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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서른,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
게시물ID : gomin_12629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탠스퍼랜
추천 : 3
조회수 : 76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4/11/18 05:29:07
내년이면 서른, 이룬 것이 없소.

꿈을 찾아 움직였을때 그 꿈은 멀리 달아나 버렸고 이제 다시는 잡지 못할 것만 같아요.
대학교 들어와서야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같이 나누며 살고 싶다고 다짐했지만
빈번한 시험 실패로 인해 이제는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것 같네요.

오직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20대도 이제 채 두달도 남지 않았는데..
나에게 주어진 것은 대학교 졸업장과 토익 성적 두개가 전부입니다.
이것만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드니 한없이 자괴감만 드네요.
다른 사람들은 어학연수다, 교환학생이다, 인턴이다, 이런저런 것들을 갖추고 도전하는데 내가 가진 것은 딱 세 장의 종이뿐입니다.

면접들어가서도 의학전문대학원 준비하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최고의 경험이라고 말은 하지만 면접관들은 코웃음만 치겠죠.
거짓없이 솔직하게 자기소개서를 적었고 면접에서도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어렸을 적에 부모님께서 곧 죽어도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치셔서 그걸 따르고 난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면접관들은 가끔 나에게 모욕감을 안겨줬습니다. 
어디 하나 불러주는 곳이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까 어머니한테 메세지가 왔습니다.
그냥 내려오는게 어떻겠냐고.
저는 되물었습니다.
내려가서 뭐할까요.
그냥 놀아라. 
차라리 집에 와서 놀아라.

어머니의 놀라는 말씀이 왜이리 서글프게 느껴지는 걸까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셔서 맞춤법도 많이 틀리시는데 메세지를 보내실 때마다 난 항상 마음이 무너지네요.
난 당신한테 한번도 힘든 내색 안하고 잘될꺼니까 걱정마라고 말씀만 드렸을 뿐인데.
자식된 놈의 썩어문드러져가는 속을 알고 계셨던 걸까요.

내년이면 서른인데 앞으로 뭘 이루고 살아야할까요.
시험에 실패한 사람은 어디로 흘러가야 할까요.
결국에는 흘러가겠죠.
하지만 방향이 없네요.

다시 의사라는 꿈을 꾸면서 시험준비를 해보고 싶지만 용기가 안나요.
다시한번 실패한다면 흐르지도 못할 것만 같아서.
도저히 용기가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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