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실 끝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와 언니는 저에게 사건진행상황을 전혀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오유를 가끔 눈팅하다가 오유 사이트 분위기가 너무 좋아보여 어디서 말할수없던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어딘가 말하고싶은데.. 말할수가 없어서..
저는 언니와 단둘이 원룸에서 삽니다 반지하에, 여름에는 참 더웠죠 7월초였습니다 절대 잊지못할 날일거에요 오후 알바를 다녀온 저는 밤을 새 컴퓨터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더워 현관문을 살짝 열어뒀습니다 이따 닫아야지, 계속 컴퓨터를 했어요 그런데 잘못해서 깜짝 졸았나봐요 눈을 뜨니 모니터는 화면보호기로 꺼져있고 어, 내뒤에 이상한 빨간 옷이 비칩니다
그땐 한창 축구중이었죠 축구 응원티셔츠였어요 새빨간 티셔츠를 입은 처음보는 아저씨가 제 뒤에 서있었습니다 아빠도 언니도 아닌 처음보는 어른남자 가족만의 공간에 낯선남자가 서있는게 그렇게 이질적이었습니다
우습게도 처음 나온말은 누구세요? 였어요 한손에는 가위를 들고 곧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제 목에 가위를 대고 마구 때렸습니다 깨서 소리를 지르는 언니를 밟고 저를 주먹으로 때리고.. 맞다가 기절했나봐요 정신을 차리니 전 누워서 옷이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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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가고 언니랑 저는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미안해 내가 미안해 잠들지않았으면 문 닫았을텐데 미안해 언니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한달을 잠도 못잤습니다 맞은 멍은 한달 이상이 갔고 부어버린 턱은 입도 벌리지 못하게 부어서 밥도 못먹었어요 그게 두달이었습니다
전 사실 기억이 애매해서 당한 건 벌써 잘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낯선남자가 제뒤에 서있고 빨간티를 입은 사람이 서있고 그때가 열한시였어요 대낮에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공포입니다
죽이고싶어요 그남자를 내인생을 언니 인생을 우리 자매의 인생을 망가뜨린 그 남자를 죽이고 싶어요 그 남자를 죽이고 나도 죽으면 얼마나 편할까 수십번을 생각했습니다 지금 가장 끔찍한건 그 사람이 형을 다살고 나와도 저는 25살, 26살이라는 거죠 또만나면 어떻게하지 찾아오면 어떻게해
얼마전에 모 웹툰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재판은 항상 모든 일이 끝나고 시작된다 그 사람이 형을 받고 몇년을 살고 나와도 저희 자매의 가슴속에 박힌 일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텐데.. 없던 일이 되지 않을텐데..
괜찮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넌 괜찮아 이제 괜찮을거야 한마디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