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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위시.
핀란드(?) 출신의 메탈 밴드로 유럽에서는 정말 인기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밴드인 걸로 알고 있어요.
이 밴드의 음악이 매드무비에 많이 인용되서 아마 이름은 처음 들어봐도 이 밴드의 음악 중에 익숙한 곡이 몇 개 있을 거에요.
지난주에 정말 한국에 다시 올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Nightwish 내한 공연을 갔다왔습니다. 이전 부산 락페스티발에서 관객 중 어떤
XXX가 물병을 맴버에게 던진 후로 내한공연은 이후 절대 없을 것이라 락씬의 팬들 모두 예상하고 있었는데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난 셈이지
요.
(크 포스터는 다시 한 번 봐도 감격이에요.)
공연은 아주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방(?)하고 웅장한 소리를 들려주기에 '아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만 속으로되네였던 것 같아요.
시간만 되었다면 공연 후, 공항까지 따라가서 싸인도 받고 투오마스와 인사도 하고 싶었지만 대학교에 아직 묶여있는 몸이라 그렇지 못했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보면 '게시판 미아 출현?'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이번 나이트위시의 8집의 앨범의 마지막 곡이고 이번 라이브 공연에서도 연주한 'The greatest show on earth'를 소개하고 싶어서에요.
이곡...앨범 버전으로만 약 24분으로 엄청 깁니다.
그래서 이걸 라이브로 들을 수가 있나? 싶었는데 몇몇 라이브 영상보니까 공연했던 곳도 많고,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결국 마지막 곡으로 연주를 했답니다.
그냥 들어보면 드림씨어터 곡들과 비슷한 그냥 대서사시 메탈 곡이구나 싶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아 이걸 왜 과게에 소개하는지 아실거라 믿습니다.
가사는 당연히(?) 영어이구요. 제가 한 번 나름 번역해보았습니다. 제가 타자를 치면 영어 능력이 떨어지는 병에 걸려서 혹시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동영상을 재생시키고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음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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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Four Point Six]
4.6
(아마 46억년 (4.6 billion) 전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운석 연대측정을 통해 계산된 지구의 나이가 약 46억년이라고 하지요.)
Archaean horizon
The first sunrise
On a pristine gaea
Somewhere there, us sleeping
시생대의 지평선
첫 번째 일출
태고의 가이아에서 일이 시작된다.
그곳 어딘가에서 우리는 잠들어있다.
*시생대: 약 46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한 이후부터 약 25억 년 전까지의 시기를 지칭하는 명칭, 선캄브리아기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지질시대.
After sleeping through a hundred million centuries we have finally opened our eyes on a sumptuous planet, sparkling with color, bountiful with life. Within decades we must close our eyes again. Isn't it a noble and enlightened way of spending our brief time in the sun, to work at understanding the universe and how we have come to wake up in it?
10억세기 동안의 수면 후 우리는 마침내 화려한 색깔을 가진,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놀라운 행성에서 눈을 떴다. 하지만 수십 년 내에 우리는 다시 눈을 감는다. 태양의 시대에서 우주를, 그리고 그 시대에 어떻게 눈을 떴는지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짧은 시간을 보내는 고귀하고 계몽적인 길이 아닌가?
[Part 2: Life]
The cosmic law of gravity
Pulled the newborns around a fire
A careless cold infinity in every vast direction
Lonely farer in the Goldilocks zone
She has a tale to tell
From the stellar nursery into a carbon feast
Enter LUCA
중력의 법칙은 불 주위로 새생명들을 끌어당겼다.
모든 방향으로 뻗어있는 무심하고 냉혹한 무한함.
골디락스 존에 있는 외로운 여행자
그녀가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네
별의 아가방부터 탄소의 잔치 (아마 탄소 생성 이후의 유기물 발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까지.
LUCA로 진입한다.
* 골디락스 존: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니는 우주 공간의 범위
*별의 아가방: 은하의 중 한 형태를 묘사하는 마리 은하의 나선 팔 끝부분에는 이온화된 수소(H+)와 먼지로 된 구름들이 자리하고 있어 이들이 충돌하면서 끊임없이 수많은 별들을 생성한다.
*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현존하는 지상 생물의 조상 중 가장 최근에 살았던 생물. 그러므로 현재 지구에 살고있는 모든 삶의 가장 최근 조상
The tapestry of chemistry
There's a writing in the garden
Leading us to the mother of all
화학적의 직물 (아마 모든 유기물을 묘사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를 모든 것의 어머니로 이끌어주는
글이 정원에 있다.
We are one
We are a universe
Forebears of what will be
Scions of the Devonian sea
Aeons pass
Writing the tale of us all
A day-to-day new opening
For the greatest show on Earth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우주다.
미래의 존재의 선조
데본기 바다의 자손
무한히 긴 시대가 지나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쓰는
날마다 새롭게 열리는
지상최대의 쇼를 위해
*데본기: 3억 9,500만년 전부터 3억 4,500만년 전의 약 5,000만년의 시기, 양서류가 출현한 시기
Ion channels welcoming the outside world
To the stuff of stars
Bedding the tree of a biological holy
Enter life
이온들이 외부 세계를 맞이하며 별의 물질계를 지나가고 있다.
신성한 생명의 나무를 심으며 생명(의 시대)으로 들어간다.
The tapestry of chemistry
There's a writing in the garden
Leading us to the mother of all
We are one
We are a universe
Forebears of what will be
Scions of the Devonian sea
Aeons pass
Writing the tale of us all
A day-to-day new opening
For the greatest show on Earth
We are here to care for the garden
The wonder of birth
Of every form most beautiful
Every form most beautiful
우리는 정원을 돌보기 위해 여기에 있다.
