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국은 픽션임을 잊지 마시길 -_- ------------------------------------------------------ 집엔 아무도 없다. 졸라 심심하다.
아부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가셨고 엄마는 .. 누굴 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분댁으로 원정경기를 가셨다 (-_-... 물론 고스톱이다.)
너무너무 졸라졸라 막졸라 심심했던 나는 통신에서 보았던 뿌셔뿌셔 끓이기 실험을 떠올리곤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가장 엽기적인 맛이라는 딸기맛이 집에 있었다. -_- ......
물이 끓는 것을 보고 있자니 답답해 주글거 같다. 전화를 들었다. 타겟은 나의 절친한 벗인 기선 --
뚜르르르르르. 뚜르르르르르르... 딸깍
나 : 여보쇼 기선 : ....(흠칫..) 여보세요..? 나 : 나다. 형님. 기선 : ....-_-.. 씨발 현철? 나 : (이 시키가...) 응.; 기선 : 아이 씨바라~ 난 또 아빤줄 알고 깜짝 놀랬자나.
나 : .....-_-+
사정을 듣자하니 아부지가 아침에 시킨 심부름을 안하고 농땡이 부리는 중이란다.
나 : 근데 왜 아침부터 욕하고 지랄이냐. 기선 : 씨빡.... 나나 되니까 너한테 욕이라도 해주는줄 아러 남한텐 꼬박꼬박 존댓말을 한단 말이다. 나 : .....(헷갈림.;) 그런거냐.;
이놈은 욕을 잘한다. 머 그렇다고 좋을건 없지만. -_-; 말발도 좋기때문에 욕을 먹는 입장..(-_-)에서는 열받기는 커녕 재밌기까지 한... 욕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는 역효과를 맛볼 수 있다.
기선 : 무슨 일이야? 나 : 걍 심심해서... ^0^ 기선 : ...씨발로마. 나 : (발끈..) 또.. 또 머냐.! 기선 : 걍 심심해서... (씨익) 나 : ..... 기선 : 할 말 없지? 해줄 말도 없을거야. 와하하. 나 : 훗... 넌 정말 씨발이야 -_- 기선 : 씨발 친구 둬서 좋겠다? 나 : ....-_-;; 기선 : 달리 할 말 없음 끊어라. 아침 수라상 들어야 하니까. 이따 몸소 내 전화를 걸어주지.. 훗
딸깍.
뭐가 수라상이고 뭐가 몸소냐.... 씨방새. 지 할말만 하고 끊다니 투덜거리며 부엌으로 나가 끓는 물에 뿌셔뿌셔를 넣었다. 그리고 이따 걸려올 기선이 놈에게 대응할만한 어휘를 정리했다. .......걸려오기만 해봐라. 그러던 찰나 들리는 요란한 전화벨소리.
전화벨 소리 : '전화바더 씨바라~ 빨리바더 씨바라~'
젠장.. -_-; 내 방 전화기는 친구놈이 선물해준건데 특이하게도 전화벨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근데 한번 녹음하면 땡이라서 어쩔 수 없이 저 소릴 들어야 한다. -_-;
딸깍 나 : 수라상이 빵 부스러기였냐? 졸라 금방 먹네? "......." 나 : 미친놈. 전화기에다 대고 수화를 하면 어쩌잔거야. 씨발. 나 사랑한단 말하기가 그러케 힘드러? "......;"
? : 야이 씨발 돋가튼 시캬. 나 : (깜짝..) -_-; ? : 지금 때가 어느땐데 폰팅하겠다고 지랄이야 지랄은. 너가튼 싸가지가 바닥을 기는 놈이 미성년자나 따먹고 돌아다니지. 미친놈아.
....난 상대가 보통 미친년이 아님을 파악했다 -_-; 내가 미성년잔데 누가 날 말처럼 쉽게 따먹을 수 있단 말인가. ......씨발. 난 비싼 몸이란 마랴. 그리고 내가 바닥을 기는 백수인건 어케 알았을까.. (바보. -_-) 분노가 용솟음쳤지만 이성으로 제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감정적으로 상대했다간 내가 저년을 능가할지도 모르니까. -_-;
나 : ......나는 스무살이다. (미성년자다 -_-) ? : .......구라까냐. 목소리 들으면 다 아러. 나 : -_-+ (이년이..;) ... 나는 2만원이다. ? :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상황을 수습한건 그녀쪽이었다.
