말과 읊조림에
나는 그저 처음 본 '굿'의 모습에 긴장만 될 뿐이었다.
 
그 날따라 우리 집 1층 회사 사무실에서는
한 번도 진행한 적 없던 공사를 시작했다.
이사온 지 1년이 넘은 기간동안 단 한 번도 들을 수 없던
기계음과 굉음으로 점쟁이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들을 수 없었다.
 
차츰 소음이 잦아들 즈음, 점쟁이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라고 한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터라 군말없이 절 3번을 한 후,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점쟁이가 왠 흰 천을 여러 번 매듭지어 묶은 후,
나에게 탈탈 털라는 주문을 했다.
그의 주문에 따라 난 매듭지어진 흰 천을 힘껏 내리쳤다.
 
 
-------
 
"응..?"
 
눈을 뜨고 보니 중환자실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호흡곤란으로 기도가 막혀
기도삽관을 시행하려던 찰나에 눈이 떠진 것이다.
 
옆을 보니 울고 있는 어머니와 고모,
 
"왜.. 그래..?"
 
"... 너.. 호흡곤란 와서 죽을 뻔 했어.. 이놈아.."
 
말 끝을 흐리며 눈물을 애써 삼키는 어머니,
그 옆에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고모..
 
 
"이제 괜찮아, 근데 엄마, 나 진짜 목 말라. 이거 빼면 안돼?"
 
위까지 연결된 호스가 어지간히 거슬렸던 나는
호스를 제거하기를 원했지만 호출 소리에 달려온 의사와 간호사는
조금만 참으라는 말만 남긴 채 뒤돌아섰다.
 
 
"후... 근데 아빠는 어떻게 됐어?"
 
"..응.. 저기 무균실에 있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수술 전, 의사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테이블 데스(수술 중 사망), 그보다도 더 최악은
암 덩어리가 혈관에 들어가 이곳 저곳 전이시킨다는 무시무시한 소리,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었던 듯 하다.
 
그러나 저녁 면회시간에 들어온 어머니의 한 마디,
 
"장기가 너무 부어서 배를 못 닫고 나왔대.. 부기가 가라앉으면 재수술 해야한다네.."
 
의연한 척 하지만 이미 초췌해질대로 초췌해진 어머니의 모습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
 
'탁탁'
 
허무했다.
 
너무 쉽게 풀려버린 매듭.
이내 점쟁이가 말했다.
 
"이거 한풀이 하는 거여, 아들내미한테는 한이 없구만.
고마워 하는 마음, 미안한 마음만 가득한 거 같어."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좋은 소리는 분명했다.
그런데 이모가 옆에서 거들며 이야기 한다.
 
"어휴, 어제 나 할 때는 그렇게 안 풀리더니.. 수술 안 막았다고 나한테
원한이 쌓였나보다."
 
 
그렇게 어머니와 나의 한풀이 작업(?)은 마무리 됐다.
 
 
-----
 
 
'삐이이-'
 
결국 떠나셨다.
 
심장박동을 알리는 기계음의 간결하고 짧은 '삐'소리는
이내 가슴을 쿵, 치는 해머와도 같았다.
 
그렇게 아버지는 우리 곁을 떠나셨다.
 
 
-------
 
퇴원을 몇 시간 앞둔 어느 날,
퇴원을 하기 전, 개인물품을 챙기는데
다른 건 다 있는데 유독 입원 전 신고 온 '운동화'가 보이질 않았다.
 
"엄마, 내 운동화 못 봤어?"
 
"응? 못 봤는데.. 병실 이동하면서 잃어버린 거 같아. 엄마가 찾아봐도 안 보이더라."
 
"엥.. 뭐지, 다 낡아빠진 운동화가 왜 없어진 겨."
 
병원의 배려로 얻은 슬리퍼로 집으로 돌아왔다.
 
 
----
 
모두가 돌아간 집 안,
 
"내가 먼저 죽는다는 게 호흡곤란 왔던 거였어?"
 
"응.. 그런 거 같아."
 
"그런데 나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
 
"점쟁이 말 믿지마. 이모 말도 믿지마. 둘 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난."
 
"엄마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
 
 
 
 
운동화가 없어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분명 아들내미를 먼저 데려가려고 귀신들이 찾으러 다닐 거여.
그 때, 아들 신발 한 짝, 남편 신발 한 짝씩 들고
버리고 태워버려. 그래야 귀신들이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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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끝이었다면
작은 헤프닝으로 끝났겠지만,
사실 이후에 한 가지 일이 더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내일 이 시간즈음에 (3)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제 11시 반까지 제가 쓴 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또 읽어봣는데
문맥에 안 맞는 문장들이 꽤 있더라구요 ㅠ_ㅠ
짧은 배움 때문에... 이해해주세용..ㅜㅜ (지금 이 글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피곤한 관계로 패스..)
(11시 반까지 새로고침 했다는 사실..ㅋㅋ
아침에 일어나니 베스트에 갔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ㅜㅜ
많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응원 아끼지 않고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
출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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