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남자 잘못 만나서 자퇴했습니다. 그냥 다 내잘못인데 그남자 탓해서 미안합니다. 나 자퇴시키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담임선생님을 못잊겠습니다. 고생하시던 담임선생님 미워해서 미안합니다. 그남자와 헤어지고 유부남 하나 만나 자면서 돈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는 따로 하나 만들어서 지냈습니다. 처음엔 정말 몰랐지만 나중에 알았어도 계속 만나 유부남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그 더러운 몸 남자친구에게도 굴려서 미안합니다. 그러다 나중엔 또 이 남자에게도 상처 주며 헤어졌습니다. 잘해준 것 하나 없지만 그래도 더러운 몸 받아준 은혜 모르고 마음 상처줘서 미안합니다. 어찌 하다 스물 무렵에 가진 아이를 지웠습니다. 이 아이에겐 정말정말 미안해서 눈물도 안 나옵니다. 나같은건 엄마 자격 없다고, 이런 엄마 만나게 해줘서 정말정말 미안합니다. 만약 낳았어도 미안했을겁니다. 애아빠란 새끼는 임신했다니까 연락도 없었으니까. 이딴놈 만나서 아빠 되게 한것도 아이에게 정말정말 미안합니다. 술쳐먹고 엄마한테 이런얘기들을 다 했습니다. 나같은년 딸년으로 두게 해드려서 정말정말 미안합니다. 뭐하러 얘기했나 싶습니다. ..나도 마음의 위로가 필요해서 그런건데.. 입 무겁지 못하고 맘 약해서 미안합니다. 엄마 속상하게 해놓고 미안한 마음에 나도 속상해서 잠도 안옵니다. 이딴 글 올린것도 미안합니다. 이 글은 어차피 수많은 글 사이로 묻혀지게 될테고 나같은 사람, 마음 뉘일 곳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안합니다만 그래도 나는 계속 살겁니다. 어떻게 살아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살아서 뭐라도 하나 해놓고 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