? : 조.. 돋나 썰렁한 색히! 너같이 여자라면 환장하는 쉐이가 자라면 뻔한 거지. 더러운 놈. 나 : 이런 씨발... 난 거지 아니야. ? : .......;
재밌다. -_-; 졸라 재밌다. 내 돈내고 전화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너무 즐겁기 짝이 없었다. 이대로 기선이한테 전화올때까지 놀아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순간 게임에서 본 대사가 떠올랐다.
나 : 넌... 검군 ? : ?.. 검긴 머가 검어?! 나 : 거기가 까맣다구 븅신아. ? : ....... 나 : 씨방.... 그러니까 작작 좀 할것이지 세상에나, 졸라 까맣네. ? : 이..이런 씨발... 변태새꺄. 저질. 나쁜놈아! 나 : -_-; 훗.. 일광욕을 많이 해서 피부가 까맣단 얘긴데 머가 변태고 저질이란 말이냐. 너야말로 이상한 생각을 하는걸 보니 오리지널 변....
딸깍.
이런 비러머글 -_-; 그년이 끊어버렸다. 한참 재밌어가던 중에.... 너무나 아쉬운걸. 젠장..젠장.. 을 주문처럼 읊어대며 방을 나가는 순간. 웬 퀴퀴한 냄새가 내 코를 사정없이 난자했다. -_-; "앗. 뿌셔뿌셔!"
.......
보기엔 적당히 익은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가히 뇌살적인 색상과 냄새 -_-; 과연 이걸 머거야 하는가. 통신에서도 차마 자신이 못먹겠어서 개를 줬다는데 .......개가 괴물로 변신했단 소리를 들은것 같다 -_-;
우리집엔 딱히 애완동물이라 부를만한 게 없다. 있다면 본의 아니게 방목하여 기르고 있는 바퀴벌레정도.; 그렇다고 이걸 그놈들한테 먹일 수야 없는 일 아닌가. 결정적으로 난 바퀴벌레가 변신하는건 절대 보고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심사숙고끝에 이 몸이 손수 마루타가 되어.; 실험에 임하기로 했다.; 떨리는 손으로 젓가락을 들고 입에 넣으려는 순간 다시 울리는 전화벨.
' 전화바더 씨바라~ 빨리바더 씨바라~'
........씨빡.. -_-; 저거 계속 듣다간 정말 성격 버릴 것 같다.
딸깍.
나 : 여보세요. ? : 저..... 여보세요.
어라. -_-; 이 목소리는 아까 전화했던 '보통 미친년이 아닌년' 아닌가.; 무슨 일로 다시... 아까 일을 사과라도 할 생각인가. -_- 훗 만약 사과를 한다면 사나이 넓은 아량으로 감싸줄 용의는 있었다. 그러나.
? : 저... 폰팅하실래요? 나 : .......네? -_-;;;
수식어를 바꿔서 '가망이 없는 년'으로 하겠다.; 나와 전화를 끊고 다른 곳에 한다는게 아마 무의식적으로 우리집 전화번호를 누른듯 하다...; 정말 골때리는 년이다 -_-; 이젠 분노는 고사하고 처량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 와중에 나도 무의식적으로 뿌셔뿌셔를 입에 넣었다. .....오...... 갓뎀... 잇 -_-;;;; 죽음이 내 혀를 자극함을 느끼며.. 이어서 정신 착란 증세가 체인콤보를 날렸다. 급기야는 근육의 수축 이완이 대뇌의 콘트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렇다.;; -_-; 난 변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 : 야이.... 씨발랄랄라야. ? : ......?! -_-; 나 : 씨발 지금이 어느땐데 폰팅을 하자고 지랄발광비광솔광 삼팔 광땡이란말이다. 미친뇬아.
문법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문장을 구사하며 그러케 1분여동안 쉴새없이 욕을 퍼부어댔다. 그리고나서 뿌셔뿌셔의 약효가 절정에 달할 무렵.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고 어서빨리 피니쉬를 날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 : 이런.. 씨발... 이 딸기맛같은 년아. 끊어!
그리고 의식을 잃어버렸다. -_-;
훗날 정신이 들었을때 엄마가 이야기하시길. 뿌셔뿌셔를 농약인줄 알고 내가 수능 못본걸 자책하며 자살기도를 한줄 알았다고 하셨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