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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스압 주의)
게시물ID : gomin_12643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JiZ
추천 : 2
조회수 : 20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1/19 21:06:11
 
 
 
 
23살 여자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판 하고 와서 넋두리 한번 써보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매일같이 술 마시고 들어와서 술주정 하다가 때리고 또 그러고 나서 술주정하고...
자기 술 깨서 졸릴 때까지 저렇게 무한반복 한 후 들어가서 자러가는 생활을 반복한게 어연 23년이 되었네요.
 
제 기억으론 2살 때부터 아빠가 술 마시고 와서 자기 전까지 엄마랑 싸우고 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로 타겟이 바뀌기 시작한게 제가 좀 큰 8살쯤이었구요.
일단 패턴은 와서 쓸데없는 말들을 늘어놓고, 그걸 몇번씩 반복해요. 그러다가 무언가 아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꼬투리를 잡아서 언성을 높이고, 결국 손이 올라가거나 근처에 때릴 만한 것을 집어서 사정없이 때려요. 
중고등학교 때는 손과 다리가 크고작은 멍과 상처로 늘 뒤덮여 있었어요.
멍들고 다치는 게 버릇되니까 더 빨리 사라지고 맞을 그 당시 제외하면 아픈 느낌도 거의 없더라구요.
혹여 멍이 들어도 만지면서 이 정도는 일주일 내로 사라지겠네하고 자가진단하는
저를 보게 되면 내가 뭐 하는건지 자조적으로 웃게 되어요.
 
 
생각해보니 어태까지 살아오면서 맞아본 게 참 많네요..
 
주먹이나 발길질은 당연하고 벨트, 옷걸이, 청소기, 대걸레 자루, 수저,
밀가루 밀대, 유리그릇, 당구 큐대, 후리이팬 등등등 심지어는 식칼과
산에서 자라는 손가락 두마디 넘어가는 굵은 나무줄기와 커다란 짱돌,
공사판에서 주어온 쇠파이프와 못박힌 각목까지ㅋㅋㅋ
 
하.. 써보니까 진짜 어이없는 것들 많네요. 왠간한 남자애들보다 더 많이 맞아 보았을 거같아요.
 
 
 
덕분에 누가 기습적으로 제 쪽으로 손을 뻗으면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거나 몸을 뒤로
뺄 수밖에 없게 된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는데 정말 슬프더리구요. 
 
또 어릴 적부터 안 아프게 맞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가령 어떻게 웅크리고 있어야 된다던지 어디로 맞아야지 덜 아프다라던가. 어떻게 맞아야
피가 안나고 멍만 들고, 흉이 덜 티가 난다던가...
피할 수 없으니까 조금이라도 덜 다치고 안 아프려고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다행인 건 제가 스무살이 넘어가고 나선 손대는 횟수가 줄었다는 점 정도. 그래도 여전합디다. 
다른 가족들이 안말리냐고 그러실텐데 엄마가 말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저번에는 엄마 갈비뼈를 주먹으로 때려서 부러트리고 다음에는 머리통을 부수겠다. 하는 소리를 태연하게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나마 어릴 때부터 맞는데 이골이 난 제가 맞는게 더 낫기 때문에 이런 생활이 계속 되고 있어요.
 
 
왜 신고를 안하냐 하시겠지만 제 핸드폰 단축번호 유일하게 저장되어 있는게 1번, 경찰서입니다.
이미 경찰서에 서너번 이상 신고해 보았구요.
최근 제가 신고할 당시 때리다가 죽이고 싶었는지 넘어트려서 바닥에 내팽겨치더니 두 손으로 목을 잡고 
그 행거 아래에 봉있는 거 아시죠? 거기에다가 대고 5분 가까이 온 체중 실어서 졸랐어요.
90키로 되는 사람이 50키로도 안되는 여자, 그것도 자기 자식을 그런 식으로요. 
뒤에서 말리던 엄마도 놀라서 잡아당기고 저도 숨이 막히니까 걷어차고 밀어도 계속했구요.
 
어찌어찌 때내고 경찰이 오니까 멀쩡한 사람처럼 말하고 자기가 애들 키우면서 훈육하느라 그랬다.
난 애한테 손 한번도 댄 적이 없고 목 조른 적도 없다. 애가 철이 없다. 수고가 많으시다 하는 소리를 하는 걸 보고 기가 찼아요.
경찰서에서도 좋게좋게 넘어가라고 타이르고, 집안 사정도 그리 좋지 못해서 제가 고소를 해서 만약에 법정까지
가게 된다면 금전적으로 손해를 저희 가족이 감당할 수가 없어서 결국 훈방조치 받았어요.
그러면서 집에 와서는 내가 법 잘 알아서 니가 내 얼굴 할퀴었으니까 이걸로 너 감옥에 가둘 수 있는데 자식이니까 두는 거라고
법도 모르는 년이 나댄다고 비야냥거리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 하고...ㅋㅋㅋ
 
 
남들은 저렇게 평범하게 살고 그러는데 왜 저는 이렇게 부끄럽게 살고 있는걸까요...
남들한테 나 이렇게 힘들어요 하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 정망 답답하네요.
 
 
거기에 추가적으로 집안사정이 겹치니까... 육체적으로도 엉망이지만 제 정신도 같이 피폐해지는 것 같아요.
더 이상 살고싶지 않다란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그치만 전 겁쟁이라서 죽을 용기는 없고,
그냥.... 정말 죽지 못해서 산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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