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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인들이 급하게 결혼하게된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51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자
추천 : 18
조회수 : 1789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6/10/12 16: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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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징어입니다
가을하늘 공활한 요즘
작년 이맘때 생각이 나네요
지난해 가을, 소개팅을 전전할 무렵
엄마로부터 날짜하나와 전화번호를 받게 됩니다
톡으로 먼저 인사하고 간간이 대화를 했고
그를 처음 만난 날은 10월 중순이었지요
 
 
그는 차분한 인상의 회사원이었습니다
대화가 무르익자 문득 제가
"혹시 자주 방문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으세요?"
하고 넌지시 물었습니다. 우리모두 피하고싶은
커뮤니티 하나쯤은 있잖아요?
결론은 다들 아시다시피 그는 오유인이었지요
저도 마찬가지임을 밝혔고
오프라인으로 오유인을 본건 처음이어서
한참을 신기해했어요
 
 
그의 첫인상은 괜찮은 느낌으로 남았어요
나중에 저의 첫인상을 물어보았더니
제가 기차역에서 뵙자고 한 부분이 좋았답니다
저는 서울에 살았고 그는 먼 지방에 살고있었습니다.
제생각에는 당연히 기차가 빠르고 편하니
기차역에서 만나면 밥먹고 차마시고 바로
집에 갈수있겠다 싶어 기차역에서 뵙자 했었는데
이게 왠걸!!
그는 고속버스를 타고 왔던겁니다.
익숙하지도 않고 불편하게 터미널에서 기차역으로
이동하면서도 내심 배려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나봅니다.
나중에서야 저는 그걸 알고 뭘타고오는지
왜 안물어봤을까 아차싶었지만 어쨌든
좋은인상을 주었다니 잘 얻어걸렸습니다.
 
 
그는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급한 성격에 썸이 지속되는것이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11월 중순에 일이 있어서
본가에 방문해야했던 그는 뭔가 결심한듯
동선을 쪼개서 서울에 급히 올라왔습니다.
늦은밤 집에 돌아가기전 북적이는 맥주집에서
그가 조심스레 사귀자고 제안합니다
(두엌)
사실아까 한강갔을때 분위기잡고 하고싶었는데
그가 바람이 부는데 립밤을 깜박하고 놓고와서
급한김에 제 코랄색 립스틱을 빌려 발랐고
저는 그얼굴을 보고 자꾸 웃음이 터져서
분위기가 안잡혀서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저는 없는시간 쪼개어 올라온 정성도 있고 하여
못이기는척(중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버지의 퇴직문제로 엄마가 결혼이야기를 먼저
꺼내셨어요. 만난지 불과 한달만에 결혼이라니
심경변화가 컸고 혼란스러운 기간도 있었지만
그와 함께해도 좋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후 결혼준비는 둘 사이에서 속전속결로
진행되었어요. 우리는 주말마다 쉬는 근무형태가
아니라서 만날일이 드물었고
결혼식은 3월에 식장 되는곳으로 잡고
준비할 다른것들도 번갯불에 콩굽듯이
해 나가야 했습니다. 그와중에 요트프로포즈며
고맙게도 할건 다 합디다.
 
 
한편 우리애가 언제 애인을 데려오나 하며 고대하던
양가 부모님들께 우리의 결혼식 날짜와 시간이
먼저 알려집니다. 장거리 커플이라 직접 정식으로
대면하고 방문하는 일들이 뒤로 자꾸 밀린 탓이지요
그럼에도 시부모님은 반갑게 맞아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저희집이야 엄마가 미리 작업해놓은 것이 있었는지
환영이었고요
아버지는 지금도 회사 잘 다니십니다. 아마 사위를
빨리 보고싶었던 엄마의 빅픽쳐가 아니었나 싶군요
그녀는 겉모습과는 달리 본래 야심으로 가득차고
무서운 면이 있는 여인입니다.
 
 
연애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 매우 아쉬워 대신 신혼을
맘껏 누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던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떤 녀석이(두둥) 결혼 3개월만에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엄마가 저희 남편에게 "자네는 1년에 한명씩 식구가 느네 그려"
하셨어요
사실 결혼에 이르기까지 신랑을 직접 만나서 데이트한
횟수는 열번 남짓입니다. 그래도 대화를 많이 주고받으며
교감했다고 느꼈기에 크게 문제될것 없었지만
저는 운이 좋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연애 후 결혼하신 분들중에 부작용을 겪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모두들 행복해지는 연애를 하셨으면 합니다
 
 모두 잘삽시다
 
출처 그녀의 빅픽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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