모든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탄생의 경이로움.
We are one
We are a universe
Forebears of what will be
Scions of the Devonian sea
Aeons pass
Writing the tale of us all
A day-to-day new opening
For the greatest show on Earth
[Part 3: The Toolmaker]
도구제작자 (아마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를 의미하는 것 같아요.)
After a billion years
The show is still here
Not a single one of your fathers died young
The handy travelers
Out of Africa
Little Lucy of the Afar
10억년 후에
쇼는 여전히 여기에 존재한다.
당신의 어느 아버지도 빨리 죽지 않는다.
여행자
아프리카로부터 멀리서 온 작은 루시
*루시: 에티오피아에서 발굴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유골. 인류의 조상이라 지칭됨.
Gave birth to fantasy
To idolatry
To self-destructive weaponry
Enter the God of gaps
Deep within the past
Atavistic dread of the hunted
환상을 만들고
우상을 만들고
자기파괴적인 무기를 만들고
God of gaps로 들어간다
과거 깊숙히 내재된
사냥감의 인간 본래적인 공포 (인간의 내재된 공포감을 말하는 듯 해요.)
*God of gaps (간격 이론 (Gap theory):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 종교적으로 ‘이것이 신이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말하는 걸 지칭함.
Enter Ionia, the cradle of thought
The architecture of understanding
The human lust to feel so exceptional
To rule the Earth
사고의 요람, 이오니아(의 시대)로 들어간다. (그리스 시대를 말하는 듯 해요.)
사고의 구성 (이성의 토대로 봐도 될 것 같아요.)
지구를 지배하려는 이례적인 욕망을 느끼는 인류 (인류의 정복욕을 말하는 듯 해요.)
Hunger for shiny rocks
For giant mushroom clouds
The will to do just as you'd be done by
Enter history, the grand finale
Enter ratkind ratkind
빛나는 돌을 향한 욕망
거대한 버섯 구름을 향한 욕망
당신이 당했던 그대로 하려는 의지
역사로 들어가고 위대한 대단원
쥐인류(?)의 시대로 들어간다.
(아마 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네요.)
Man, he took his time in the sun
Had a dream to understand
A single grain of sand
He gave birth to poetry
But one day'll cease to be
Greet the last light of the library
태양 아래서 시간을 보낸 인간
모래 한 톨마저도 이해하려는 꿈을 가졌지
그는 시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날 존재가 사라지겠지
도서관의 마지막 빛에 인사하며
Man, he took his time in the sun
Had a dream to understand
A single grain of sand
He gave birth to poetry
But one day'll cease to be
Greet the last light of the library
Man, he took his time in the sun
Had a dream to understand
A single grain of sand
He gave birth to poetry
But one day'll cease to be
Greet the last light of the library
We were here!
We were here!
We were here!
We were here!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
(최후의 인류가 ‘우리는 존재했었다’라고 기록으로 남기는 모습을 그린 듯 하네요.)
[Part 4: The Understanding]
"We are going to die, and that makes us the lucky ones. Most people are never going to die because they are never going to be born. The potential people who could have been here in my place but who will in fact never see the light of day outnumber the sand grains of Sahara. Certainly those unborn ghosts include greater poets than Keats, scientists greater than Newton. We know this because the set of possible people allowed by our DNA so massively exceeds the set of actual people. In the teeth of those stupefying odds it is you and I, in our ordinariness, that are here. We privileged few, who won the lottery of birth against all odds, how dare we whine at our inevitable return to that prior state from which the vast majority have never stirred?"
우리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은 우리를 행운아로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은 절대로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죽을 수가 없다. 여기 있을 수 있었지만 실제로 빛을 보지 못한 잠재적인 사람의 수는 사하라 사막의 모래 수 보다 많다. 아마도, 이 태어나지 못한 망령들 중에는 존 키츠 (영국 시인) 보다 뛰어난 시인, 뉴튼보다 뛰어난 과학자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DNA가 만들 수 있는 모든 사람의 경우의 수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 수보다 많다는 것을 통해 이를 안다. 우리는 특권을 가진 소수, 모든 역경 (혹은 배당) 속에서 복권에 당첨된 존재다. 대다수가 맞아보지 못하는 불가피한 귀환 (탄생으로 인한 죽음)에 어떻게 불평할 수 있는가?
[Part 5: Sea-Worn Driftwood]
"There is grandeur in this view of life, with its several powers, having been originally breathed
into a few forms or into one; and that whilst this planet has gone cycling on according to the
fixed law of gravity, from so simple a beginning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have been, and are being, evolved."
생명의 관점에서 여러, 혹은 하나의 형태로 일어난 힘을 갖춘 장엄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행성이 불변하는 중력의 법칙에 따라 순환하면서 이는 가장 간단한 형태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가장 경이로운 형태로, 지금도,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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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곡의 제목인 the Greatest Show on Earth 는 리처드 도킨스의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진화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하는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중간과 마지막에 나오는 나래이션의 영국 남성 목소리도 바로 리처드 도킨스의 목소리에요.
나래이션의 두 부분은 또한 리차드 도킨스가 말한 내용인데 앞의 내용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Part4 구절은 리처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에 나오는 내용이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Part5 구절은 다윈의 '종의 기원'에 나오는 내용이랍니다.
그래서 이를 보고 다시 생각해보면 곡의 내용이 도킨스의 생명에 대한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더라고요.
투오마스가 도킨스에게 감수받으면서 작사한건가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 곡을 듣고 한 메탈 밴드가 이런 내용을 곡에 담을 수 있다니, 그저 놀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